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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도 못 내려놓는 층간·벽간소음 스트레스, ‘방음’을 부탁해!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23-01-09 00:00

삼성·포스코·롯데, 층간소음 해결위해 힘 모아
단지형 연립 등 독립주거공간 보장상품도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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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3사 연구원의 층간소음 완화 실험 현장. 사진제공 = 삼성물산

▲ 삼성물산,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3사 연구원의 층간소음 완화 실험 현장. 사진제공 = 삼성물산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쿵쿵쿵 뛰어다니는 소리, 큰 소리로 고함을 지르거나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 피아노나 트럼펫 등 악기를 부는 소리,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울어대는 소리, 드릴이나 망치 등으로 무언가 공사를 진행하는 소리, 소파나 의자 끌리는 소리, 심지어 문 닫는 소리나 그릇 내려놓는 소리까지, 오늘날 층간·벽간소음은 이웃 간의 크고 작은 다툼은 물론 소송까지 불사할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부동산플랫폼 직방과 호갱노노가 지난해 연말 실시한 ‘2022년 아파트 주요 키워드’ 1위는 층간소음을 비롯한 ‘벽간소음’이었다. 5위를 기록한 ‘발망치’ 역시 층간소음으로 인해 탄생한 신조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파트 입주민들이 가지는 대다수 불만이 층간·벽간소음에서 기인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주택의 대부분은 아파트를 포함한 ‘공동주택’으로, 사람들은 사실상 닭장의 닭들처럼 벽 한 장, 바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살아가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은 국토에 비해 인구 밀집률이 지나치게 높은 나라기 때문에 이 같은 공동주택 문화가 크게 발달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한 층간·벽간소음 문제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 머릿속에 사는 딱따구리처럼 끔찍한 층간소음 문제, 국내 건설사와 정부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을까. 각 건설사들의 주거상품 개발 노력을 통해 알아보자.

삼성·롯데·포스코, 층간소음 위해 힘 모았다…기술협의체 구성해 공동연구 착수
지난해 8월, 국내를 대표하는 1군 대형 건설사 세 곳이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손을 잡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포스코건설·롯데건설이 그 주인공이다.

3사는 ‘층간소음 저감기술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회문제인 층간소음 해결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3사는 우선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축적해온 층간소음 저감 기술과 데이터 등 핵심 역량을 상호간 공유했으며, 층간소음 기술협의체를 구성해 각 사간 강점을 한데 모아 층간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집중해 나가고 있다.

3사는 올해 말까지 층간소음을 크게 줄이면서도 경제성까지 확보한 최적의 층간소음 저감 솔루션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개발된 기술과 공법 검증을 위해 연구시설과 장비 등 각 사가 보유한 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현장 적용성을 높이기 위해 주택 현장을 공동으로 활용해 나간다는 계획도 밝혔다.

삼성물산은 국내 최초로 층간소음연구소를 신설하고 지난해 5월 국내 최대 규모의 층간소음 전용 연구시설인 ‘래미안 고요안(安) 랩(LAB)’을 개관, 층간소음 차단 성능 1등급 인증 등 층간소음 해결을 위한 투자와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고요안 랩은 연면적 2380㎡,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층간소음 전문 연구시설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연구시설 외에도 층간소음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층간소음 해결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 역할도 수행한다.

실제 체험존에서는 윗층에서 일상적인 생활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층간소음을 아래층에서 직접 들으면서 느껴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층간소음을 등급별로 체험하고 적용 기술에 따라 소음의 정도가 달라지는 차이를 실제로 확인해 볼 수 있다.

포스코건설은 층간소음 TFT를 조직하고 하이브리드 강성보강 바닥시스템(안울림, Anwoolim)을 개발해 기존과 동일한 210mm 슬래브에서 중량 2등급, 경량 1등급으로 성능 검증을 마쳤으며, 올 하반기 국토교통부 바닥구조 인정을 통해 설계에 적용할 계획이다.

롯데건설 역시 마찬가지로 층간소음 전담TFT를 통해 신소재 완충재 개발, 소음 저감 천장 시스템 개발 등 층간소음 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구조형식과 슬래브 두께를 적용한 주거성능실증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DL·GS·대우까지, ‘바닥’ 강화에서 답을 찾다…활발한 현장 적용 노력
다른 건설사들도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DL이앤씨가 지난해 선보인 ‘디사일런트 2(D-Silent 2) 바닥구조’는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는 최고수준인 1등급 성능을 확보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경기도 화성시에 건설중인 e편한세상 현장에 이 바닥구조를 시공하고 성능 검증에 돌입했다. 국가공인시험기관(KOLAS)에서 시험 측정을 진행했으며, ‘중량 충격음 저감 1등급’의 성능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여기에 일정 수준 이상의 층간소음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해당 세대 입주민에게 월패드와 모바일 기기로 알려주는 층간소음 알리미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입주민 스스로 층간소음을 저감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같은 해 현대건설 역시 ‘H 사일런트홈 시스템’을 개발해 국토교통부 지정 인정기관인 LH품질시험인정센터가 실시하는 바닥충격음 성능등급 평가에서 경량·중량충격음 양 부문 1등급 인정서를 취득했다.

현대건설은 고밀도 특화 몰탈과 특수소재를 활용한 고성능 완충재를 적용한 시공법을 활용해 ‘뜬 바닥 구조’ 성능을 극대화시켜, 바닥에 충격이 가해졌을 때 발생하는 진동에너지와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국내 최초로 경량 및 중량 1등급 인정을 모두 획득했다.

고성능 완충재는 소음 저감과 충격 흡수에 뛰어난 PET(폴리에스테르)와 PU(폴리우레탄) 등 특수 소재를 사용해 사람이 걷거나 뛸 때 저주파 진동으로 전달되는 중량 충격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건설은 인정서를 획득한 바닥시스템의 시공방법을 표준화하고, 시범현장 적용 및 장기적인 품질 확보 방안을 마련해 2023년 중으로 상용화 준비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GS건설은 국내 최대 건축주택연구소인 용인기술연구소 내 친환경건축연구팀을 꾸려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바닥구조 고도화를 통해 층간소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GS건설은 국내 최초로 ‘5중 바닥 구조’를 개발, 층간소음 저감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대규모 현장시공이 가능한 품질 시공성까지 확보했다.

이와 함께 GS건설은 층간소음의 핵심인 충격 진동을 줄일 수 있는 ‘방진마운트 바닥구조’에 대한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이 기술은 일반적으로 기계실 바닥에 적용해 오던 방진마운트를 아파트 바닥에 적용해 층간 소음을 대폭 줄이는 기술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스마트 3중 바닥구조’를 개발, 리모델링 단지에서도 층간소음을 잡을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 주목을 받았다.

대우건설의 ‘스마트 3중 바닥구조’는 ▲1st Layer-내력강화 콘크리트 ▲2nd Layer-고탄성 완충재 ▲3rd Layer-강화 모르타르로 구성된다.

기존 아파트 바닥구조 보다 재료의 두께가 두꺼워지고 성능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슬래브의 두께 증가 없이도 층간소음을 효과적으로 잡을 수 있어 시공 용이성도 확보됐으며, 공기 단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대우건설의 설명이다.

과거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대부분 슬래브 두께가 150mm 미만으로 리모델링에 적용할 수 있는 적합한 바닥구조가 전무한 상황이었는데, 대우건설은 업계 최초로 슬래브 두께 120mm의 실제 현장에서 바닥충격음 차단구조 성능인정서를 취득했다.

▲ GS건설의 층간소음 저감을 위한 5중 바닥구조 단면 비교. 사진제공 = GS건설

▲ GS건설의 층간소음 저감을 위한 5중 바닥구조 단면 비교. 사진제공 = GS건설

층간소음 취약한 ‘벽식’ 대신 ‘기둥식’, 독립형 주거단지도 대안으로 부상
2000년대 이전 구식 아파트의 경우 층간소음에 취약한 벽식 구조(기둥과 들보 등 골조 없이 벽과 마루로 구성한 건물)로 지어져 특히 문제가 되고 있다.

급격한 경제성장기에 빠르게 아파트를 지어야 했기에 비용과 시간이 최소한으로 드는 벽식 구조 아파트가 늘어났지만, 세계적인 추세로 봐도 주거용 아파트에 벽식 구조를 채택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

다행히 2010년대 이후로는 무량판 구조(기둥+바닥)를 채택해 이를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지만, 이미 지어진 아파트들을 개보수하는 것은 비용과 시간이 더욱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기둥식 구조는 벽식 구조와는 다르게 수평구조(슬래브·Slab)의 진동이 보와 기둥으로 분산된다. 기둥 없이 벽이 위층 슬래브의 무게를 지탱하는 벽식 구조와 다르게, 기둥식 구조는 위층 또는 아래층인 층간소음이 벽을 타고 전달되지 않아 소음이 적은 편이다.

센트럴건설이 연희동에 건립 중인 하이엔드 고급 타운하우스 ‘엘그라체 연희’는 기초 슬래브 두께 800mm, 각 층 슬래브 두께 210mm의 기둥식 구조를 채택해 층간소음 문제를 완화하고자 했다. 층과 층 사이에 무게를 떠받치는 보가 완충 역할을 하기 때문에 층간 소음에도 강하다.

권성욱 센트럴건설 대표는 “벽식 구조보다 공사비가 비싸지만 아무리 고급 자재로 시공한다 해도 결국 층간 소음이 있으면 진정한 명품 공간이 아니”라며 “센트럴건설의 고급 주택 브랜드 엘그라체는 입주민의 쾌적한 주거환경과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최상의 컨디션의 공간으로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안은 ‘독립형 주거단지’다. 독립형 주거단지는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장점을 결합한 주거상품이다.

일반적으로 ‘단지형 연립주택’ 또는 ‘블록형 단독주택’, ‘타운하우스’ 등으로 불린다. 이들은 아파트에 다르게 독립적인 공간이 보장돼 층간소음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테라스나 다락 등의 특화설계가 적용돼 개방적이면서도 쾌적한 주거생활을 누릴 수 있다.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부터 소음기준 강화까지, 정부 차원 노력도 꾸준
정부 차원의 노력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아파트가 건설된 후 사용허가를 받기 전 층간소음 차단 성능을 확인하는 ‘층간소음 사후 확인제’를 도입했다.

현행 체제에서는 완충재 자체의 소음차단 성능을 평가하는 사전 인정 방식을 쓰고 있어 정확한 성능 확인에 한계가 있으나 앞으로는 아파트가 완공되고 나서 실제로 어느 정도로 바닥충격음을 막을 수 있는지 직접 측정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2005년부터 실험실에서 바닥자재의 충격음 차단 성능을 평가해 기준을 넘긴 제품만 사용하게 하는 사전 인정제도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공동주택은 구조와 면적, 바닥 두께 등 바닥충격음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 많아 단순히 바닥자재의 성능만 평가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국토부는 2022년 7월부터 건설되는 3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사용승인 전 단지별로 샘플 가구를 뽑아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을 측정하도록 의무화했다. 지자체 성능 확인 결과 권고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지자체가 보완 시공 등 개선권고를 할 수 있다.

여기에 8월에는 공동주택 층간소음 기준을 강화하는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 및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내놨다.

이를 통해 현재 주간 43데시벨(dB)과 야간 38dB인 층간소음 인정 기준을 주간 39dB, 야간 34dB로 기존보다 4dB 낮춘 층간소음 기준이 적용되는 것이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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