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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으로”…꽁꽁 막힌 신용대출에 서민들 ‘한숨’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0-12-23 16:24

“2금융권으로”…꽁꽁 막힌 신용대출에 서민들 ‘한숨’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시중은행들이 사상 유례없는 강도로 신용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생활자금 조달 창구가 막힌 서민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몰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최근 상황을 두고 “급전이 필요하면 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로 가라는 얘기”라며 불만이 터져 나온다. 실제로 신규대출이 절실한 실수요자들은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문을 두드리는 모습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영업점에서 서민금융상품을 제외한 신규 신용대출 접수를 받지 않는다. 긴급 생활 안정자금은 본부 승인 심사를 거쳐 지원한다. 신한은행은 이미 지난 15일부터 소상공인 대상 신용대출을 제외한 직장인 비대면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31일까지 2000만원을 초과하는 모든 신규 가계 신용대출을 막는다. 새로 신청하거나 증액을 요청한 신용대출(집단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포함)이 2000만원을 넘으면 대출 승인을 내주지 않는다. 지난 11일부터 신규·증액 건과 기존 건을 합해 1억원이 넘는 모든 가계 신용대출을 중단한 데 이어 더 강한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다만 KB새희망홀씨Ⅱ, KB사잇돌중금리대출, KB행복드림론Ⅱ, KB징검다리론 등 서민금융 지원 신용대출은 예외다.

하나은행도 오는 24일부터 모바일 신용대출 주력 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한다. 지난 22일부터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과 주택신보 전세자금대출 등 일부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의 상품별 우대금리를 0.3%포인트 낮췄다. 하나은행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신용대출 기본 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축소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1일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주력 상품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연말을 앞두고 은행들은 신용대출을 바짝 조이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라는 금융당국 압박과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비중을 맞추기 위한 은행들의 사정이 맞물린 결과다. 은행들은 금융당국과 바젤Ⅲ 자본규제를 조기 도입하기로 하면서 기업대출 비중을 약 50~60%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당국 규제에 따라야 하는 상황이고 이에 맞춰 총량을 관리하다 보니 규제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일제히 대출 문을 걸어 잠갔다. 케이뱅크는 신용대출 금리를 최저 연 2.44%로,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를 최저 연 2.89%로 각각 0.2%포인트 인상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7일부터 직장인 고신용자 대상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신규 대출을 내주지 않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지난 14일부터 주요 비대면 대출을 중단했고 전북은행은 지난달부터 'BEST 직장인신용대출', 'JB 다이렉트 직장인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부산은행은 지난달 말 전문직 대상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4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하고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는 4억원에서 2억원으로 줄였다.

이 같은 대출 옥죄기에 은행권 신용대출 증가액은 대폭 꺾인 분위기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22일 기준 133조8234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1309억원 늘었다. 11월 4조8495억원 증가했던 것을 감안하면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시중은행 신용대출이 사실상 전면 중단되면서 실수요자들의 피해만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중은행에서 발길을 돌린 대출 수요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최근 대출규제 강화로 저축은행에 문의가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해 고객들을 중심으로 정책금융상품 등에 대한 문의가 증가했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워진 서민들이 은행 대출까지 막히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몰리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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