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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힘 빼는' 매일유업, '외식 다각화' 시너지 낼까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4-10-02 15:30

매일유업, 저출산 여파 상반기 매출 감소
매일우유 점유율 '4%'…사업 다각화 속도
커피·중식·양식·베이커리 등 외식 사업도
김선희 "우유만 파는 기업들 곧 무너져"

매일유업 사옥. /사진=매일유업

매일유업 사옥. /사진=매일유업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매일유업이 본업인 우유보다는 외식업에서 실속을 다지는 모습이다. 저출산 기조가 심화하면서 흰 우유 소비량도 덩달아 감소하고 있어서다. 이에 발효유나 가공유, 식물성 음료, 건강기능식품 등에 힘을 주는 한편, 외식업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키우면서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매일유업의 지주사 매일홀딩스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 1조75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1조659억 원)보다 소폭 오른 수치다. 반면 우유와 가공유, 분유 등을 생산하는 주력 계열사 매일유업은 같은 기간 매출이 8895억 원으로, 전년(8976억 원)과 비교해 역성장을 나타냈다. 본업인 우유 매출이 감소하는 데에도 전체 외형 성장은 유지하고 있어 주목된다.

매일홀딩스는 유가공 사업을 하는 매일유업과 외식사업을 하는 엠즈씨드, 유통 및 서비스업을 하는 엠즈푸드와 상하농원을 주요 자회사로 두고 있다. 엠즈씨드는 커피 브랜드 ‘폴 바셋’과 중식 브랜드 ‘크리스탈 제이드’, 양식 브랜드 ‘더 키친 일뽀르노’ 등 외식 업종을 운영 중이다. 엠즈푸드는 매일유업의 유제품, 음료베이스, 아이스크림 믹스 등을 거래처에 B2B(기업 간 거래)로 납품하는 회사다. 상하농원은 농촌 고령화 현상에 착안해 1차 농산물 생산과 2차 농산물 제조·가공, 3차 농산물 유통·판매 등을 융합한 매일유업의 농촌 테마파크다.

매일유업은 이처럼 외식업, 유통업을 필두로 사업 다각화에 나선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최저치를 찍었다. 우유 주력 소비층인 유소년 인구가 급감하면서 유업 시장도 갈수록 악화하는 단계다. 실제로 식품산업통계정보(FIS) 소매점 판매통계를 보면 최근 3년간 국내 우유 시장 규모는 2021년 2조351억 원에서 2022년 1조9690억 원, 2023년 1조9251억 원으로 3년 새 5.4% 빠졌다.
국내 우유 소매점 제조사, 브랜드 점유율 현황. /그래픽=식품산업통계정보(FIS)

국내 우유 소매점 제조사, 브랜드 점유율 현황. /그래픽=식품산업통계정보(FIS)

자연스레 매일유업도 우유 의존도를 점차 줄여나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기준 매일유업의 소매점 매출은 1999억 원으로, 점유율 10.39%를 기록했다. 서울우유, 빙그레, 남양유업에 이은 4위 주자다. 특히 1위인 서울우유(8461억 원)와는 매출 규모에서 4배나 차이가 난다. 매일유업의 대표 흰 우유 제품인 매일우유는 소매점 매출 865억 원으로, 브랜드 점유율 4.5%에 그쳤다.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PB(자사 브랜드) 우유에도 밀려난 6위다. 865억 매출액은 한 해 전 932억 원 대비 7.7%나 떨어진 액수다.

매일유업은 대신 가공유와 외식업에 힘을 줬다. 매일유업이 상반기 개발한 신제품만 보더라도 ‘앱솔루트 산양 분유’, ‘매일 바이오 프로틴 요거트’, ‘매일 바이오 ZERO’, ‘피크닉 제로’, ‘상하목장 하트바이트’, ‘허쉬 드링크 멸균 2종’, ‘데르뜨 by 매일우유 아이스 크림떡’, ‘얼려먹는 요구르트 엔요’ 등 10종이다. 대부분 발효유나 가공유, 분유에 집중됐다. 수출을 늘리면서 해외 공략에도 열을 올렸다. 매일유업은 지난 1981년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미국과 중국, 호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11개 국가에 진출했다. 조제분유와 커피, 건강기능식품, 이유식 등을 주로 수출한다. 매일유업의 올 상반기 수출액은 441억 원으로, 전년(329억 원) 대비 34.0% 뛰었다.

또 매일유업은 최근 서울 성수동 유명 빵집 ‘밀도’를 인수했다. 밀도는 일본 제과학교에서 유학 생활을 한 전익범 셰프가 지난 2015년 창업한 베이커리 브랜드다. 고급 밀가루를 쓰고, 당일 생산한 빵만 판매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전국 1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매일유업은 ‘밀도’ 인수를 통해 B2B,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매일유업이 본업인 우유와 다르게 외식업에 힘을 주는 이유는 그만큼 실적이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매일홀딩스 외식사업의 최근 3년간 매출 추이를 보면 2021년 1268억 원에서 2022년 1699억 원, 2023년 2023억 원으로 매해 2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폴 바셋의 경우 국내 매장이 145개에 달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매일유업은 향후 가정간편식(HMR) 시장으로도 진출, 사업 다각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이 지난 7월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강연을 하는 모습. /사진=대한상공회의소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이 지난 7월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강연을 하는 모습. /사진=대한상공회의소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은 지난 7월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포럼에서 “우유만 파는 중소기업은 2026년 이후 다 없어질 것”이라며 “저출산이 심각해지면서 우유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낙농가에서는 계속 우유를 공급하고 있다”고 유업계 현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매일유업은 저출산 시대에 맞춰 성인 영양식이나 메디컬 푸드, 아이스크림, 커피, 식빵, 체험형 목장 등 우유를 기반으로 한 부가가치 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해외에서도 저렴한 우유가 들어오기 시작하면 앞으로 1~2년 내 국내 유업계는 더 큰 위기에 부닥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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