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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년 방문규, ‘선금융 후발주’ 수출금융 지원 혁신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1-10-25 00:00 최종수정 : 2021-10-25 08:02

수주 초기 단계부터 정책금융…중기 지원 지속
비대면 전환…여신 자동화·데이터 센터 구축

취임 2년 방문규, ‘선금융 후발주’ 수출금융 지원 혁신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취임 2주년을 맞은 방문규닫기방문규기사 모아보기 수출입은행장 국내 기업의 수출금융 지원이라는 본연의 역할 이행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선금융 후발주’를 앞세워 국내 기업의 수주를 뒷받침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방 행장은 이달 초 그리스 최대 해운사인 안젤리쿠시스그룹 아테네 본사에서 마리아 안젤리쿠시스 회장을 만나 금융 협약서에 서명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안젤리쿠시스가 향후 한국 조선사에 대규모 선박 발주 시 수은이 선주금융을 제공하게 된다.

이는 방 행장이 취임 직후부터 강조해온 ‘선금융 후발주’를 적용한 것이다. 국내 기업이 해외 발주처로부터 수주를 따낸 경우 금융 약정을 맺는 기존 관행과는 180% 다른 계약이다.

방 행장은 개별 해외 프로젝트에서 기업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을 버리고 발주처에 직접 금융을 공급하는 방식을 택했다. 해외 발주처를 먼저 찾아가 필요한 금융을 제공하는 대신 국내 기업과 수주 계약을 맺도록 조건을 다는 발상의 전환을 했다.

방 행장은 지난 2019년 11월 취임사를 통해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전세계적으로 프로젝트 발주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지원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수은은 이제 단순 금융제공자를 넘어서 가장 앞단에서 사업을 개발하고 금융을 주선하는 코디네이터이자 금융리더가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협약에는 3년간 안젤리쿠시스에서 발주하는 친환경 선박을 국내 조선사가 수주하면 수은이 금융을 제공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수은의 이번 금융지원은 국내 조선사의 수주 확대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그리스는 세계 최대 해운 강국으로, 유럽연합(EU) 전체 선박의 약 50%, 세계 선박의 약 20%를 소유하고 있다.

현재 국내 조선사 전체 수주 잔액(661억달러) 중 약 20%(129억달러)가 그리스 발주 물량일 만큼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다수의 그리스 선사가 다음달 카타르 국영석유공사(QP)의 LNG 운송 선사 입찰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 카타르 QP는 최대 100척(총 23조원)에 달하는 LNG선 발주를 순차적으로 개시할 예정이다.

방 행장이 ‘선금융 후발주’를 처음 접목한 사례는 지난 6월 아랍에미리트(UAE) 거대 국영기업인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와 맺은 계약이다. 방 행장은 지난 6월 첫 해외 출장지로 UAE를 택해 ADNOC와 50억달러 규모의 수출금융 계약을 체결했다.

수은이 주요 발주처 앞으로 금융 한도 및 지원 조건을 선제적으로 약정해 향후 우리 기업의 사업 수주 계약 등이 체결되면 신속하게 대출 등 지원에 나서는 내용이다. 이와 별도로 ADNOC가 연내 발주할 대형사업을 한국 기업이 수주할 경우 수은이 금융을 제공하기로 했다.

ADNOC의 올해 주요 발주 사업으로는 해상 원유생산시설 전력공급용 해저 송전망사업(총사업비 31억달러), 석유화학(폴리에틸렌) 생산시설 건설(60억달러) 등이 꼽힌다.

최근 해외 플랜트 시장은 ‘선금융 후발주’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어 우리 기업이 타국 기업보다 우월한 위치에서 수주 경쟁을 펼치려면 금융 조달 여부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수은은 향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카타르석유공사 등 국내 기업과 거래가 많은 중동의 주요 에너지 공기업과도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수출 6000억원 탈환을 위한 한국형 뉴딜 지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중소·중견 기업의 위기극복을 위한 정책금융 공급도 이어가고 있다.

방 행장은 올해 ▲수출 6000억달러 탈환 ▲디지털 혁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 확산을 3대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우선 수출의 획기적인 턴어라운드를 위해 한국형 뉴딜 지원과 전문역량 강화, 수출 중소중견기업 맞춤형 지원 등을 과제로 설정했다.

취임 2년 방문규, ‘선금융 후발주’ 수출금융 지원 혁신이미지 확대보기
수은은 올해부터 10년간 총 80조원의 자금을 뉴딜 지원에 투입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

1단계로 5년간 글로벌 기반 구축에 30조원을 지원하고 2단계인 성장 및 글로벌 선도에 50조원의 자금을 공급한다.

이 일환으로 수은은 지난해 10월 뉴딜 기업 우대 프로그램인 ‘K-뉴딜 글로벌 촉진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뉴딜 분야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최대 10%포인트의 대출한도 확대와 최대 1%포인트의 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또 ‘K-뉴딜 SME 크레딧라인’을 통해 뉴딜 분야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상품 통합 한도(1년)를 설정하고 개별사업 관련 금융 수요 발생 시 한도 내에서 부점장 전결로 신속하게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수은의 올해 한국형 뉴딜 지원 규모는 지난 9월 말 기준 8조4275억원으로 연간 목표(5조원)을 초과 달성했다. 그린뉴딜 5조8060억원, 디지털뉴딜 2조6215억원 규모다.

주요 지원 분야는 미래 모빌리티(2조763억원), 2차전지·ESS(1조7321억원), 태양광·풍력(5285억원), 5G·차세대반도체(5638억원), 수소에너지(4330억원) 등 글로벌 고성장이 예상되는 미래 먹거리 산업이다.

수은의 한국형 뉴딜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7%로 지난해 말 12%에 비해 6.7%포인트 상승했다.

수은은 올해 중소·중견기업 글로벌 수출경쟁력 강화에 29조원(여신의 약 40%)의 금융을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특히 수은은 코로나19 피해 중소·중견기업의 위기극복을 위해 올 9월까지 1354개 기업에 총 14조원을 지원했다.

디지털 혁신 차원에서는 ▲대고객 디지털 플랫폼 구축 ▲기업여신 자동심사시스템 도입 ▲데이터센터 신축을 추진 중이다.

수은은 해외 온렌딩 플랫폼과 기업금융 비대면 플랫폼을 구축하고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온렌딩 플랫폼은 이르면 이달 중 정식가동을 시작하고 기업금융 비대면 플랫폼은 오는 12월부터 시범가동을 거쳐 내년 3월 중 선보일 계획이다. 홈페이지 재구축은 12월까지 마칠 예정이다.

기업여신 자동심사 시스템 구축 작업은 현재 컨설팅 단계에 있다. 내년 초 시스템 개발에 도입해 4분기 중 시범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30년 이상 사용 가능한 안정성·효율성·확장성을 확보한 친환경 데이터 센터도 신축한다. 내년 2~3월 중 착공 후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설계 중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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