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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한국시장 기피 vs 금지 연장”...공매도 재개 앞두고 ‘갑론을박’

홍승빈 기자

hsbrobin@

기사입력 : 2020-08-13 20:12

"공매도 재개 늦어지면 한국 시장 꺼릴 것“
“금지 내년까지 연장하고 제도 점검해야”
순기능·기울어진 운동장, 찬반 의견 대립

▲한국거래소는 13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공매도의 시장영향 및 바람직한 규제방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한국거래소

[한국금융신문 홍승빈 기자]


공매도 재개를 한 달 여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시적으로 금지된 공매도 제도에 대한 효과 분석과 바람직한 규제 방향 등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공매도의 시장영향과 규제방향’ 토론회를 개최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리면 이를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서 갚는 투자다. 일반적인 거래와 달리 ‘선’ 매도, ‘후’ 매입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주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전유물로 여겨져 ‘기울어진 운종장’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공매도 제도 토론회에서 이동엽 국민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이동엽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공매도의 현황과 규제 방안, 해외 금지 사례, 공매도를 향한 긍정적·부정적 시각들을 종합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가격발견 ▲다양한 투자전략 활용 ▲유동성 공급 면에서 공매도의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공매도는 부정적 정보를 적시에 반영해 주가 버블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라며 “가격 하락 요인을 즉각 반영해 주가 하락의 지속을 방지하고, 변동성을 완화한다”라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과대평가를 방지하는 파생상품 등이 불충분해 공매도를 활용한 가격거품 방지가 특히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어 “공매도는 다양한 투자전략 및 금융상품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라며 “공매도를 활용한 차익거래, 롱숏(매수·매도 동시전략) 등을 통해 투자 기회를 확대하고 헤지 수단으로 사용해 하락장에서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가격하락 가속 및 변동성 증가 ▲기울어진 운동장 ▲결제 불이행 위험 증가 등 부정적인 시각 또한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증시가 급변할 시 투기적 공매도가 집중되면 주가 하락을 가속화한다는 우려의 시각이 있다”라며 “마찬가지로 변동성도 확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이 이용하는 대주거래는 대여 종목 및 기간이 제한되고 거래 비용이 높은 편”이라며 “이는 기관 및 외국인이 이용하는 대차거래에 비해 불리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공매도는 기회의 불평등 문제를 야기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공매도는 일반 매도보다 결제 불이행 위험이 높다”라며 “주식을 빌리지 않고 매도하는 방식인 무차입 공매도 발생에 대한 우려 또한 상존한다”라고 덧붙였다.

공매도를 찬성하는 측은 공매도 금지가 한국증시의 매력도를 떨어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고은아 크레딧스위스증권 상무는 “지난 3월 중순부터 국내에서 공매도가 금지됨에 따라 외국계 금융사들은 헤지 수단이 부재하기 때문에 한국 시장을 꺼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공매도 금지 장기화로 인해 MSCI 지수 산출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고 상무는 또한 “산출기관 입장에서 마켓 구분을 다른 마켓으로 조정한다거나 이머징 마켓 안에서도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낮추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빈기범 명지대학교 교수 또한 “공매도가 주가 거래 변동성에 미치는 실질적인 효과를 추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며 “공매도 금지 실행 전후 차이가 존재하더라도 이것이 공매도 금지 효과라고 자신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빈 교수는 “외국인 투자자 중에서도 공매도로 손실을 본 경우가 있기 때문에 외국인만 돈을 번다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일 수 있다”라며 “공매도 제도 금지 조치는 9월 종료와 함께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공매도를 반대하는 측은 공매도에는 제도의 역기능을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변동성이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기적 공매도가 몰리면 급격한 주가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교수는 “공매도 전면 금지를 내년까지 연장하고 제도를 점검해야 한다”라며 “공매도가 재개되면 부동산 시장이 들썩거리거나, 해외로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국내 주식시장은 그 규모가 작지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의 놀이터가 된 지 오래”라며 “시장조정자 제도를 고쳐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국내 증시는 외국인과 기관이 압도적인 승리로 끝날 수밖에 없는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다”라며 “다수의 국민에게 일방적 피해를 주는 공매도 제도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또한 “불법 공매도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라며 “선진국과 같이 징역 20년, 부당이득 10배 배상, 등록취소 등 강력한 해결안을 내놓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공매도 규제 개선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동의하는 목소리를 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매도에 대한 접근성이 평등하지 않다는 것에 동의한다”라며 “불공정 거래 행위, 무차입 공매도 등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벌하는 것으로 대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다만 공매도가 가진 기능들은 어느 정도 유지할 필요는 있다”라며 “이것을 악용하는 주체들의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여기에 대한 처벌은 금융당국에서 더 강력하게 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로 국내 주식시장이 급락하자 지난 3월 16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6개월간 모든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한 바 있다. 국내에서 한시적 공매도 금지가 시행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에 이어 역대 3번째다.

하지만 지난 7월 은성수닫기은성수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이 올해 9월까지 적용되는 주식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연장 여부에 대한 논란이 격화됐다.

은 위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과 관련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상황을 고려해 결정하겠다”라고 밝히면서 사실상 공매도 금지 조치를 연장한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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