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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호실적에도…은행권, 성과급 두고 고심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1-11 17:21

지난해 호실적에도…은행권, 성과급 두고 고심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새해 들어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은행권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시중 은행은 이미 전년 성과에 따른 성과급을 줄이면서 ‘긴축 경영’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노사는 보로금(성과급) 지급률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중앙노동위원회 노동쟁의 조정 절차에 들어갔다. 노사는 오는 13일 중노위 주재 1차 쟁의조정 회의를 진행한다.

국민은행 노사는 지난해 말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노조는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고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신관 앞에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작년보다 높은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초 통상임금 대비 20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2019년에는 노조가 총파업까지 벌이면서 300%를 지급한 바 있다.

노사는 교섭 결렬 이후 중노위 조정과 별도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해 경영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전년 대비 수익이 미흡한 상황이어서 성과급 인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보로금 지급률에 대해 노사 간 이견이 있다”며 “직원들 사이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느 때보다 근무 강도나 여건이 어려웠지만 경영성과를 유지한 만큼 보상이 필요하다는 정서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신한은행은 기본급 대비 18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성과급은 지난해 190%에서 10%포인트 줄었지만 현금 150만원이 추가로 지급됐다. NH농협은행은 예년과 같은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으로 협상을 마쳤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결산이 끝나는 오는 3월께 성과급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3월과 9월 전반기 경영성과에 따른 성과급을 지급한다.

지난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지 못하는 건 불확실한 경영환경 때문이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위기 대응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한계차주에게 한시적으로 채무상환을 유예해주고 있지만 이러한 조치가 장기간 지속되면 은행 자산건전성 지표의 왜곡이 심각한 수준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 종료, 부도기업 증가, 상환능력 저하를 반영한 기업 및 가계 차주 신용등급 하향조정 등을 감안하면 올해 자산건전성은 현재보다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사태 속 고액 성과급에 대한 비판 여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서는 서민 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손쉽게 번 돈으로 돈 잔치를 벌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시중은행들이 양호한 실적을 거둔 데는 대출자산이 급증하면서 이자이익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국내 은행의 작년 3분기 누적 이자 이익은 30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조6000억원)보다 1000억원 증가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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