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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진 예금·대출금리 차이…은행 ‘이자장사’ 볼 때 이점 주의하세요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9-21 17:14

정책서민금융 제외 예대금리차, 농협·KB·우리·신한·하나은행 순
중금리대출 착시 효과는 그대로…은행권 ‘줄 세우기’ 불만 여전

더 커진 예금·대출금리 차이…은행 ‘이자장사’ 볼 때 이점 주의하세요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가 전달보다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파른 대출금리 인상 속도를 예금금리가 따라가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다.

가계대출 금리가 낮아도 예금금리에 따라 예대금리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소비자는 꼼꼼한 비교가 필요하다. 중금리대출 취급 비중이 높은 은행은 예대금리차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21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8NH농협은행의 정책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 대출)을 뺀 가계 예대금리차(가계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1.73%포인트로 집계됐다. 71.40%포인트보다 0.33%포인트 확대된 수치다. 이 기간 농협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1.40%포인트에서 1.76%포인트로 벌어졌다. 가계 대출금리가 3.94%에서 4.21%로 오른 반면 저축성수신금리는 2.54%에서 2.45%로 내린 영향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금리 모두 타행 대비 최저 수준이며 개인예금 역시 특판을 운용하는 등 낮은 편이 아니다라며 다만 단기성 정부정책 자금을 취급하는 농협은행의 특수성에 따라 8월에 정부정책 자금을 포함한 6개월 미만 단기성 자금이 대거 유입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 예대금리차는 1.36%포인트에서 1.40%포인트로 올라 농협은행에 이어 가장 컸다. 가계 예대금리차는 1.38%포인트에서 1.43%포인트로 확대됐다. 국민은행의 가계 대출금리는 4.36%에서 4.42%로 뛰었지만 저축성수신금리는 2.98%에서 2.99%로 오르는 데 그쳤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서민 맞춤형 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을 적극 지원한 결과 8월에 타행 대비 2배 이상 규모로 취급했다새희망홀씨대출이 정책서민금융상품에는 포함되지 않아 대출금리가 다소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 예대금리차는 1.33%포인트에서 1.37%포인트로 커졌고, 가계 예대금리차는 1.40%포인트에서 1.57%포인트로 높아졌다. 가계 대출금리는 4.22%에서 4.65%, 저축성수신금리는 2.82%에서 3.08%로 각각 상승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 예대금리차가 1.46%포인트에서 1.36%포인트로 낮아졌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좁혀졌다. 7월 예대금리차가 5대 은행 중 가장 크게 나타나면서 적극적으로 대출금리를 내리고 예금금리는 높인 결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1.62%포인트에서 1.65%포인트로 확대됐다. 가계 대출금리는 4.57%에서 4.67%, 저축성수신금리는 2.95%에서 3.02%로 각각 올랐다.
하나은행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 예대금리차는 1.03%포인트에서 1.09%포인트로, 가계 예대금리차는 1.04%포인트에서 1.12%포인트로 올랐다. 가계 대출금리는 4.12%에서 4.33%, 저축성수신금리는 3.08%에서 3.21%로 뛰었다.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선 토스뱅크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 예대금리차가 4.76%포인트로 가장 컸다. 전월(5.60%포인트)과 비교하면 0.84%포인트 줄었다. 케이뱅크의 예대금리차는 2.46%에서 3.13%포인트로 올랐고, 카카오뱅크의 경우 2.25%포인트에서 1.86%포인트로 낮아졌다.

지방은행과 외국계은행을 포함한 19개 은행 전체를 보면 전북은행이 4.80%포인트로 가장 컸고 IBK기업은행이 0.96%포인트로 제일 작았다. 인터넷은행과 전북은행의 경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예대금리차가 크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은행 예대금리차는 평균 대출금리(해당 월에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 및 기업대출의 가중평균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해당 월에 신규 취급한 순수저축성예금 및 시장형 금융상품의 가중평균금리)를 뺀 값으로 산출된다. 예대금리차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은 산술적으로 대출·예금 금리 격차에 따른 마진이 많다는 뜻이다.

은행들의 예대금리차가 전달보다 더 크게 벌어진 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가파른 대출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올린 결과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상승과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졌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추며 조정에 나섰지만, 대출금리 평균을 낮추지는 못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하고 지난달 예대금리차 공시 이후 이자 장사비판을 피하기 위해 잇달아 수신금리를 인상했지만 대출금리 인상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예대금리차 비교공시는 지나친 이자 장사를 막기 위해 7월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금리가 높은 저소득·저신용 서민 대상 정책금융상품을 많이 취급할수록 예대금리차가 커지는 통계 착시·왜곡 현상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8월 통계부터는 정책금융상품을 제외한 예대금리차가 추가로 공시됐다.

정책서민금융 상품 중 하나인 햇살론15의 경우 은행에서 15.9% 금리로 취급되고 있다. 이는 일반 은행 평균 대출금리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햇살론을 많이 취급할수록 해당 은행의 평균 대출금리도 높아지게 되는 셈이다.

예대금리차 공시제도에 정책서민금융상품 제외 기준이 추가됐지만 은행권에서는 줄 세우기공시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예대금리차 산정에 중금리대출 금리가 반영돼 있는 만큼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불만이 나온다. 이번 공시에서 정책서민금융상품은 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대출Ⅱ 등 보증료를 은행이 분납 후취하는 상품으로 제한됐다.

·저신용자에 대한 중금리대출이 많거나,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대출이 늘면 예대금리차는 커진다. 정부 정책에 맞춰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릴수록 평균 대출금리가 높아져 '과도한 이자장사를 하는 은행'으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커진다는 게 은행권의 주장이다. 수신 측면에서도 저축성 예금 중 만기가 짧아 금리가 낮은 상품의 비중이 클수록 평균 저축성 수신금리는 떨어지고 예대금리차는 확대된다.

이 같은 현상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큰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두드러진다. 7월 기준 인터넷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3.46%,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인 1.37%를 크게 웃돌았다. 토스뱅크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5.6%포인트에 달해 인터넷은행 중 1위였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부응해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을 늘리는 점이 오히려 예대금리차를 키워 왜곡이 나타나는 등 부작용이 남아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본인에게 필요한 금융상품에 맞춰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를 따로 비교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서는 신용점수별로 각 은행의 대출금리를 공개하고 있다. 5대 은행에서 지난달 취급된 신용점수 851~900점의 신용대출 금리는 ▲하나은행 5.24% ▲우리은행 5.59% ▲국민은행 5.68% ▲신한은행 5.80% ▲농협은행 5.92% 등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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