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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CFO만 5년…주우정 장수 비결은 ‘자신감' [나는 CFO다]

곽호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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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11-20 00:00

솔직·결단력이 무기…과감한 주주가치 환원
남다른 애사심…직원시절 억대 자사주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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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CFO만 5년…주우정 장수 비결은 ‘자신감' [나는 CFO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이 남다른 애정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회사 글로벌 사업을 물밑 지원하고 있다.

주 부사장은 1964년생으로 서강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기아 슬로바키아법인 경영관리실장으로 있던 2008년 인사에서 임원(이사대우)으로 승진해 유럽법인 재무실장, 본사 재무관리실장을 맡았고, 지난 2014년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겨 상무를 달았다. 5년 뒤인 2019년 기아로 돌아온 그에게 전무 승진과 함께 CFO 자리가 주어졌다. 이어 지난해 발표된 2023년도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주 부사장이 복귀한 2019년 기아를 둘러 싼 경영환경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경쟁력 약화와 '세타2' 엔진 리콜 사태로 직전해 영업이익률이 2.1%까지 떨어졌다. 중국에서 한창 잘나가던 2010년대 초반 기아 영업이익률은 7%대를 유지했다.

이듬해에는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창궐하며 자동차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고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도 겪었다. 주 부사장은 "위기에 대비해 현금을 쌓되 미래투자는 아끼지 않는다"는 재무 기조 아래 위기 대응 프로그램을 하나씩 실행시켜 나갔다.

기아 CFO로 재직하고 있는 동안 회사 주가는 눈에 띄게 치솟았다. 2019년초 보통주 1주당 3만4850원이던 기아 주식은 2023년 11월 현재 8만원 선을 지키며 2.3배 가량 뛰었다. 디자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신차, 코로나 사태에서 증명한 공급망 관리 능력 등이 기업가치 상승을 이끈 주요인이지만 이를 뒷받침한 재무 관리 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주 부사장이 돈을 아끼지 않는 또 다른 영역은 배당이다.

기아는 2020년 새로운 배당정책을 발표했다. 기준을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총배당금 비율) 최소 20%에서 25%로 끌어올린 것이다.

최근 기아 순익이 급증하며 이 정책에 따라 배당도 덩달아 크게 올랐다. 2020년 1주당 1000원(배당성향 27%)이던 기아 배당은 2021년 3000원(배당성향 25.3%)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주당 3500원(배당성향 25.9%)을 집행됐다.

이와 함께 올초 향후 5년간 매년 5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해 이 가운데 50%를 소각하는 주주가치 극대화 정책도 발표했다.

올해도 최대실적 경신이 유력하자 추가적인 주주환원정책 시행 가능성도 내비쳤다. 주 부사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브랜드 파워 상승으로 인한 구조적 수익성 개선이 고무적이다"며 "기존 정책(배당성향, 자사주 소각)은 최소로 실행하고 여유가 있다면 추가 가능성을 내부검토해 답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주 부사장이 가진 회사에 대한 장기 성장 믿음은 확고해 보인다. 어느 회사 임원이 그렇지 않겠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그가 남다른 점이 있다.

주 부사장은 임원을 달기 직전인 2007년말 이미 기아 주식 1만3900주를 보유한 것으로 보고됐다. '책임경영'이라는 말이 지금처럼 익숙한 시절이 아니라 그런지 당시 CEO인 조남흥 사장과 CFO 안희봉 전무도 보유한 자사주가 없었다.

이듬해 이사대우로 승진한 주 부사장은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해 총 2만9300주를 보유했다.

당시 주가로 계산하면 약 6억원어치다. 2023년 9월말 주 부사장이 보유한 기아 주식은 2만3740주다. 2020년 이후 기아 주가 급등으로 19억원 가치가 있다.

그의 이런 자신감은 말투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회계 전문가인 CFO들은 일반적으로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경우 말을 아낀다. 예측이 불가능한 향후 전망에 대해 이야기할 땐 더욱 조심한다. 그런데 주 부사장은 다르다. 주저함이 없다.

그는 2019년 "골든 사이클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기아차 제값받기가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골든 사이클은 텔루라이드, 셀토스, 3세대 K5, K8 등 2019년 이후 나온 신차를 말한다.

실제 이들 차량이 판매 호조를 보이며 기아 실적을 끌어올렸다. 그런가하면 중국 반등에 대해선 "당장 어렵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최근에는 "전기차는 수익성보다 시장을 지키는 데 무게를 두겠다"고 말해 경영전략 변화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작년말부터 테슬라가 공격적 전기차 인하 정책을 시행했는데 기아도 이를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주 부사장은 "다른 브랜드처럼 마구잡이로 가격인하 하는 건 아니다"며 "기술력 발전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기 전까지 기아 브랜드 차별화를 지키는 선에서 일정 부분만 점유율을 가져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시장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드리워지고 있는 가운데 주 부사장이 다음 컨퍼런스콜에서 어떤 자신감과 솔직함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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