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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통·일관성 잃은 부동산대책, 고통은 서민 몫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4-12-09 00:00

▲ 장호성 기자

▲ 장호성 기자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누군가 나에게 길을 물어봤을 때, 내가 왼쪽을 가리키며 “오른쪽으로 가세요”라고 말한다면 상대방의 반응이 어떨까. 별 이상한 사람 다 보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번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그렇다. 말로는 ‘서민을 위한 부동산 안정화’를 말하면서, 올해 초까지 온갖 정책대출을 풀어내며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을 다시 폭등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11월 말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7주 연속, 전세가격은 66주 연속 올랐다.

집값을 따라 정책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규모도 폭증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3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913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18조원 증가했다. 이는 2021년 3분기(35조원 증가) 이후 최대다.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가계대출 증가 속도에 뒤늦게 겁을 먹은 것인지는 몰라도, 정부는 뒤늦게 금융당국에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했다.

김병환닫기김병환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연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내로 관리한다는 목표 하에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이 이뤄지도록 스트레스 DSR 등 안정화를 위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 중 특히 정책 부동산대출이 가계대출 폭증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정부는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정책대출 규제 및 한도 축소 등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중심으로 ‘서민층의 주거 사다리를 끊는다’는 비판이 나오자 당국은 이를 유예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역시 반나절 만에 국토부를 통해 ‘결정된 바가 없다’는 해명이 나오면서 예비 수요자들의 원성에 직면했다.

신도시 이주와 관련해서도 정책 혼선이 빚어지며 잡음이 나왔다. 국토부는 올해 초 신도시마다 이주 단지 1곳을 조성하겠다고 했지만, 최근 별도의 단지 조성 없이 충분한 주택공급으로 해결하겠다며 말을 바꿔 수요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이 과정에서 LH와 성남시가 진실공방을 벌이며 부처와 지자체간 소통 부재가 심각하다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낸 바 있다.

공급대책은 또 어떤가. 지난달 정부는 12년 만에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해제하는 방식으로 서울과 수도권에서 5만 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5만 가구 공급책에 이어서 내년 상반기에 3만 가구 공급책을 추가로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이 발표 시점에서도 부처간 엇박자가 나오며 혼선을 빚었다.

대통령실 한 고위 관계자가 “가급적 연내에 (추가공급 대책을) 발표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국토부는 내년 상반기에 추가 공급이 이뤄지겠다고 해명했다.

결국 국토부는 설명자료를 내고 "대통령실 취지는 올해 안에 발표한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지정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진화에 나서야 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부동산’ 때문에 탄생할 수 있었던 이번 정부조차 부동산 대책을 뾰족하게 마련하기는커녕 오히려 부처 간 소통 부재로 인한 갈지자걸음만 노출하며 시장 불안만 심화시켰다는 점은 심히 개탄스럽다. 일관성도, 소통도 없는 어설픈 정책 추진은 국민들의 불안과 불편만 초래한다는 것을 정책당국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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