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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가 영입한 은석현, 적자 사업 10조로 키웠다

정은경 기자

ek7869@

기사입력 : 2023-07-24 00:00

LG전자 전장 사업 올 매출 10조 전망
TV 매출 곧 추월…2030 글로벌 톱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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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적자에 허덕이던 사업을 5년 만에 10조 사업으로 키운 이가 있다. 은석현(56) LG전자 VS사업본부장이다.

전장은 LG전자가 회사의 미래를 이끌 것으로 꼽은 사업 중 하나다. 2013년 LG전자는 자동차 부품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의 하나로 육성하고자 VC사업본부(현 VS사업본부)를 출범시켰다. LG CNS의 자회사 V-ENS를 인수하고, 인포테인먼트 부품사업을 하던 카(Car) 사업부, 전기자동차용 동력계 부품을 개발하던 EC 사업부를 하나씩 VC사업본부로 통합시켜 탄생한 조직이다.

올해 출범 10년 차를 맞은 VS사업본부는 매출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15년을 제외하곤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LG전자는 전장 사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오히려 2018년 구광모닫기구광모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LG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에는 전장 사업에 힘을 실었다.

2018년엔 차량용 조명 업체 ZKW를 약 1조44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LG그룹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 금액이었다. 같은 해 말에는 VC사업본부를 VS사업본부로 개편했다. 단순히 자동차 부품사업만 전개하는 것을 넘어 솔루션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함이었다.

구 회장은 외부 인재인 독일 보쉬 출신 은석현 부사장을 VS영업전략담당 전무로 영입했다. 은 부사장은 독일 보쉬 본사, 일본지사, 보쉬코리아에서 17년간 기술 영업마케팅 업무를 수행해 온 자동차 부품업계 전문가다. 순혈주의 기조가 강했던 LG였기에 당시 은 부사장 영입은 회사 안팎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구 회장이 은 부사장을 영입한 것은 전장 사업 영업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사업 특성상 품질과 안전을 중시하고, 공급 부품에 대한 높은 신뢰성이 바탕이 돼야 한다. 전장 사업에 뒤늦게 뛰어든 LG전자는 지난 5년간 기술 역량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에 힘써왔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 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독일 폭스바겐 산하 ‘이탈디자인 쥬지아로’와 협업한 콘셉트형 스마트카 ‘제아’ 제작,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개발 파트너십을 맺는 등 R&D 및 글로벌 협업을 이끌어냈다.

문제는 수익성이었다. R&D 역량은 강화했지만 수익성은 악화했다. 수주 확대를 통한 매출 증가에 초점을 둔 나머지 저가 수주 전략을 펼친 게 ‘독’이 됐다. 이에 이미 완성차 업체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해온 당시 보쉬코리아 영업총괄상무를 맡고 있던 은 부사장을 불러들였다.

은 부사장이 LG전자에 합류하고 약 4년 만인 2022년 VS사업본부는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VS사업본부 지난해 연매출은 8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1700억원이었다.

LG전자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구 회장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전장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LG전자 관계자는 “은 부사장이 손익 개선, 포트폴리오 고도화 등 전장 사업의 안정적 운영과 미래 준비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VS사업본부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시스템 3대 축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매출이 나오는 곳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분야다. 해당 사업은 차량용 통신 모듈인 ‘텔레매틱스’와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으로 나눌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는 글로벌 텔레매틱스 시장에서 점유율 23.3%로 1위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점유율 22.4%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AVN 시장에서도 2021년부터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향후 기대되는 사업은 ‘파워트레인’이다. 현재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로 전환하는 트렌드가 빨라지면서 전기차 파워트레인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은 부사장은 VS사업본부 성장 요인으로 65년간 가전 사업에서 쌓아온 기술 경험을 가진 뉴 플레이어였기에 가능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열린 LG전자 미래 비전 발표회에서 “기존 가전 사업 기반으로 했던 모바일, TV, 디스플레이·라디오 등 기본 사업역량을 어필했는데, 고객들이 이를 매력적으로 느낀 것 같다”며 “OEM도 뉴 플레이어에 대한 기대가 많았던 부분을 우리가 잘 캐치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VS사업본부는 올해 연매출 1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도 올해 LG전자 VS사업본부가 10조원 넘는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전장 사업 매출이 몇 년 뒤 LG전자 주력 사업 중 하나인 TV 사업 매출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18년 전체 매출 가운데 7.8%에 불과했던 전장 부문 매출 비중은 지난해 13.4%까지 확대됐다. 올 1분기에는 14.7%로 더 커졌다. 지난해 말 누적 수주잔고는 80조원이었는데, 내부에선 남아 있는 수주를 목표대로 진행한다면 연말 누적 수주잔고는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는 최근 미래 비전 발표회를 통해 VS사업본부를 오는 2030년 매출액을 2배 이상 키운 20조원 규모 글로벌 톱10 전장 회사로 진화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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