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선물 시장에서 3년 선물은 17틱 내린 110.72, 10년 선물은 43틱 하락한 125.20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의 한은 루머발 강세분을 되돌리며 약세 출발한 시장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단기물 금리가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장기물은 30년물 입찰을 무난히 소화했지만 추경 등의 수급 부담으로 약세를 피해가진 못했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 4,145계약을 순매도하고 10년 국채선물 482계약을 순매수했다.
코스콤 CHECK(3101)에 따르면 3년 지표인 국고20-8(23년12월)은 6.4bp 오른 1.228%, 10년 지표인 국고20-9(30년12월)은 4.2bp 상승한 2.179%에 매매됐다.
10-3년 스프레드가 2.4bp 축소된 95.1bp, 30-10년 스프레드는 2.2bp 좁혀진 11.3bp를 기록했다.
■ 단기물 연내 인상 반영...장기물 추경 부담
채권시장이 31일 전주말 한은 루머로 인한 강세분을 반납하며 약세 출발했다.
국채선물 시장에서 3년 선물이 6틱 내린 110.83, 10년 선물이 13틱 하락한 125.50으로 시작했다.
전주말 미국채 시장에서 10년물 수익률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월말 매수세가 유입되며 2bp 하락해 1.582%를 나타냈다.
이날 발표된 미국 4월 근원 PCE 물가지수가 전월비 0.7%, 전년비 3.1%를 기록했다.
전년대비로 예상치 2.9%를 넘어서며 1992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 시작전 통계청에서 발표한 광공업생산은 전월비 1.6% 감소를 기록하며 지난해 5월 이후 최대폭 감소를 나타냈다.
개장후 시장은 단기물 중심으로 약해지며 베어플랫 됐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 물가 지표 호조 및 금통위 해석 등을 프라이싱을 하면서 국고 30년물 입찰을 대기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의 매매와 헤지 물량 등도 주목됐다.
오전에 단기물 금리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상당부분 반영하면서 크게 올라 국고3년물 지표인 20-8호가 1.20%를 훌쩍 뛰어 넘었다. 한동안 지켜져 왔던 1.20%대가 뚫리며 국고 3년 레인지가 한단계를 레벨업됐다.
이날 기재부에서 실시한 국고채 30년물 입찰에서 9.026조원이 응찰해 3.5조원이 2.290%에 낙찰됐다.
시장 참여들은 예상수준에서 낙찰되면서 우려를 덜었지만 낙찰 결과 발표 후 30년 금리가 재차 오르고 있어 조심스레 지켜보는 모습이었다.
오후 들어서도 시장은 별다른 반등 없이 약세폭을 확대해 나갔다.
국고 3년 지표인 20-8호가 1.22%를 상회하고 10년물 지표인 20-9호가 2.20%를 1bp 앞둔 2.19%대까지 올라왔다.
단기물이 기준 금리 인상을 반영하면서 밀리는 가운데 장기물도 추경 등 수급 부담으로 약세국면이 지속되는 형국으로 풀이됐다. 여기에 여기에 외국인과 금융투자의 3년 선물 매도로 투자심리가 더욱 움츠러 드는 모양새였다.
다수의 참가자들은 국내시장에서 롱 재료와 매수주체의 부재,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으로 인한 투자심리 약화 등을 거론하며 지난 3월 패닉장과 비교하기도 했다.
또 한은의 단순매입을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지난 3월에도 단순매입 발표 이후 다음날 증권사에서 손절이 나온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장 막판으로 가면서 시장은 기술적인 반등을 시도하며 일정부분 약세를 되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하반기 경기회복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필요성을 공식화했다. 다만 구체적인 규모나 편성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한국은행에서 실시된 통안채 182일물 입찰에서 0.57조원이 응찰해 0.29조원이 0.550%에 낙찰됐다.
통안채 91일물 입찰에서 2.57조원이 응찰해 0.94조원이 0.430%에 낙찰됐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1.5년 구간이 기준 금리 2번 인상을 한번에 다 반영하는 모습이라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증권사의 다른 딜러는 "지난주부터 오늘까지 해서 연내 금리 인상을 급하게 반영했다"면서 "내일부터는 좀 지지부진하면서 횡보하는 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물 만기를 2주 앞두고 3년 선물 저평이 커서 분할로 매수하면서 차익거래를 들어갈 타이밍이 다가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연내 인상은 한발 앞으로 다가온 것 같고 아직 시장이 포기하진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증권사의 다른 중개인은 "시장 금리가 1~2회 정도의 금리 인상을 반영한 수준이나 월말을 맞아 적극적인 움직임이 자제되고, 정치권에서 재난 지원금 등 이슈도 계속 나오면서 심리가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10년 선물이 단순매입 기대감과 저가 매수 등으로 동시호가에 10틱이 상승했다"면서도 "내일 또 역풍을 맞으면서 매수 손절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사의 다른 채권운용역은 "시장이 한마디로 아수라장인 것 같다"면서 "앞으로 어찌될지도 가늠이 잘 안되고 분명한 것은 시장에 에너지가 고갈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강규석 기자 nomadk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