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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콘솔’ 슬기로운 정부 지원 절실하다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1-13 00:00

▲ 김재훈 기자

▲ 김재훈 기자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정부가 올해 국산 콘솔 게임 발전을 위해 개발 지원 예산을 확대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정부 정책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든다. 개발 지원 규모 등 현실적 어려움을 해결하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취재 중에도 개발비 지원에 치중된 정책보다 현재 게임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글로벌 플랫폼과 협업 네트워크 구축, 인재 육성 등이 더욱 실질적인 지원일 수 있다는 의견도 들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5년 콘텐츠 분야 지원사업에 따르면 게임산업에 배정된 예산은 총 63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약 20억원 정도 증액됐다. 특히 정부는 올해 콘솔 게임 육성을 핵심 중점 사업 중 하나로 강조했다.

올해 콘솔 게임 예산은 155억원으로 책정됐다. 이 중 약 107억원을 투자해 최대 3년 동안 3단계에 걸친 콘솔 게임 개발 지원에 활용된다. 1년차 기획 단계, 2년차 개발 단계, 3년차 출시 단계에 맞춰 지원한다. 출시를 앞두고 게임 이용자 평가, QA(품질 보증) 등 후속 지원까지 나선다.

나머지 약 48억원은 글로벌 콘솔 플랫폼과 협력해 국내 유망 게임을 발굴하고 맞춤형 제작, 플랫폼 입점·홍보에 나서는 등 지원 체계 구축에 활용된다.

정부가 콘솔 게임 성장을 강조하는 것은 게임 수출 확대를 위한 핵심 분야이기 때문이다. 콘솔 게임이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8%로 모바일(약 44%)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하지만 글로벌 콘솔 게임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은 단 5% 수준에 그친다. 콘솔 게임이 서구권에서 호응도가 높은 만큼 국산 콘솔 게임 성과는 글로벌 시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다만 업계는 게임 개발에만 치중된 지원만으론 국산 콘솔 게임 성장과 글로벌 진출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고품질, 고사양이 특징인 콘솔 게임 개발비는 적게는 수백억원 수준부터 많게는 수천억원까지 이른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지원한다고 생색을 내긴 했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그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콘솔 관련 생태계 특성과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며 아시워하고 있다.

콘솔 게임은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닌텐도 등 글로벌 콘솔 기업들 플랫폼을 통해 유통된다. 따라서 콘솔 기업들은 산하 스튜디오에서 만든 독점작에 우선 집중하는 경향이 있고, 퍼블리싱 계약을 맺더라도 수수료 부담이 생긴다. 플랫폼 입점과 홍보, 나아가 수수료 인하 등 지원까지 더 폭넓은 지원이 필요하다.

여기에 모바일과 PC 온라인 게임을 중심으로 성장한 한국 게임 시장은 콘솔 개발 관련 인적 인프라와 기반 시설 등 생태계가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개발비를 지원해도 게임을 만들 전문 개발자가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해 글로벌 콘솔 시장에서 성과를 나타낸 넥슨 ‘퍼스트 디센던트’도 개발 초기 콘솔 관련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범준 퍼스트 디센던트 개발 PD는 간담회에서 “그동안 콘솔 게임을 개발한 경험이 없다 보니 내외부에서 관련 인력을 찾거나 개발 체계 등을 정의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고 회고했다.

게임업계에서 가장 고민이 많은 ‘접근성 개선’에 대한 지원 정책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모바일 게임과 PC 온라인 게임은 기기나 플랫폼 제약 없이 앱마켓이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다운로드해 즐길 수 있다.

반면 콘솔 게임은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닌텐도 등 콘솔 기업들 플랫폼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용자 입장에서 즐기고 싶은 콘솔 타이틀이 소니 브랜드에서 지원되는 게임이라면 소니 콘솔 기기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를 구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콘솔 게임 시장은 3개 회사가 플랫폼을 독점하는 형태로 타 플랫폼에도 입점하는 게임에 대해 적극적 협조를 구하기 힘들 것”이라며 “정부가 국산 콘솔 게임 입점 홍보를 지원한다고 밝혔지만, 실질적 효과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업계 목소리를 종합해 보면 글로벌 콘솔 기업들이 앞다퉈 손 내미는 국산 콘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아직 한국 게임업계는 세계적 콘솔 게임을 개발하기 위한 인적, 시스템 등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게임은 돈만 있다고 잘 만드는 것이 아니다. 게임을 만드는 인력과 시스템, 인프라 체계 등 안정적 개발 생태계가 기반이 돼야 적은 개발비로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 개발비 지원에 치중된 지원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산 콘솔 게임이 지속될 수 있도록 토대부터 다지는 지원이 절실하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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