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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 쉬운 금융] 진정한 소비자 보호의 시작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23-09-01 20:55

‘금융상품 약관 설명서’ 고객 눈높이 맞춘 쉬운 우리말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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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 쉬운 금융] 진정한 소비자 보호의 시작
[한국금융신문 김의석 기자] 금융권에서는 불완전판매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다는 기사를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불완전판매는 펀드를 비롯한 금융상품의 기본 구조, 자금 운용, 원금 손실 여부 등 주요 내용에 대해 판매자(금융회사) 쪽에서 고객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판매한 경우를 말한다. 특히 최근에는 증권사 '디스커버리 펀드', '라임펀드' 등이 화제에 오르고 있습니다.

불완전판매는 금융회사에서 소비자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게 골자지만 상품 설명서를 다 읽어보더라도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상품을 설명하는 용어들이 외래어나 외국어로 표현되어 있어 이해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고갈로 사적연금을 준비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지난 7월 12일부터 시행된 '디폴트옵션'으로 직장에 다니시는 분들은 회사에서 디폴트옵션과 관련된 안내문을 받으셨을 겁니다.

'디폴트옵션(Default option)'은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사전에 사업자가 제시한 운용 방법 중 하나를 택하도록 한 후, 만기가 도래한 시점에서 일정 기간 동안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개인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사전에 택한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퇴직연금은 노후자금으로 관리가 중요한 만큼 소비자는 운용 방법, 관련 정책을 이해해야 합니다. 정부에서도 제도가 시행되기 전 직장에 안내를 하도록 했습니다.

'디폴트옵션'이라는 단어를 봤을 때 바로 이해하기 힘드셨을 겁니다. 이 단어가 전달해야하는 뜻은 사전에 사업자가 제시한 퇴직연금 운용 방법이 적용된다는 점이지만 쉽지 않은 영어 단어로 표현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디폴트옵션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를 대상으로 달라지는 연금 제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해당 제도에 관해 ‘모른다’고 응답한 것이다. 제도를 적용받는 근로소득자조차 58.1%가 ‘모른다’고 답변했습니다.

우리말로 바꿨을 때 오히려 이해가 잘됩니다.'디폴트옵션' 쉬운 우리말은 ‘사전 지정 운용제도’입니다. 사전에 지정된 상품에 투자가 된다는 뜻이 디폴트옵션보다 쉽게 이해됩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은 주식투자를 할 때에도 소비자가 용어를 이해하는건 중요합니다. 최근 '투자자들의 패닉바잉(panic buying)에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다'라는 문구를 많이 보셨을 겁니다. 2차전지주 주가가 급등하면서 많은 경제신문이 이 단어를 다뤘습니다. 이 단어를 대신할 쉬운 우리말은 ‘공황구매’입니다. 공황구매는 가격 상승, 물량 소진 등에 대한 불안으로 가격에 관계없이 생필품이나 주식, 부동산 등을 사들이는 일을 뜻합니다.

패닉바잉대신 '투자자들의 공황구매에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다'라고 말을 바꾸면 소비자가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요인으로 주가가 떨어질 때, 투자자들이 보유 주식을 마구 파는 일을 일컫는 ‘패닉셀링’도 '공황매도'라는 쉬운 우리말이 있습니다.

보험은 설계사에게 가입할 수도 있지만 은행 창구에서도 가입이 가능합니다. 은행에서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을 흔히 '방카슈랑스'라고 합니다. 은행 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한다는 뜻이지만 실제로 뜻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화여대 국어문화원은 대학생 110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보험용어 이해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방카슈랑스, 유니버셜보험, CI보험 GI보험 등을 알지 못한다는 답변이 주를 이뤘습니다. 방카슈랑스를 대체할 우리말로 '은행 연계 보험'이 있습니다.

보험에 가입할 때 자주 말하는 '언더라이팅'도 '계약심사'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보험에 가입하려면 꼭 거쳐야하는 과정이지만 영어를 모르면 이해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계약 심사'라는 단어가 소비자 이해에 용이합니다.

금융권에서 불완전판매 사건사고가 많아지면서 소비자보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진정한 금융소비자 보호는 어려운 금융 용어부터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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