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사기 적발금액 및 인원추이와 보험사기 유형별 적발 추이. / 사진 = 금융감독원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올 상반기 4500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경기침체로 허위입원은 감소한 반면, 허위장해 등 단발성 보험사기와 생계형 보험사기가 크게 늘었다.
22일 금융감독원은 보험사기 적발 금액이 올 상반기 기준 4526억원으로 전년(4134억원) 대비 약 392억원(9.5%)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험사기 적발 인원은 총 4만741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3094명) 보다 4323명(10.0%) 늘었다. 적발금액ㆍ인원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2015년 이후 정체·감소 추세를 보였던 보험사기 적발 인원은 지난해부터 증가추세를 유지했다. 대다수의 보험사기(71%)는 500만원 이하 건으로 비교적 소액의 보험사기였다. 1인당 평균 적발금액은 950만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유행 영향으로 허위입원은 감소한 반면, 보험금 편취가 용이한 허위장해 등 단발성 보험사기가 증가했다.
금감원은 "보험설계사 등 전문종사자 보험사기는 감소하고, 무직‧일용직, 요식업 종사자 등 생계형 보험사기 비중이 증가했다"며 "일부 병원에서 허위‧과다 진료를 유도하는 행위가 성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기 유형별로 살펴보면 보험사고 사실을 왜곡하거나 피해를 과장하는 '허위․과다사고' 유형이 66.4% 차지했고, 고의사고 14.7%, 피해과장사고 9% 순으로 나타났다. 허위입원(293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30.3%(127억원) 감소했고, 허위장해와 허위진단은 각각 137억원(51.0%), 27억원(30.5%)씩 증가했다.
자동차 고의충돌이 전년 동기 대비 40.9%(57억원) 증가하는 등 고의사고는 28.3%(147억원) 증가했다. 병원 과장청구는 431.6%(114억원), 정비공장 과장청구는 92.4%(32억원) 증가하는 등 자동차 사고 관련 피해과장이 52.5%(140억원)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적발인원을 직업별로 보면 회사원(18.5%)이 가장 많았고, 무직·일용직(10.4%), 전업주부(10.4%) 순으로 전년 동기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또 보험설계사, 의료인, 자동차정비업자 등 관련 전문 종사자의 보험사기는 감소한 반면, 무직‧일용직, 요식업 종사자의 사기가 크게 증가했다.
적발인원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40~50대 중년층으로 44.2%(2만958명)를 차지했다. 10‧20대 청년 보험사기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28.3%)했고, 60대 이상 고령층의 보험사기도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
보험 종목별로는 손해보험을 이용한 보험사기가 92.3%(4178억원)를 차지하며, 생명보험의 경우 7.7%(348억원)를 차지했다. 손해보험은 전년 동기 대비 12%(446억원) 증가한 반면, 생명보험은 13.5%(54억원) 감소했다. 손해보험 가운데 상해․질병 등 장기손해보험이 12.9%(224억원), 자동차보험이 6.4%(113억원) 각각 증가했다. 자동차보험사기 적발 금액도 늘고 있으나 장기손해보험 사기가 급격히 늘어 그 비중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보험은 일상생활(병원치료·자동차사고 등)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는 만큼, 보험소비자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보험사기에 연루될 수 있다. 고의로 사고를 발생시키는 행위뿐만 아니라, 소액이라도 사고내용을 조작·변경해 보험금을 청구했다면 보험사기에 해당된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보험금 누수로 이어져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이라는 경제적 피해를 낳게 된다.
금감원은 "건전한 보험시장 질서 확립 및 보험사기로 인한 건강보험, 민영보험의 재정 누수 등 국민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수사기관, 건강보험공단 등 유관기관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보험사기에 대한 조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