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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킥보드 사고 3년새 8배 이상 급증…개인전용보험은 '아직'

임유진 기자

ujin@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7-22 15:16

운전자보험에 특약 더해진 상품 2개
PM기업과 제휴 통한 단체보험 존재
데이터·제도·운전자의무 정비 미흡탓

성수역 인근 인도에 전동킥보드들이 주차돼 있다./사진=임유진기자

성수역 인근 인도에 전동킥보드들이 주차돼 있다./사진=임유진기자

[한국금융신문 임유진 기자] 전동킥보드 사고가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전동킥보드 이용자들은 아직 보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개인 이용자가 가입할 수 있는 전동킥보드 전용 보험 상품이 없고, 운전자 보험 특약을 통해 가입하기에 보장이 회사별로 제각각일 뿐만 아니라 제한적이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두 곳이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이동장치 사고 관련 보장을 제공하고 있지만 개인 전용 보험이 아닌 모두 운전자보험에 개인형이동장치 특약이 더해진 형태다.

개인형이동장치란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1인용 이동수단으로 전동 휠,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초소형 전기차 등이 이에 해당된다. 퍼스널 모빌리티, PM으로도 부른다.

현대해상은 지난 2017년 '뉴하이카운전자상해보험'을 통해 전동킥보드, 전동휠, 전동스쿠터 등의 사고로 인한 사망 및 후유장해, 상해진단금, 입원일당, 골절수술을 보장하는 특화 담보 6종을 신설했다. 개인형이동장치 사용 중 타인의 신체 또는 재물에 손해를 입힌 경우 부담하는 배상책임손해, 벌금 및 변호사선임비용도 보장한다. 타인의 개인형이동장치로 인한 상해사고도 보장한다. 다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기기에 시속 25km/h 미만의 속도제한 규정이 존재한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말 출시한 '참좋은오토바이운전자보험'에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 운전 사고를 보장하는 신규 담보 5종을 추가했다. 개인형 이동장치 운전 중 상해 담보를 탑재함으로써 보험의 보장영역 밖에서 위험에 노출돼 있는 개인형 이동장치 운전자들에게 필요한 보장 영역을 제공했다. 사망을 비롯해 장해지급률 80% 이상의 후유장해, 골절수술비, 부상치료비, 입원일당 등을 보장한다. 전동킥보드 이용자는 개인형 이동장치 전용 플랜을 통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KB손해보험은 개인형이동장치 관련 업체와 손잡고 상품을 출시했으나 이는 단체보험 형태다.

메리츠화재는 퍼스널 모빌리티 판매업체인 미니모터스와 손잡고 '스마트 전동보험'을 출시했다. 기기 구매자 중 보험 가입을 원하는 이들에게 보험을 판매했다. 이 상품은 속도제한 규정에 관계없이 보험 혜택을 제공하며 배상책임, 형사사고 관련 비용손해, 상해보장 등을 지원한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전동킥보드 공유사업자의 국내법인 라임코리아와 손잡고 라임코리아 전동킥보드 탑승자를 위해 '공유 킥보드 이용 중 탑승자의 과실로 발생할 수 있는 제3자 배상책임(대인,대물사고)', '탑승자의 상해사망사고 보장' 등의 보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8월 공유 전동킥보드 모바일 플랫폼 빔(Beam)의 운영업체인 '빔모빌리티코리아'와 업무 제휴를 맺고 이용자의 과실로 발생할 수 있는 대인사고와 본인 치료비를 보장하고 있다.

전동킥보드 관련 사고가 증가하면서 관련 전용 보험 상품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22일 삼성화재에 따르면, 삼성화재에 지난 2020년에 접수된 차-전동킥보드 사고 건수는 1447건으로 2017년 181건에서 무려 8배 이상 급증했다. 피해 금액도 2017년 8억 정도 수준에서 2020년도는 37억 정도로 우려할 수준까지 늘어났다. 2021년 1월에서 5월까지 접수된 사고 건수가 이미 800여건에 달하며 올해 사고 건수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동킥보드 사고가 늘어나자 금융감독원에서도 작년 10월 전동킥보드로 인한 상해 피해 시 본인 또는 가족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으로 보상이 가능하도록 자동차보험을 개정했다. 전동킥보드 운전자들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에 일단 가입된 자동차보험으로 보상을 받고, 보험사가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배상을 받도록 한 것이다.

'무보험차 상해보험'에 가입돼 있어야 보험 처리가 가능해서 보장이 충분하지 않은 실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전동킥보드는 일반적인 자전거와 달리 전기동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자전거 사고처럼 일상생활 배상책임보험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다.

킥보드 이용과 그에 따른 사고가 늘고 있지만 보험 상품 출시가 미미한 건 관련 상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데이터, 제도, 운전자 의무 등이 정비되지 않아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전동킥보드의 위험성이 인식되며 보험사 입장에서도 개인형이동장치 상품에 관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지만 아직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지 않아 개인 전용 보험 상품 개발 및 출시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전동킥보드 사고 과실 기준, 킥보드 운전자 의무 등 관련 개정도 최근에서야 마련됐다.

지난 5월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해 전동킥보드가 자전거가 아닌 ‘원동기장치자전거’(이륜차에 속함)로 간주하면서 범칙금, 과태료가 신설되거나 상향됐다.

전동킥보드는 만 16세 이상이면서 제2종 원동기 면허 이상을 소지한 경우에만 이용 가능해졌다. 운행 시 안전모를 착용해야 하고 2인 이상 탑승이 금지된다. 만약 어린이(만 13세 미만)가 전동킥보드를 운행하다 적발될 경우 어린이의 보호자에게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된다.

전동킥보드를 포함한 개인형이동장치의 이용 및 사고가 증가하면서 손해보험협회는 지난 6월 개인형이동장치 vs 자동차 교통사고 과실비율 '비정형 기준' 총 38개를 마련했다. 비정형 기준이란 현재 '과실비율 인정기준'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연구용역 및 교통·법률·보험 전문가의 의견수렴을 통해 정립·활용 중인 과실비율을 뜻한다.

비정형 기준들은 과실 비율 분쟁 및 소송을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전동킥보드가 빨간 불에 건너는 등 교통 법규를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자동차와 사고가 날 경우 100% 과실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이 포함되며 전동킥보드 이용자에 대한 과실 책임이 무거워졌다.

개인형이동장치 이용에 대해서 의무보험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사고 경위 입증 등이 어려워 힘들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개인형이동장치 보험이 자동차보험처럼 의무화된다면 상품 출시가 활발해지겠지만, 의무화는 어려울 수 있다" 라며 "개인형이동장치에는 블랙박스도 없어서 사고 경위를 입증하기 힘들어 보험 사기로 악용될 수 있다는 문제 또한 있다"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부터 개인형이동장치업계, 보험업계와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개인형이동장치기업 단체보험부터 표준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올해 상반기 내로 표준안을 제정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으나 아직 개정되지 않았다.

전제호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최근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가 활성화됨에 따라 보조 교통수단으로서 이용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새로운 교통수단의 도입 초기에 올바른 전동킥보드 이용 문화 정착과 전동킥보드 이용자의 교통법규 준수와 안전운행 관리감독 강화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임유진 기자 uj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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