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모레퍼시픽 해외 매출서 중국 비중 절반 아래로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1분기 매출은 9115억원으로, 전년(9137억원) 대비 0.2% 소폭 줄었다. 아모레퍼시픽은 그러나 1분기 영업이익이 727억원으로, 전년(644억원)보다 무려 12.9%나 올랐다. 국내 매출은 전년보다 2.1% 오른 5636억원을 기록했으나, 해외 매출에서는 2.4% 하락한 3368억원을 보였다. 전반적으로 중국에서의 사업 부진이 해외 매출을 갉은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국내 사업에서 설화수 등 럭셔리 뷰티 리뉴얼 효과로 크게 개선됐다.
구체적으로 아모레퍼시픽 이번 1분기 실적에서는 중국 매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 1분기 중국 매출은 1482억원으로, 전년(1836억원) 대비 19.3%나 급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주요 채널인 이니스프리, 라네즈 등 오프라인 매장의 재고 건전화로 매출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매출이 저점을 찍었던 것과 비교하면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의존도는 급격하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실제 아모레퍼시픽 해외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53.2%에서 올해 1분기 44.0%로 절반 밑으로 내려갔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고 이커머스로 전환하는 등 재고 축소 과정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라며 “설화수, 라네즈 라인을 리뉴얼 출시하는 등 브랜드의 신규 고객이나 객단가는 증가세를 보여 앞으로의 중국 사업 수익구조는 개선될 전망”이라고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화권에서 부진한 실적 개선을 서구권으로 만회하고 있다. 1분기 미국, 유럽 등 서구권 매출이 전년(742억원) 대비 41.7% 오른 1051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미국에서 팝업, MBS(멀티브랜드숍), 온라인몰 등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점이 주효했다. 1분기 미국에서 전년(628억원) 대비 39.8% 성장한 878억원을 벌어들였기 때문이다. 라네즈 같은 경우 로스앤젤레스(LA) 팝업 론칭을 했고, 이니스프리는 뷰티 전용 매장에 입점시켰다. 설화수는 온라인 직영몰을 키우면서 고객 접점을 넓혔다. 아모레퍼시픽은 유럽에서도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을 신규 K뷰티 개척지로 삼아 이니스프리, 라네즈 등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그 결과, 아모레퍼시픽 1분기 해외 매출에서 서구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21.5%에서 올해 31.2%로 크게 뛰었다. 중국만큼 미국, 유럽이 아모레퍼시픽 K뷰티를 견인하는 구조가 잡힌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뷰티 브랜드 헤라가 제니와 6년 연속 모델 재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헤라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로드숍 기반의 자회사 매출도 1분기 상반된 성적표를 받았다. 이니스프리는 해외 매장 철수 여파로 1분기 매출이 전년(667억원) 대비 9% 감소한 60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에뛰드는 이커머스 채널 입점으로 매출이 전년(283억원)보다 6% 증가한 299억원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주요 브랜드에서 2030세대에 인지도가 높은 모델을 기용하는 등 리브랜딩도 펼치고 있다. 헤라와 설화수는 블랭핑크 멤버 제니와 로제를, 미쟝센은 걸그룹 에스파를 엠버서더로 발탁한 바 있다. 이는 아모레퍼시픽의 새로운 경영 전략과도 맞닿는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