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2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6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6.00원 떨어진 1,129.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원은 개장과 동시에 1,130원선 하향 이탈을 시도했다.
지난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예상 일정보다 하루 앞당겨 부양법안에 서명하면서 자산시장 내 리스크온 분위기가 고조된 것이 달러/원 하락을 자극하는 양상이다.
여기에 미 고용지표 개선까지 더해지며 미 주식시장이 급등하고 달러가 약세를 보인 것도 달러/원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미국발 훈풍에 달러/원은 내리막을 타고 있지만, 외국인 주식 순매수를 동반한 코스피지수 강세 흐름과 달러/위안 환율 하락까지 겹치며 달러/원의 하락 모멘텀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 하락은 달러 약세에도 이유가 있지만, 중국 인민은행이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장 대비 0.19% 낮은(위안화 가치 절상) 6.4845위안으로 고시한 영향도 있다.
다만 미 행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일부 공급업체들을 상대로 공급 제한조치를 추가했다는 소식으로 상하이지수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어 달러/위안 환율의 하락폭이 제한될 가능성은 열어 놓고 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4807위안을 나타내고 있고, 달러인덱스는 변동 없이 91.42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천589억 원어치와 318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 역내외 롱처분 물량에 1,120원대 진입
서울환시 역내외 참가자들이 롱처분 물량을 내놓고 있다.
역내외 참가자들은 시장에 리스크온 분위기가 형성될 때도 롱처분에는 소극적이었으나, 연이틀 부양법안 이슈에 리스크자산이 주목받자 결국 롱처분 물량을 쏟아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전문가들은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이 순매수 기조로 돌아선 것도 역내외 참가자들의 롱처분을 부추겼다고 평가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 부양법안 통과에도 채권 금리 상승이 억제되고,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역내외 참가자들이 롱포지션을 더는 고집하지 않는 것 같다"며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시장에 달러 공급을 부추긴 것도 이들의 롱처분에 빌미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 오후 전망…외국인 주식 순매수 강도 주목
오후 달러/원 환율은 재차 1,120원대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참가자들의 관전 포인트는 외국인 주식 순매수 강도가 오후 들어 더욱 강화될 것일지 여부다.
현재 달러/원 가격에는 지난밤 미 주식시장 강세나 달러 약세 등 미국발 훈풍이 어느 정도 반영됐기 때문에 오후 들어 달러/원이 환율이 추가 하락 모멘텀을 확보하려면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확대되며 서울환시에 달러 공급 물량이 늘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상하이지수 움직임도 주목해야 한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로 미·중 갈등 요인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경우, 상하이지수 하락과 함께 달러/위안 환율의 하락 움직임도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지수가 낙폭을 키울 경우 코스피지수의 상승 추세도 한풀 꺾일 수 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의 상승 요인으로는 미·중 갈등 이슈와 상하이지수의 하락 움직임 정도다"면서 "달러/원의 하락 추세가 장중 큰 변화를 보이진 않겠으나, 상하이지수 낙폭 확대나 달러/위안 환율 반등이 있을 경우 달러/원의 1,120원대 안착이 위협받을 순 있다"고 지적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