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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정일문, 전통과 혁신 조화 [금투업계 CEO열전 ③]

전한신

pocha@

기사입력 : 2023-11-13 00:00

30년 한 우물을 판 ‘정통 IB 강자’
소통 중심·디지털 일상화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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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전한신 기자] 금융시장이 고물가, 고금리, 경기 침체 우려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금융신문>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자본시장을 건전하게 발전시키고자 열심히 뛰는 주요 증권사, 자산운용사 CEO들의 개개인 특성에 걸맞은 대표 키워드를 3가지씩 뽑아 각각 조망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기업금융(IB) 시장의 ‘살아있는 역사’로 평가받는 정일문닫기정일문기사 모아보기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내년 3월 5번째 임기 만료를 앞두고 6연임 도전에 나선 가운데, 시장에서는 그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대표직을 맡은 정 대표는 IB 부문 역량을 바탕으로 회사를 높은 수준으로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는 ‘정통 IB 부문 강자’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고 지금도 디지털 전환을 통한 사업 영역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전통’ IB 부문 ‘정통’ 강자
정일문 대표는 NH투자증권의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 대표와 함께 정통 IB 강자로 꼽힌다. 정 대표는 진흥고등학교와 단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지난 1988년 동원증권의 전신인 한신증권에 공채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그는 2005년 동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합병된 뒤에도 한 곳에서 자리를 지켜 ‘의리맨’으로도 통한다.

특히, 30년이 넘는 재직기간 중 대부분을 ▲ECM(주식발행시장)부 상무 ▲IB 부문장 ▲IB 본부장 ▲기업금융본부장 겸 퇴직연금본부장 등으로 일하며 IB 역량을 쌓았다. 이후 2016년 개인고객그룹장을 역임할 때 해외 부동산 투자 부문에서 큰 성과를 냈고 2019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그의 탄탄한 IB 부문 역량은 취임 1년 차부터 드러났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IB 및 자산운용 부문을 중심으로 운영한 결과 전년(2018년)보다 42% 이상 늘어난 7000억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내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 뒤로도 한국투자증권의 순이익은 ▲2020년 7078억원 ▲2021년 1조4502억원 등 꾸준히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주요국의 금리 인상, 증시 부진 등으로 운용수익과 거래대금이 줄어들어 63% 쪼그라든 5357억원에 그쳤다. 당시 시장에서는 IB 부문 수익 개선을 위해 정 대표의 전문 분야인 기업공개(IPO) 시장에서의 활약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정 대표는 2004년 LG필립스 LCD(현 LG디스플레이) 한국과 미국 증권거래소 동시상장을 성사한 바 있으며 2007년 삼성카드, 2010년 삼성생명 등을 상장시킨 IPO 전문가다. 다만 지난해는 오아시스마켓, 골프존커머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등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하면서 쓴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올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9일 기준 올해 12건의 IPO를 주관했고 공모총액은 8597억8700만원이다. 이는 전년(5219억2000만원)보다 64.74% 늘어난 수치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액결제거래(CFD) 등의 충당금과 부동산 펀드 평가손실 1500억원 이상을 반영했지만,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소통 중심 ‘고객 우선 현장경영’ 경영원칙
정일문 대표는 2019년 취임하면서 가장 중요한 경영원칙으로 ‘고객 우선 현장경영’을 강조할 만큼 ‘소통’에 진심이다. 그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외 영업 현장을 찾아 달린 누적 거리가 300만km라고 직접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향후 100만km를 더 달려 400만km를 채워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의 ‘고객 우선 현장경영’은 ‘고객을 최우선으로 중시하고 모든 것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평소 지론에서 비롯됐다. 실제 정 대표는 영업 현장을 직접 뛰며 임직원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IB에 몸담던 시절 영업 현장을 누비며 수백만 킬로미터를 달린 정 대표는 ‘고객사가 어려울수록 더 친밀하게 다가가 세심한 부분을 챙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금껏 ‘고객 우선 현장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직원들과의 대면 스킨십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직원들의 자발적 봉사단체인 ‘참벗나눔 봉사단’의 활동에도 참여해 소통의 자리로 활용한다. 이밖에 소통경영의 일환으로 본사 강당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무빙데이’에 참석하거나 분기마다 최우수지점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한다. 그는 이야기를 듣는 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실제 임직원이 개선을 요구한 구내식당의 질을 높였으며 본사 대강당과 화장실, 체력단련실도 전면적으로 개보수했다.

또한 매년 채용설명회에도 참석해 한국투자증권 입사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정 대표는 한투증권에 대한 소개는 물론 희망 직무·부서별 갖춰야 하는 역량, 인재상 등을 직접 설명한다. 지난 9월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채용설명회에서 정 대표는 “채용설명회에 참석한 여러분(대학생·취업준비생)의 어깨에 대한민국의 자본시장이 달려있다”며 “한국투자증권은 그간 내수산업이던 한국 금융을 전 세계에 수출하는 회사로 탈바꿈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여러분의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래를 위한 ‘디지털 일상화’ 강조
정 대표는 ‘전통 IB 부문 강자’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는 취임 초기부터 디지털금융 경쟁력 제고 및 업무혁신 문화 정착을 주문했다. 매년 ‘디지털 일상화’도 강조하고 있다.

올해 초 정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전환은 한국투자증권의 생존과도 직결된 문제다”며 “미래를 위한 디지털 기반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말하며 새로운 기술력을 접목한 금융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언급한 채용설명회에서도 정 대표는 “한국투자증권은 덩치가 비슷한 증권사 중에서 디지털 인원이 가장 많다. 디지털 수단을 활용해 고객의 니즈와 데이터를 분석해 훨씬 나은 컨설팅 할 수있는 준비를 하기 위해서다”며 “디지털화 추진 이유는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올 초 신입사원 공채 직무 교육에 인공지능(AI)·데이터 실습 과정을 도입했다. 직원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해 회사 전체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인다는 목표 때문이다. 또한 증권업계의 새 먹거리로 떠오른 토큰증 권발행(STO) 사업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 3월 카카오·토스뱅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과 ‘한국투자 ST 프렌즈’를 결성했고 지난 9월 STO 발행·청산 등 모든 과정에서 필요한 인프라 구축도 완료했다.

한편,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정일문 대표는 현재 6연임에 도전중이다. 그동안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변화’보단 ‘내부 안정’을 강조했던 만큼 연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하지만, 최근 불공정거래·기술 탈취 의혹 등 부정적 이슈로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 대표가 부정적 이슈로 국감장에 출석했다는 리스크보다는 그동안 한국투자증권에서 쌓아온 실적이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언할 수는 없지만, 무난히 6연임에 성공할 것”고 언급했다.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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