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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두고 또 언급된 ‘국책은행 지방이전’… 노조는 강력 반발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1-18 11:30 최종수정 : 2022-01-18 15:46

윤석열,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 약속
이재명,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공약
‘표심잡기용’ 아니냐는 지적 이어져
국책은행 노조 “정책금융 기능 약화 초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한국산업은행(회장 이동걸) 본사./사진=한국산업은행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한국산업은행(회장 이동걸) 본사./사진=한국산업은행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50일 정도 앞두고 이번에도 ‘국책은행 지방이전’이 공약으로 등장했다. 여야 대선 후보 모두 국책은행을 지방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들고 나온 것이다. 지역 균형 발전을 이유로 추진에 나섰지만, 금융산업 경쟁력을 감안하면 ‘표심잡기용’이 아니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더군다나 금융권 노동조합에서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민주적 대타협이 필요한 상황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15일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예비 타당성조사 면제를 공언하면서 한국산업은행(회장 이동걸닫기이동걸기사 모아보기)의 부산 이전을 약속했다. 윤 후보는 “부산이 세계 최고 해양 도시로, 첨단도시로 발돋움하려면 금융 자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역시 대통령에 당선되면 수도권 공공기관 200여 곳을 전부 지방으로 이전한다고 선언했다. 금융권에서는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행장 방문규닫기방문규기사 모아보기), IBK기업은행(은행장 윤종원닫기윤종원기사 모아보기) 등이 이전 대상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위원장 박홍배)은 지난 주말 부산에서 유세를 펼치며 산업은행 지방이전을 언급한 윤석열 후보를 향해 18일 규탄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재명 후보의 경우 국책은행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아 비판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여야 정치권을 향한 날선 목소리는 이어갔다.

노조는 “심도 있는 고민 없이 정치적 기반 확보만을 위한 공약 남발은 논리도 신뢰도 모두 잃을 뿐”이라며 “여야 정치권은 국책은행 지방이전이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잘못된 정책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국민 기만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주말 부산에서 유세를 펼치며 산업은행 지방이전을 언급한 윤석열 후보를 향한 비판을 세게 했다.

노조는 “산업은행은 중소‧중견기업에 저금리로 대출하고, 구조조정 중인 기업과 벤처기업 등에 매년 수십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하는데 이 과정에서 매년 조 단위 손실이 발생한다”며 “이러한 손실은 자본시장 업무와 해외 금융기관과의 거래, 계열 대기업 대출 등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대부분 충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손실은 지방에서 나고 이익은 서울에서 주로 일어나 산업은행이 서울과 수도권에서 잉여자금을 회수해 지방에 재분배함으로써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를 해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시키면 주 수익원으로부터 배제돼 지역 균형 발전 지원을 위한 자금을 포기해야 하고, 직원이 많지 않은 산업은행의 지방 이전의 지역 경제 기여 효과는 다른 지역 소재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이라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손실을 초래한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반대하는 이유를 하나 더 들었다. 동아시아 금융중심지 정책 포기와 직결된다는 것이다.

노조는 “국민연금의 전주 이전이 국민 노후를 책임지는 국민연금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마저 지방으로 이전한다면 각 기관 경쟁력 상실을 넘어 대한민국 금융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선거를 앞둔 정치권이 국책은행 지방이전 공약을 내건 것은 이미 여러 번 있었다. 지난 2020년 총선 당시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는 “총선이 끝나면 ‘공공기관 이전 시즌 2’를 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해당 공공기관은 국책은행 3곳을 포함해 120여 곳이었다. 이후 정부와 여당이 국가균형발전위원회(현 위원장 김사열)를 중심으로 국책은행 지방이전을 논의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국책은행이 반발했고, 결국 청와대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이전은 검토하지 않았다”며 수습에 나서 논란이 일단락됐다.

지난해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때는 야당이 해당 공약을 들고 나왔다.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부산을 ‘아시아 미래 금융도시’로 만들겠다”며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을 이전시켜 명실상부한 금융특구 모습을 갖추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번 선거철만 되면 언급되는 국책은행 지방이전 얘기에 실제로 국책은행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마음도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한 국책은행 직원은 “아이가 지금 초등학교를 입학했는데, 지방이전 얘기가 나올 때마다 강제로 아이를 전학 보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매번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지역 균형 발전이 공공기관만 지역으로 내려보낸다고 되는 것인지, 실제로 공공기관 노동자들과의 민주적 타협 과정은 거치고 있는지 여야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답답한 마음을 호소했다.

국책은행 지방이전은 정치권이 법 개정으로 추진 가능하다. 현행 ‘한국산업은행법’과 ‘중소기업은행법’, ‘한국수출입은행법’에 각각 명시된 ‘은행의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는 조항만 삭제하면 된다. 관련 법안은 이미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국책은행 이전 반대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정치권이 ‘표심잡기용’으로 국가의 중대한 정책을 이용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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