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1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7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0.45원 내린 1,087.25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원은 미국이 화이자 백신 긴급을 승인할 것이라는 소식과 달러 약세 등으로 개장 초부터 내리막을 탔다.
여기에 코스피지수도 1% 넘게 상승하면서 서울환시 내 리스크온 분위기까지 확산하며 달러/원 하락을 자극했다.
달러/위안 환율도 장중 내리막을 타면서 달러/원 하락모멘텀에 힘을 보탰다.
국내 수출이 반도체와 승용차 호조에 기대 증가세를 보인 점도 시장 수급과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숏마인드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관세청은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수출 163억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26.9%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8.5일로 지난해보다 1일이 많았다. 조업일수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은 19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 증가했다.
하지만 달러/원의 낙폭은 극히 제한되는 양상이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달러/원 하락에 브레이크를 건 모양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89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흘째 700명대에 육박했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5255위안을 나타내고 있고, 달러인덱스는 0.19% 떨어진 90.65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28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 바이러스 확산에 숏마인드 위축
달러 약세와 코스피지수 강세, 백신 기대 등에도 시장에는 좀처럼 숏분위기가 확산하지 않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두 번째 큰 규모로 나오면서 시장 호재를 모두 집어삼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스피지수는 수출 호조에 기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이 역시 서울환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백신의 경우 내년 1분기 늦게나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유럽과 미국에서 일고 있는 백신 낙관론도 국내 금융시장에 적용하기엔 시기상조인 데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빠르게 늘면서 시장 불안을 낳고 있다고 평가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인덱스와 달러/위안 급락, 코스피 강세에도 달러/원의 하락이 제한되는 것은 바이러스 확산과 함께 단기 급락에 따른 가격 부담을 시장참가자들이 느끼고 있어서다"면서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이상 오늘 달러/원은 1,080원대 후반 레벨에서 움직임이 위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오후 전망…외국인 주식 매매패턴 주목
오후 달러/원은 외국인 주식 관련 수급에 따라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전일 1조 3천억 원대 대규모 매도 공세를 펼친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은 이날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수출 호조와 달러 약세 분위기에서도 주식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오후 들어 외국인 주식 매매가 늘고 있는 특성을 고려할 때 오후장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 순매수로 돌아서고, 매수 규모를 늘린다면 달러/원의 낙폭은 다소 커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 주식 순매도 관련 잔여 역송금 수요가 오늘 달러/원 하락을 제한하고 있다"면서 "외국인 주식 수요가 처리되고, 외국인 주식 매수 관련 신규 달러 공급 물량이 나올 경우 달러/원의 낙폭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