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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면세한도 유지 생색내기 면세정책 거둬야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4-25 00:00

[기자수첩] 면세한도 유지 생색내기 면세정책 거둬야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정부는 지난달 개정 세법 시행규칙을 발표하며 기존 5000달러로 설정되어 있던 국내 면세점 구매한도를 폐지했다. 1979년 제도 도입 이후 43년 만이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면세업계를 지원하고 해외 소비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 구매한도를 없애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면세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라지만 정작 면세업계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소비자 구매심리에 큰 영향을 주는 면세한도는 유지되기 때문이다.

2022년 현재 한국의 해외여행자 면세한도는 600달러, 한화로 약 74만원 수준이다. 2014년 설정된 이후로 8년째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면세한도가 8년째 600달러에 머물러 있는 동안 많은 경제지표는 증가했다. 2014년 여행자 면세한도 상향 당시 94.196였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02.50으로 8년 사이 8.82% 증가했다. 1인당 국민소득(GNI)도 2014년 3094만원에서 지난해 4024만원으로 30% 급등했다. 그러나 면세한도는 8년째 인상률 ‘제로’다.

홍남기닫기홍남기기사 모아보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말 한 방송에 출연해 “전 세계적인 면세한도가 500∼600달러라 정부로서는 여러 형평상 600달러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국내 구매한도 600달러가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평균인 548달러와 유럽연합(EU) 평균인 491달러보다 높아 인상이 불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면세업계의 입장은 다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명품 등을 포함한 주요 제품을 생산하는 국가인 EU와 한국보다 국민소득이 낮은 국가가 포함되어 있는 OECD 등을 통틀어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우리나라 면세산업이 실질적으로 경쟁하고 있는 인근 국가와 비교해 적정치를 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면세한도는 5000위안, 한화로 86만원 수준이다. 특히 면세특구인 하이난성 면세한도는 10만 위안으로 한화 1710만원에 달한다. 일본은 20만엔(한화 약 205만원), 태국은 2만 바트(한화 약 71만원)다.

전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는 한국면세사업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면세점 매출은 15조 5051억원으로 2019년 24조8586억원 대비 38% 급감했다. 지난해 매출은 17조8000억원으로 2019년 매출의 72% 수준까지 회복했지만 건강한 성장은 아니다. 다이궁(중국 보따리상)이 매출 성장을 이끌었지만 매출의 대부분을 알선 수수료로 다시 가져갔기 때문이다.

그 사이 중국은 면세사업을 빠르게 성장시켰다. 영국 면세전문지 무디데이빗리포트에 따르면 중국 국영기업 CDFG는 지난 2020년 세계 면세점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2019년까지 세계 면세점 순위 1위부터 3위는 스위스와 한국 면세점이 차지했었다.

중국이 이처럼 빠르게 면세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파격적 지원이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민의 해외 소비를 국내로 흡수하기 위해 하이난이라는 면세특구를 지정해 적극적으로 육성했다.

같은 기간 국내 면세산업은 각종 규제와 한도에 얽매여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경쟁력을 키운 중국 면세시장의 영향에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활성화되더라도 한국 면세시장의 전망이 밝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허가산업인 면세사업은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장에 많은 제약이 생긴다”며 “세계 1위 산업인 국내 면세산업이 더 이상 뒤로 밀리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4년 면세한도 상향 조정 당시 정부는 국민소득 증가와 물가인상, 해외여행 확대 등을 상향 이유로 꼽았다.

과거 인상이 이뤄졌던 시기와 상황이 비슷하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면세한도가 상향됐던 2014년 언론보도에 따르면 해외면세한도를 올리자 국내 면세점의 매출이 1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면세한도가 상향됨에 따라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소비 진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전 세계 1위 산업을 외국에 뺏기고 난 후 뒤늦게 후회할 것인가. 현재 국내 면세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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