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는 지난 주말까지 이어지며 이날 달러/원 환율 하락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되지만, 브렉시트 협상 중단 소식에 따른 유로화와 파운드화 약세로 달러가 강세를 보인 점은 달러/원의 하락 모멘텀을 약화 시킬 가능성도 있다.
유럽연합과 영국은 브렉시트 무역협상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중단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어업권 등 3개 쟁점을 두고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10% 오른 90.81에 거래됐다.
브렉시트 협상 중단 소식에 유로/달러는 0.23% 낮아진 1.2121달러를, 파운드/달러는 0.10% 내린 1.3437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0.28% 낮아진 6.5173위안에 거래됐다. 장중 6.50선까지 내리기도 했으나, 달러인덱스가 반등하자 역외환율도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와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 조치도 달러/원 상승을 자극할 요인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에 따른 경제 회복 후퇴 우려가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6일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했다.
2.5단계의 핵심 조처는 외부 활동 자제 권고와 동시에 우선 50명 이상의 모임·행사는 금지되고 주요 다중이용시설은 오후 9시 이후 문을 닫는다.
지난 주말 미 주식시장은 부양책 기대 속 사상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미 고용지표 부진이 오히려 추가 재정부양책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8.74포인트(0.83%) 높아진 3만218.26에 장을 마쳤다. 나흘 연속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2.4포인트(0.88%) 오른 3,699.12를 기록했다. 하루 만에 반등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이틀 연속 올랐다. 87.05포인트(0.7%) 상승한 1만2,464.23을 나타냈다.
국내 주식시장이 미 주식시장 상승에 기대 오름세를 탄다면 달러/원의 상승 역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여하튼 대외 가격 변수는 달러/원 상승과 하락 재료가 겹치고 있는 상황이다.
미 부양책 재료와 백신 접종 이슈가 코로나19 확산 악재와 달러 강세 요인을 상쇄한다면 달러/원은 지난주 하락 기조를 이어갈 수 있으나, 반대의 경우 가격 메리트 부각까지 등장하며 달러/원은 반등에 움직임을 나타낼 수도 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 부양책 기대와 주식시장 강세 흐름은 여전히 달러/원 하락을 지지하고 있으나, 국내 코로나19 확산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국내 자산시장에서는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매수세 여부가 오늘 달러/원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 레인지는 1,180~1,184원선 좁은 박스권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며 "특히 저가성 매수세 유입과 코로나19 악재가 달러/원의 상승 압력에 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아시아 거래에서 미 주가지수 선물과 달러/위안 움직임도 달러/원의 주요 변수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