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크립토 윈터’ 넘어 ‘크립토 스프링’ 향해 달린다 [2023 빅4 거래소 봄맞이]

임지윤 기자

dlawldbs20@

기사입력 : 2023-03-27 00:00 최종수정 : 2023-03-27 05:29

‘투자자 보호’ 집중하며 신사업 계획
국내 1위 ‘업비트’는 해외 진출 노려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크립토 윈터’ 넘어 ‘크립토 스프링’ 향해 달린다 [2023 빅4 거래소 봄맞이]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지난해 전 세계 디지털 자산 시장은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가상 자산 업계 겨울)를 겪었다. 하루아침에 시가총액 60조원을 증발시킨 루나(LUNA)·테라USD(UST) 사태부터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였던 가상 자산 거래소 ‘FTX’(임시 대표 존 J. 레이 3세)의 파산까지… 찬 바람은 그칠 줄 몰랐다.

올해도 외부 상황만 놓고 보면 썩 좋지 않다. 얼마 전 대표적인 가상 자산 거래 은행으로 꼽히는 미국 실버게이트 은행(Silveragate Bank·대표 앨런 레인)이 유동성 위기로 청산을 발표했다. 그로 인해 크립토 윈터가 다시 거론된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국내 가상 자산 거래소들은 ‘크립토 스프링’(Crypto Spring·가상 자산 업계 봄)을 준비하고 있다. 비트코인 등 최근 가상 자산이 반등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 보호에 집중하는 동시에 대체 불가능 토큰(NFT·Non-Fungible Token) 플랫폼 확장 등 신사업 활로를 모색하면서 봄을 기다린다.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정부 핵심 공약이었던 신규 가상 자산 거래소 공개(IEO·Initial Exchange Offering) 제도 도입과 디지털 자산 기본법 제정 등에 관한 목소리도 키우는 중이다.

‘크립토 윈터’ 또 거론되지만
최근 금융당국은 지난해 하반기 가상 자산 시장이 실제로 ‘크립토 윈터’에 골머리를 앓았다는 실증 자료를 내놨다.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원장 박정훈)이 19일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가상 자산 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7~12월 일 평균 가상 자산 거래 규모는 3조원으로, 1년 전인 2021년 하반기(11조3000억원)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19조원으로, 전년(55조2000억원)보다 큰 폭 줄었다.

문제는 지금의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가상 자산 업계 겨울)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잠재적 투자 수요인 원화 예치금과 이용자 수마저 내림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원화 예치금의 경우, 3조6000억원이었는데 이는 상반기의 5조9000억원 대비 2조3000억원(-38%) 증발한 규모다. 거래 가능 이용자 역시 627만명으로, 상반기 이용자 690만명 대비 63만명(-9%) 사라졌다.

실버게이트 뱅크런(Bank run·대규모 인출) 사태도 악재로 꼽힌다. 가상 자산 전문 은행으로 성장한 실버게이트가 재정난을 겪다가 붕괴까지 치닫자 3100만원대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BTC·Bitcoin) 가격은 2900만원대까지 떨어졌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크립토 스프링’의 기운이 조금씩 불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대표 그레고리 W. 베커) 파산이나 크레디트스위스(CS·대표 울리히 코너) 위기 등 은행들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비트코인은 3700만원대까지 다시 올라섰다.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 폭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긍정적이다.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투자 자금 이동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이더리움(ETH·Ethereum) 2.0의 두 번째 주요 업그레이드인 ‘상하이 하드 포크(Hard Fork·새로운 체인 구축)’를 앞둔 점도 호재다.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상하이 하드 포크가 진행되면 이더리움이 지분 증명(PoS·Proof of Stake)으로 전환하기 위해 처음 도입한 비콘체인(beacon chain)에서 이더리움 출금을 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디파이(DeFi·탈 중앙화 금융 시스템) 시장 전체가 활성화할 가능성도 커진다.

미국 가상 자산 거래소 ‘비트맥스’(BitMEX)의 아서 헤이스(Arthur Hayes) 대표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Interview·면담)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오르면 알트코인(Altcoin·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가상 자산)이 오르고, 알트코인이 오르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다시 상승하는 계단식 랠리(Rally·강세 전환)가 연출될 것”이라 분석했다.

“IEO 도입·가상 자산 법 제정 필요”
가상 자산 업계는 ‘크립토 스프링’을 위해 IEO 도입과 디지털 자산 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혁신, 나아가 글로벌(Global·전 세계) 진출을 위해선 정부 지원이 필요하단 호소다.

이석우닫기이석우기사 모아보기 두나무 대표는 지난 16일 열린 ‘DCON 2023: 건전한 시장 조성을 위한 디지털 자산 컨퍼런스(Conference·대규모 회의)’에서 환영사를 통해 “그동안 깊게 논의되지 못했던 IEO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서 그는 “디지털 자산 산업을 국내 사회가 포용하고 이를 성장하기 위해 제도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European Union) 등 주요국이 디지털 자산 산업을 제도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발 빠르게 가져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관련 법 제정에 속도를 내야 한단 취지다.

업계 요구와 달리 현재 가상 자산 관련 법은 국회에서 3년째 계류 중이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당시 공약 중 하나였던 IEO 역시 관련 절차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IEO는 가상 자산 개발팀이 자체적 진행하던 가상 자산 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를 거래소에서 대행하는 개념이다.

법안 공백 속 업계는 자율 규제와 보수적 운영으로 겨울을 나고 있다. 작년 하반기 동안 자금세탁 방지(AML·Anti-Money Laundering) 업무 관련 인원을 상반기보다 32명 더 뽑았다. 같은 기간 거래업 종사자 수가 48명 늘어난 점을 비춰볼 때 67%가량을 투자자 보호 관련 인력으로 채운 것이다.

신규 거래 지원은 줄였다. 원화 마켓 신규 거래 지원은 상반기 116건 대비 84건(72%) 줄어든 32건에 불과했다. 국내에 원화 거래가 허용된 곳은 업비트, 빗썸(Bithumb·빗썸코리아 대표 이재원닫기이재원기사 모아보기), 코인원(Coinone·대표 차명훈), 코빗(Korbit·대표 오세진), 고팍스(GOPAX·스트리미 대표 레온 싱 풍) 등 다섯 군데다.

보수적 운영 속 봄을 위한 움직임은 서서히 가져가고 있다. 코인원은 최근 4050세대를 잡기 위해 거래소 서비스를 개선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상 자산 비 거래형 서비스 ‘코인원 플러스’ 내에 상품을 매달 1종 이상 출시하겠단 각오도 드러냈다. 상반기 중 9개 이상 상품군을 갖추는 게 목표다.

업비트는 해외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HYBE·대표 박지원)와 합작법인(JV·Joint Venture) ‘레벨스’(Levvels)를 미국 대중문화 중심지 ‘로스앤잴레스’(LA)에 설립한 데 이어 올해 초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괴물’이라 불리는 수비수 김민재(27) 소속팀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프로 축구팀 ‘SSC 나폴리’와 후원 파트너십(Partnership‧협력관계)을 체결했다.

이 밖에 빗썸은 이달 들어 NH농협은행(행장 이석용)과 실명 확인 입출금 서비스 제휴 계약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으며, 코빗은 자본시장법을 기반으로 ‘코빗 증권성 평가 지수’(KSRI·Korbit Securities Rating Index)도 고안하는 등 토큰 증권(ST·Security Token) 현안 대응에 나섰다. 고팍스는 세계 최대 가상 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대표 창펑 자오)와 손잡고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통화 긴축 기조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고, 지난해 가상 자산 시장이 투자자들로부터 크게 신뢰를 잃은 만큼 ‘크립토 스프링’이 빠르게 찾아오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당국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투자자 보호 방안을 구축하고, 거래 편의성을 높여 나간다면 지금의 위기도 언젠가 지나가리라고 본다”고 전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