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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저축의 시대는 끝났다

권혁기 기자

khk0204@

기사입력 : 2021-02-13 06:00 최종수정 : 2021-02-15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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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부 권혁기 차장

금융부 권혁기 차장

[한국금융신문 권혁기 기자] 저축의 시대는 끝났다.

13일 한국은행(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연 0.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금리 체계의 기준이 되는 금리로, 필요에 따라 1년에 수차례 결정한다. 이 기준금리에 따라 금융 기관과 환매조건부증권(RP) 매매, 자금조정 예금 및 대출 등의 거래를 할 때 금리가 달라진다. 기준금리에 따라 은행들의 금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예금 또는 적금을 고려하고 있다면 이 기준금리가 중요한 셈이다.

현 0.50%인 기준금리는 작년 5월 28일 결정됐다. 이후 한은은 변동없이 0.50%를 유지 중이다. 단순히 계산하면 일반 시중은행에 예금으로 1000만원을 1년 거치했을 때 세전이자는 5만원, 15.4%인 이자과세 7700원을 제외한 4만2300원이 불어난다.

‘티끌은 모아도 티끌’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마냥 유머로 들리지만은 않는다.

2000년 이후 기준금리가 가장 높았던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8월로, 당시 기준금리는 5.25%(2000년 10월과 동일)였다.

이때 저축은행 중에는 7.0%가 넘는 금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IBK기업은행은 ‘독도는 우리땅’ 예금에 대해 6.5%를 책정했다. 1000만원 거치시 세후 수령액이 1058만8250원이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DGB대구은행은 6.0% 내외의 금리를 제시했다.

현재 기준금리나 시중은행들의 예·적금 금리를 생각하면 저축의 시대는 끝났다고 봐야한다. 저축을 하지 않는다거나,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저축으로 부를 축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뜻이다.

한편 대출은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이 지난 10일 발표한 ‘1월 금융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가계대출은 996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증가액은 7조6000억원이다. 증가폭으로 따지면 전년 동월 3조7000억원 대비 105.4%가 증가했다. 2019년 1월 1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590.9% 폭등했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에 투자하거나 부동산에 집중한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726조9000억원으로 5조원 커졌다. 1월 증가액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6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2조6000억원 확대됐다.

저축은 재테크의 기본이었다. 평생 김밥을 말고 팔아 만든 10억원을 기부한 ‘김밥 할머니’의 사례도 나올 수 있었다. 기부자가 10억원을 만들기 위해 주식에 투자했을까?

과거에는 기본적으로 금리가 높아 저축을 꾸준히 하면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로 인해 큰 돈을 모을 수 있었다. 이른바 워런 버핏의 ‘스노우볼 효과’(Snowball effect)다.

그러나 사실상 복리 상품이 없어지고 금리가 크게 낮아지면서 전통적 재테크의 수단이었던 저축은 ‘필수’가 아닌 ‘필요’에 따른 선택지가 되고 있다.

그렇다고 주식에 ‘올인’하는 것은 위험하다. 자신의 선택에 따라 발생하는 손실을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

부동산은 모아 놓은 돈이 없다면 시작하기 어렵다. ‘갭투자’를 하려고 해도 어느 정도 자본을 마련해 놓은 다음에 전세를 끼고 매매할 수 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라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규제를 받기 때문에 은행권 대출에는 한계가 있다. 부동산을 위한 무리한 투자는 가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결국 다양한 재테크 중 자신의 사정에 맞는 방법에 안정적으로 분산투자하는 게 중요한 셈이다.
80년대 고금리로 인기를 끈 각종 예금통장들. 왼쪽에서 두 번째가 한일은행의 세금우대종합통장. (사진=우리은행)

80년대 고금리로 인기를 끈 각종 예금통장들. 왼쪽에서 두 번째가 한일은행의 세금우대종합통장. (사진=우리은행)

tvN 인기 드라마였던 ‘응답하라 1988’에서는 한일은행 만년 대리였던 성동일이 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했다는 뉴스를 보면서 “주식 시장이 미쳐도 너무 미쳤다”며 이자 17%짜리 은행 예금에 넣어둘 것을 권하는 장면이 나온다. 과연 그런 날이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권혁기 기자 khk020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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