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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심전력’ 롯데카드 vs ‘다다익선’ BC카드 [세계로 한국금융 ④]

신혜주 기자

hjs0509@

기사입력 : 2024-02-13 00:00

관계사·현지 기업과 협동해 외형 확대하는 롯데
국내 결제망 사업 최강 BC, 7개국에 노하우 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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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심전력’ 롯데카드 vs ‘다다익선’ BC카드 [세계로 한국금융 ④]이미지 확대보기
대한민국의 금융이 해외로 퍼져나가고 있다. 해외 법인 설립은 물론 글로벌 금융사와의 협업 등을 발판 삼아 국내 금융의 노하우를 세계로 전파하고 있다.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한국금융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편집자 주>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자신만의 핵심 노하우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펼치는 두 카드사가 있다. 바로 롯데카드(대표이사 조좌진)와 BC카드(대표이사 최원석)다. 이 둘은 자신들이 탄생한 배경과 성장해 온 방식을 토대로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롯데카드는 과거 롯데그룹의 카드업 진출 전략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BC(비씨)카드는 40여년간 쌓아온 결제 인프라를 토대로 현지 직접 진출 외 사업 요령을 전수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롯데카드, 한 곳에 역량 집중
롯데카드는 롯데그룹이 동양카드를 인수하며 출범했다. 당시 동양카드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카드로부터 영업권을 인수해 41만명에 달하는 로열티 높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었다. 여기에 롯데백화점 카드 회원과 온라인몰인 롯데닷컴 회원을 점진적으로 흡수하며 카드업계 강자로 단숨에 떠올랐다.

롯데카드도 이와 마찬가지로 베트남 현지 소비자금융 회사인 ‘테크콤파이낸스’ 지분을 인수하며 해외 시장 진출의 첫발을 뗐다. 테크콤파이낸스는 롯데카드가 지분을 인수할 당시 부실자산 없는 우량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이후 9개월간의 영업 준비를 마치고 2018년 12월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을 출범시켰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기존에 영업하던 회사를 인수해 운영비만 들이는 형태가 아닌, 라이선스를 보유한 재무 건전성이 좋은 회사를 인수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형태로 시스템 투자부터 영업점 확충 등 모든 부분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에는 운영자금 확보와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롯데파이낸스베트남에 약 348억원을 증자하기도 했다.

롯데카드가 베트남을 첫 번째 해외 진출지로 선택한 것 역시 롯데그룹이 베트남을 한국과 일본에 이어 제3 거점국으로 여기는 점이 반영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베트남에는 롯데마트와 롯데호텔, 롯데면세점, 롯데물산, 롯데건설 등 롯데 계열사들이 사업을 펼치고 있다.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은 캐시론과 학원비·의료기기·자동차 할부금융 상품뿐만 아니라 베트남 현지 롯데 계열사와 연계해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는 신용카드 상품도 선보였다. ATM 현금 인출 기능이 있는 마이너스 통장 형태의 캐시카드 상품도 운용하고 있다.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이 금융과 유통의 연결을 시도한 것도 과거 롯데그룹의 전략과 맞닿는다. 당시 국내 최대 유통회사였던 롯데는 신용카드 사업에 진출하며 유통·외식·호텔 등 여러 계열사를 통해 소비 산업 분야에서 막강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신규 카드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롯데파이낸스베트남도 ‘베트남의 쿠팡’이라고 불리는 현지 대표 이커머스 기업 ‘티키(Tiki)’와 제휴해, 2022년 10월 후불결제(BNPL)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용카드 발급률이 낮고 현금과 선불카드 방식의 이월렛(전자지급)을 주로 이용하는 현지인들의 소비 행태를 분석해, 카드가 없어도 신용한도로 물품을 구매하고 나중에 대금을 지불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비씨카드, 최다 진출국 보유
비씨카드는 과거 은행의 카드 업무를 대행하기 위해 설립돼 카드발급과 이용 대금 정산, 명세서 발급 등 결제 대행 사업을 주력으로 삼으며 국내 대표 결제 인프라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이를 토대로 현재 해외 7개국에서 N2N(국가 간 결제망 제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비씨카드가 진출한 국가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대만, 몽골,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이다. 전체 진출 국가로는 국내 카드사 중 가장 많다.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키르기스스탄에 해외법인도 가지고 있지만, 자사의 결제 인프라와 기술력을 수출하는 것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장 먼저 접촉한 나라는 중국이다. 비씨카드는 2005년 중국에서 업계 최초로 한국 내 유니온페이(UnionPay) 브랜드 카드 결제에 대한 매입 업무를 주도했다. 각국 고객이 국내 전용 카드로 상대 국가에서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 사업인 ‘BC 유니온페이카드 해외 QR결제 서비스’도 공동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는 2014년부터 현지 최대 국책 은행인 만디리(Mandiri)은행과 현지 카드결제 인프라를 고도화하기 위해 ▲카드 결제 매입 시스템 구축 ▲카드 가맹점 인프라 확대 및 단말기 공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해왔다. 2022년 5월에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 중인 해외 디지털 결제 사업의 해외 파트너로 단독 선정됐다.

인도네시아 최대 결제 네트워크 사업자 알토(PT. ALTO Network), 대형 국영 전자결제대행(PG)사인 핀넷(PT. Finnet Indonesia)과 디지털 결제 국책사업 추진에 대한 핵심 계약도 체결했다. 현재 ▲QR결제 시스템 구축 ▲QR 가맹점 인프라 확대 ▲매입시스템 구축 ▲디지털 플랫폼 운영 노하우 전수 등에 동참하고 있다. 2022년 8월에는 인도네시아 결제 시장의 빠른 대응을 위해 현지 전문 IT 개발사 크래니움도 인수했다.

베트남에는 2018년 리엔비엣포스트은행과 결제 플랫폼 디지털화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처음 진출했다. 베트남 진출이 본격화된 건 2020년 와이어카드 베트남(Wirecard Vietnam)의 지분 100%를 인수하고 현지 카드 결제 시장에 직접 진출하면서부터다. 2022년 10월에는 현지 중앙은행 산하 결제중계사업자인 NAPAS(National Payment Corporation of Vietnam)와 ‘현금 없는 사회’를 위해 MOU를 맺었다.

최근에는 대만과 중앙아시아로 사업 무대를 넓히고 있다. 지난달 1월 31일 대만 은행 간 거래 중계 업무를 담당하는 FISC, 대만 은행연합회와 함께 현지에서 사용 중인 QR결제 수단인 TWQR(TaiWan QR)을 한국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했다.

중앙아시아에는 ‘디지털 금융 실크로드’를 구축하고 있다. 몽골에는 국가 통합 매입 시스템을 공동 설계 및 구축하고 있으며, 키르기스스탄에는 자회사인 부가통신사업자(van) 스마트로와 함께 카드 결제 프로세싱 전문 합작법인 BCCARD Kyrgyzstan(BCKG)을 설립했다. 우즈베키스탄에는 국영 결제중계망 사업자 NIPC와 ▲국가 간 결제망 구축 ▲결제망 활용 해외송금 서비스 ▲에코(ECO) 결제 시스템 개발을 같이하고 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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