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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다가온 전기차 3.0시대, 바빠진 국내 제조사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0-11-09 00:00

▲사진: 곽호룡 기자

▲사진: 곽호룡 기자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내년 전기차 3.0 시대가 개막한다.

전기차 시대 구분은 주행거리로 파악하면 편하다.

1세대 전기차 주행거리는 1회 충전 당 100~200km 수준이었다. 기아차의 구형 쏘울EV(150km), 르노삼성 SM3 ZE(210km) 등이 대표적이다.

2세대 전기차는 300~400km까지 향상됐다. 한국을 기준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현대 코나EV, 기아 니로EV, 쉐보레 볼트EV 등이 있다. 생산량도 적었고 그만큼 보급도 더뎠다.

3세대 전기차는 주행거리 500km 이상이 될 전망이다. 차급도 한층 커진다. 기존 전기차는 소형급에 머물렀지만 중형급 이상 차량들이 다수 대기하고 있다. 고속충전 시스템 등 신기술 탑재도 예고하고 있다.

다만 전기차는 여전히 정부 지원 없이 자립할 수 없는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비슷한 상품성을 가진 내연기관차 대비 양산 비용이 아직까지는 비싸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정부의 내년도 전기차 보조금 지급 계획에 대한 관심이 몰리고 있다. 최근 이에 대한 윤곽이 드러났다.

우선 전기 승용차 1대에 지원하는 보조금은 줄인다. 올해 대당 800만원 수준에서 700만원으로 100만원 축소한다. 2017년 1400만원에서 4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올해 첫 도입된 성능에 따른 보조금 차이도 보다 크게 적용한다. 전비(연비) 효율이 좋거나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를 막는 최신 시스템을 탑재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더 주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구형 전기차보단 신형 전기차에 혜택이 더 많아진다. 가격구간별 보조금 상한도 도입한다. ‘고가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당장 정부는 보조금 상한선을 특정하진 않았다. 단 테슬라 보급형 차량인 모델3 기본트림 가격인 6000만~7000만원 선에서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책은 국산차 업계가 올해 ‘테슬라 보조금 싹쓸이’ 문제를 제기한 데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테슬라의 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43%로, 전체 승용차보조금 43%인 900억원을 타갔다.

국내 기업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제조사에게 전기차는 현재까지 돈 안 되는 사업이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전기차 대세화’는 2030년 이후에야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러다보니 투자가 지지부진했다.

유럽연합이 올해부터 친환경차 의무판매제를 도입하고 이를 지키지 않은 기업에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도 보조금이 아닌 벌금을 매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해 대대적인 전기차 전환 계획을 수립·발표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새로운 수입 전기차 모델을 뒤늦게 들여왔다. 모기업 지원이 끊긴 쌍용차도 내년 첫 전기차 출시를 위해 여력을 모으고 있다.

태생부터가 전기차에 ‘올인’한 테슬라에 현재 시장 주도권을 넘겨준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다. 국내 산업 육성은 필요하지만 수입사를 차별하는 정책은 국제규범 위반 소지가 있다.

결국 전기차 대중화가 필요하다는 논리로 설득할 필요가 있다.

당초 전기차 보조금은 도입 초기부터 ‘부자를 위해 세금을 쓴다’는 비판이 있었다. 전기차 구매자 30~40%가 ‘세컨카’로 활용하고 있는 지난해 정부 조사도 있듯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주행거리가 충분히 확보되고 충전 인프라도 속속 갖춰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 대중화는 그리 먼 얘기가 아니다.

현재 전기차 전환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은 거의 없어진 분위기다.

오히려 전환하지 않으면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위기감과 공감대가 더 강하다.

전기차 산업이 자생할 기반이 갖춰지면 전기차 보조금 제도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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