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현대캐피탈(대표이사 목진원)과 DGB캐피탈(대표이사 김병희)이 해외 사업에서 약진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으로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고,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됐지만, 기초가 튼튼한 탓인지 해외 사업은 나름 순항했다.
현대캐피탈의 2023년 글로벌 자산 총액은 14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며, DGB캐피탈의 지난해 말 해외법인 2곳의 대출자산 총액은 1264억원을 기록했다. 이들의 해외 사업이 성공적으로 나아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DGB캐피탈은 전략과 재무를 담당하는 전략기획본부장이 해외 사업을 총괄한다. 현재 이준호 전무가 해외 법인을 관리하고 있다. 이 전무는 1996년 연합캐피탈(현 두산캐피탈)에 입사해 심사팀장과 리스크관리팀장을 지냈다. 2015년 DGB캐피탈 여신관리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2020년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리스크관리본부장과 위험관리책임자를 겸하다가 올해 다시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다.
리스크의 경우 본사 리스크관리총괄(CRO)인 문석준 상무가 해외 법인 CRO에 대한 관리와 통제를 별도 담당한다.
앞서 작년 10월에는 현지 여신전문금융사인 파라미트라 멀티파이낸스(Paramitra Multifinance)를 인수했다. 올해는 인도네시아 재계 순위 4위인 시나르마스 그룹과 신한은행 인도네시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할 예정이다.
DGB캐피탈은 라오스 법인(DLLC)은 볼륨을 키우고 캄보디아 법인(CAM캐피탈)은 자산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이다. 세부적으로는 DLLC의 경우 전속(Captive)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소액금융업(MFI)을 영위하는 자회사를 설립해 신규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CAM캐피탈은 모기지론에 대한 부실채권(NPL)을 잘 관리해 자산건전성 방어에 집중한다. 또 지난해 출시한 대한민국 비전문 취업 비자인 E-9 대출 상품으로 수익성도 제고한다.
특히 현지 자동차 판매 방식과 소비자의 자동차금융 이용 패턴을 연구하고, 이에 맞는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HCCA를 들 수 있다. HCCA는 캐나다 현지 자동차 딜러에게 KPI(핵심 성과 지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딜러마다 효율적인 금융상품과 리스 프로그램 등 고객 옵션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작년 5월에는 미국 마케팅 정보 회사인 JD파워가 캐나다 현지 자동차 딜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DGB캐피탈은 신규법인 설립과 회사 인수에 맞는 상황별 여건을 고려해 진출 전략을 짰다. 라오스에 새롭게 법인을 세워야 했던 DLLC는 안정적인 정착을 목표로 삼았다. 특히 자동차 금융시장에 진입이 가능한지와 신용리스크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를 눈여겨봤다.
기존 회사를 인수하는 형식이었던 CAM캐피탈은 성장 여부를 중요시했다. 당시 ▲인수 대상 법인의 성장성 및 건전성 ▲보유 중인 NPL 채권의 업권 대비 수준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 가능성 ▲캐피탈의 해외투자 자본여력의 적정성 등을 심사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DLLC는 국내에서부터 라오스 내 현대·기아차 판매법인 KOLAO와의 전략적 제휴를 맺어, 안정적인 성장과 수익 창출력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신용리스크 문제는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현지에서 원금 회수가 용이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CAM캐피탈은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 지역에 한정해 모기지론을 취급하며 담보가치 적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에는 캄보디아에서 대한민국으로 가는 현지인을 위한 E-9 대출을 처음 선보이며, 상대적으로 짧은 대출 회수 기간에 따라 단기적 운용이 가능한 상품으로 수익성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