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일 리포트에서 "현재 미국 증시를 괴롭히고 있는 변수는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칭링 정책 고수에 따른 물가 상승 부담, 이를 통제하기 위한 연준의 강력한 긴축 통화정책으로, 이로 인해 파생되는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연쇄적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며 "세 가지 변수는 5개월째 증시가 하락할 때마다 거론되던 변수였던 만큼, 5월 증시 하락을 유발하는 변수라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5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끝난 후 하루를 못가 S&P500, 나스닥, 다우 지수가 사흘간 각각 -7.3%, -10.7%, -5.4% 급락했다. 3대 지수 모두 지지선(직전 저점)을 이탈한 점은 단기적으로 미국 증시의 추가 조정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으로 풀이됐다.
연준 금리 인상으로 기술주 매도가 속도를 내면서 FOMC 이후 3거래일 간 미국 7대 빅테크(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아마존, 테슬라,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플랫폼,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1조 달러(약 1278조원) 이상 증발하기도 했다.
10일(현지시각) 기준 CNN의 공포&탐욕지수(22)는 극도의 공포심 구간(0~25)에 위치해 있어서, 한달전 중립 구간(46)이었던 데서 일주일 전부터 공포심 구간(32)에 들어섰다.
게다가 안전자산수요를 가늠하는 지난 20일간 채권 대비 주식 수익률 지수도 공포심 구간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5월 둘째 주 동안 미국 증시가 추가 하락을 보인다면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매물 출회로 해석해도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남중 연구원은 "5월 둘째 주 미국 증시의 하락이 멈추기 위해서는 투자심리가 개선될 터닝 포인트가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미국 4월 CPI(소비자물가지수)/근원CPI, 중국 증시 상승의 연속성 등 두 가지"라고 판단했다.
문 연구원은 "우선 11일 발표되는 미국의 4월 CPI/근원CPI의 전년동월대비 증가율이 중요한데, 현재 예상치는 각각 8.1%, 6.0%로 전월치(8.5%, 6.5%)를 하회할 경우, 4월부터 나타났던 물가 고점 통과(3월)에 대한 시그널에 대해 확신이 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문 연구원은 "두 번째는 중국 증시 상승이 최소 5월 12일까지 연속성을 갖는지 여부로, 10일 -1.6%까지 낙폭을 확대했던 중국 증시가 양전을 한 점은 중국의 칭링 정책이 가져오는 파급효과(공급망 병목, 물가 상승)에 쏠린 눈을, 당분간 기대감(경기부양책, 칭링정책 강도 완화)으로 둔갑해 시장 우려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연구원은 "5월 둘째 주는 기존 악재의 변곡점(9일 러시아 열병식, 11일 미국 4월 CPI)이 중첩돼 증시와의 불편한 동거는 불가피했다"며 "하지만 두 가지 터닝 포인트가 기대를 충족시켜 준다면, 패닉셀은 빠르게 일단락되며 미국 증시는 반등에 나설 것으로, 5월 둘째주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진국 증시 투자 전략에서 4월 미국 CPI가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11일 리포트에서 "대표적인 태풍의 핵은 환율, 통화정책, 지정학적 리스크, 국가간 갈등 등인데, 11일 미국 CPI 발표 이후에도 변동성이 높은 구간이 이어지는 경우에는 태풍의 눈을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보원 연구원은 "5월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수 있는 요인은 러시아 전승절이 지났다는 점, 중국 상해 확진자수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미국과 유럽이 전승절을 앞두고 러시아 제재를 강화해 국가간 갈등이 악화됐고, 중국 봉쇄에 따른 공급병목 문제가 심화됐기 때문으로, 저가 매수세 유입은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