
시프트업은 텐센트와 전략적 파트너 관계일뿐 경영권 침해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올해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를 확대하는 등 김형태 대표 영향력을 높였다. 사외이사진도 법률 전문가를 중용하며 리스크 관리·위기 대응 전략을 강화한 모습이다.
지난해 증시에 입성한 시프트업은 올해 3월 첫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를 기존 7인에서 8인으로 확대했다. 사내이사는 김형태 대표가 재선임됐고, 조인상 최고인사책임자(CHRO) 겸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MO)가 신규 선임됐다. 기존 민경립 시프트업 CSO, 안재우 시프트업 CFO와 함께 전원 C레벨 임원으로 채워지면서 김형태 대표 영향력이 더 강해졌다는 평가다.
신규 선임된 조인상 CHRO는 넥슨, 넷마블 등에서 인사와 리스크 관리를 담당해 온 인물이다. 시프트업 측은 상장 초기인 만큼 경영과 내부 조직 안정화를 위해 조인상 CHRO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는 설명이다.
사외이사는 기존 유창석 경희대학교 문화엔터테인먼트학과 부교수, 이예나 법무법인 율촌 파트너 변호사, 강상현 회계법인 베율 파트너 회계사 등 3인 구성을 유지했다. 이 중 이예나, 강상현 이사는 기업 간 경영 분쟁, 리스크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기타비상무이사다. 시프트업 기타비상무이사는 2대 주주(지분 34.8%)인 에이스빌(텐센트 종속기업)이 지명한 샤오이마 텐센트홀딩스 수석 부사장이다. 에이스빌은 주주 간 계약에 따라 시프트업 이사 선임권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시프트업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텐센트는 에이스빌을 통해 2020년부터 시프트업 주주로 참여했다. 첫 투자 당시 약 20%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해 IPO에서 34.8%로 공개됐다. 이는 최대주주인 김형태 대표(지분 38.7%)와 약 4% 차이다. 김형태 대표 배우자 채지윤 씨(0.46%) 등 특수 관계인을 포함한 최대 주주 지분은 42.8%로 약 8%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텐센트는 시프트업의 중요한 사업 파트너다. 시프트업 대표작 ‘승리의 여신:니케(이하 니케)’ 서비스와 운영을 텐센트 퍼블리싱 자회사 ‘레벨 인피니트’가 담당한다. 최근 니케 중국 진출도 텐센트 협력으로 진행됐다.
시프트업과 텐센트 모두 중요한 사업 파트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근소한 지분 차이는 경영권 침해와 나아가 영향력 확대 가능성 우려를 낳고 있다. 텐센트는 시프트업뿐만 아니라 넷마블, 크래프톤 등 국내 중 대형 게임사에서도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며 국내 게임시장에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1위 게임사 넥슨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텐센트와 넥슨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게임업계에서는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시프트업도 IPO 당시 게임업계는 물론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텐센트 지배력과 경영권 침해 우려를 받은 바 있다. 이에 김형태 대표는 직접 IPO 간담회에서 “텐센트와는 오랜 전략적 관계”라며 “최대 주주 및 우호 지분을 합하면 2대 주주(텐센트)와 격차가 있다.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시프트업 관계자 “지분구조나 이사회 구성상 텐센트의 경영권 침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며 “샤오이마 기타비상무이사는 게임산업 글로벌 전문가로서 당사 글로벌 전략에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판단과 함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