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글로벌 달러 강세에 따라 개장 초 달러/원은 상승 압력을 받겠지만, 미 주식시장 상승에 영향으로 코스피지수가 오름세를 이어간다면 달러/원은 상승폭이 극히 제한되거나 하락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
지난밤 사이 글로벌 달러는 브렉시트 합의 불발 후폭풍에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여기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 협상 타결이 매우 어려울 것 같다"고 한 발언까지 더해지며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18% 오른 90.96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2% 낮아진 1.2106달러를, 파운드/달러는 0.19% 내린 1.3355달러를 기록했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0.02% 낮아진 6.5184위안에 거래됐다. 이는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위안 레벨인 6.5194위안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브렉시트 합의 불발 여진이 달러 강세를 자극하는 가운데 존슨 총리는 다음날 저녁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무역협상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일단 EU와의 갈등을 초래한 국내시장법을 수정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미 주식시장은 경기 회복과 부양책 기대 속에 반등에 나섰다.
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개시했다는 소식이 경기회복 기대를 자극한 데다 미국 추가 재정부양책 논의가 속도를 내면서 미 주식시장 상승을 자극한 것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4.09포인트(0.35%) 높아진 3만173.88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29포인트(0.28%) 오른 3,702.25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3700선을 상향 돌파했다. 두 지수는 하루 만에 반등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나흘 연속 상승,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62.83포인트(0.50%) 상승한 1만2,582.77을 나타냈다.
이처럼 밤 사이 진행된 대외 가격 변수 움직임은 달러/원 상승과 하락 모두를 지지하고 있다.
결국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달러/위안 움직임과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의 매매패턴에 따라 달러/원의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이와 북한의 대남 발언 등도 달러/원 움직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북한의 코로나19 대응 상황에 의문을 제기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향해 김여정 북한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며칠 전 남조선 외교부 장관 강경화가 중동 행각 중에 우리의 비상방역조치들에 대하여 주제넘은 평을 하며 내뱉은 말들을 보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는 강세, 미 주식시장은 강세 흐름을 보임에 따라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적극적인 포지션 설정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며 "결국 오늘 달러/원은 국내 주식시장 외국인 수급과 달러/위안 등에 따른 제한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레인지는 1,082~1,087원선 사이로 예상된다"면서 "브렉시트 여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백신 낙관론과 미 부양책이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달러화의 강세 기조는 꺾일 수밖에 없고, 달러/원도 이에 반응하며 재차 1,180원선 초반선까지 내려갈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