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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제약바이오 실적, ‘이것’이 가른다

김나영 기자

steaming@fntimes.com

기사입력 : 2024-12-30 00:00

한국 ‘초고령사회’ 진입…업계엔 ‘기회이자 위기’
내년 제약바이오, 해외공략·연구개발 성과에 희비

▲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가 렉라자 미국 승인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가 렉라자 미국 승인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금융신문 김나영 기자] 새해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들은 해외진출과 연구개발(R&D) 성과에 따라 실적이 갈릴 전망이다. 최근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국내에선 의약품 수요 증가와 약가규제 리스크가 공존하나, 규모가 크고 수익성이 높은 해외시장은 여전히 기회의 땅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이달 23일 기준 1024만4550명으로 전체 등록 인구(5122만1286명)의 20%를 돌파했다. 이로써 한국은 2017년 8월 14%를 넘기면서 고령사회에 접어든 이후 약 7년 4개월 만에 초고령사회를 맞이하게 됐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이번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기회와 위기 요인을 동시에 맞았다. 의약품 수요는 증가하겠지만, 약가규제로 수익성에는 제한이 생길 수 있어서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긍정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최근 5년간 65세 이상 인구의 평균 진료비는 8.1%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주요 만성질환 진료 인원도 전년 대비 2.7% 올랐고, 진료비용은 6.3%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같은 추이는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내년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다만 산업의 우려를 키우는 건 제네릭을 중심으로 정부가 약가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단 점이다.

현재 건강보험 재정은 연간 11조 원 규모의 국고지원금을 제외하면 적자인데,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재정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건강보험 약품비 부담 완화를 위해 약가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실제 2020년 이후 시행 및 논의 중인 약가 인하 정책이 여럿 신설됐다. 생동성시험을 실행한 회사 하나당 3개의 위탁제약사까지만 등록이 가능하다는 '1+3 공동 생동', 동일성분으로 급여에 등재된 20개 이내의 제네릭의 경우 조건 미충족 시 약가를 인하하는 '약가 차등제', 2020년 7월 이전 급여등재된 제네릭의 경우 약가를 인하하는 '기등재 약가 재평가 제도' 등이다.

내년엔 주요 국가들을 참조, 약가를 인하하려는 '해외약가 참조제'도 도입될 예정이다. 규제 대상은 모든 급여의약품이다. 점차 강화되는 약가규제들은 제약사들을 하방 압박하는 요인이다. 특히 제네릭를 기반으로 하는 중소 제약사들의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년 제약바이오 회사들의 실적은 해외 진출과 이를 위한 R&D 성과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제약시장은 대부분 약가가 국내보다 높고 규모 또한 크다. 세계 1위 시장인 미국의 평균 약가는 국내의 약 3배에 이른다. 오리지널 의약품은 5배 이상 뛴다. 규모는 4000억 달러(약 575조 원)에 이른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 시장 규모는 미국은 물론, 중국과 일본, 유럽국가들에 뒤처진 12위에 그친다.

해외 진출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는 제약바이오사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2020년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를 미국 시장에 출시, 올 3분기 기준 3000억 원 이상의 누적 매출을 올렸다. 미국·유럽에서 승인을 다수 획득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수출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상위 바이오시밀러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판매 호조를 보이며 올 3분기 미국에서 약 2600억 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이외 녹십자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리글로', 유한양행의 면역질환 치료제 '렉라자' 등이 미국 시장 안착에 성공하면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김수민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과거엔 임상비용 부담과 높은 리스크로 해외 진출이 제한적이었으나,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 계열사들이 위험이 낮은 바이오시밀러로 해외에 직접 진출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외 진출 성공사례 증가, 미국 약가 인하 등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우호적 여건으로 해외 진출 시도가 증가할 전망"이라며 "해외 진출 및 R&D 성과는 실적 차별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융합 신산업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을 활용, '바이오-의료 융합' 신산업을 공략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확대할 수 있단 것. 대표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SK바이오사이언스와 씨젠 그리고 에스디바이오센서 등의 기업들이 AI 등을 활용해 단기간에 백신과 진단키트 개발에 성공하며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기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시장 공략 방식이 독점권 기반으로 시장을 선점한 다국적 기업의 '에버그리닝 전략'을 피하는 방식"이라며 "국내기업은 사실상 글로벌 기업을 따라가는 추격자인데,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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