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
1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4 공시대상기업 집단 지정’ 결과에서 동원그룹의 동일인은 김재철닫기김재철광고보고 기사보기 명예회장에서 차남 김남정 회장으로 변경됐다. 동원그룹은 창사 55년 만에 이처럼 동일인을 변경했다. 부친 김재철 명예회장에 이은 ‘오너 2세’ 김남정 회장의 경영을 공식화한 것이기도 하다.
동일인은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법인이나 자연인을 뜻한다. 기업집단 범위, 대기업 규제 적용 대상의 기준이 된다. 앞서 김재철 명예회장은 지난 2019년 동원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김남정 회장이 실질적으로 동원그룹 경영을 이끌어왔다. 지난달 초에는 공식적으로 회장직에 취임했다.
1973년생 김 회장은 김재철 명예회장 2남2녀 중 차남이다.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건대학 경영대학원(MBA)을 나왔다. 이후 1988년 동원산업 영업사원으로 입사했다. 동원F&B 마케팅전략팀장, 경영지원실장, 동원시스템즈 경영지원실장, 미국 스타키스트 최고운영책임자(COO),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 등 그룹 요직을 거쳤다.
김 회장은 참치 회사로 알려진 동원그룹을 식품, 소재, 물류 등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 했다. 부회장 취임 후 10년간 공격적 신사업 발굴, 인수합병(M&A) 10여 건 등을 추진해왔다.
대표적으로 2015년 축산 도매 온라인몰 ‘금천’을 인수해 동원그룹 축산물 유통을 시작했다. 지난 2017년에는 약 4200억원을 투입해 물류 기업 동부익스프레스를 손에 넣었다. 2021년에는 원통형 배터리 캔 제조사 엠케이씨(MKC)를 인수해 2차전지 패키징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지난 달에는 부산 신항에 국내 최초 자동화 항만인 ‘동원 글로벌 터미널 부산(DGT)’을 성공적으로 개장했다. 김 회장이 M&A 등 미래 사업을 위해 투입한 액수만 1조가 넘는다.
이처럼 김 회장의 대대적 투자로 동원그룹은 수산·식품·소재·물류 등 4대 밸류체인을 최근 완성했다.
실제로 동원그룹은 2013년 매출이 1조4438억원 정도였는데, 10년 만에 8조9486억원으로 6배 이상 성장했다. 자산총액 역시 10년 전 1조2780억원에서 지난해 7조7251억원으로 6배가량 뛰었다. 공정위 공시집단 지정은 자산총액 5조 이상 기업을 기준으로 한다. 김 회장의 과감한 투자 덕에 동원그룹은 덩치를 키워 대기업 집단에 들어갔다.
동원그룹은 현재 지주사 동원산업 산하에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동원로엑스 등 18개 자회사와 26개 손자회사를 두고 있다.
김 회장은 취임사에서 “지난 50년간 동원그룹을 이끌어온 김재철 명예회장 업적과 경영 철학을 계승하겠다”며 “과감한 투자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고객뿐 아니라 임직원과 관계사,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