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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조' 사모펀드 시장 잇단 사고에 신뢰 뚝…대책은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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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7-03 08:40

“사모펀드 감시체계·사후규제 강화해야”
금융당국 사모펀드·운용사 전수조사 계획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금융소비자 피해 집중분야 전면점검 합동회의를 진행했다. 손병두 부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 금융위원회(2020.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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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1조6000억원대 손실을 빚은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수천억원대 환매중단이 예상되는 옵티머스자산운용까지 사모펀드 시장에서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당국은 지난 4월 사모펀드 제도개선방안을 내놓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대책 대신 전체 사모펀드와 사모운용사를 전수조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사모펀드 전반에 대한 감시체계와 사후규제를 강화해 시장을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사모펀드의 복층 투자구조를 이용한 공모규제 회피를 차단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지난 1일 입법예고했다. 라임자산운용은 사실상 공모펀드인데도 50인 미만의 자펀드로 쪼갠 뒤 하나의 모펀드로 운용하면서 규제를 피했다. 이에 개정안에서는 다수의 자펀드가 모펀드의 30% 이상 투자된 경우 해당 자펀드들의 투자자 수를 모펀드 투자자 수에 합산하도록 했다.

또 운용사가 펀드 투자설명자료에 기재된 내용을 위반해 펀드재산을 운용하는 경우에는 불건전영업행위로 규율해 자금을 운용할 경우 불건전영업행위로 규율하기로 했다. ▲ 자사 펀드 간 상호 순환투자 및 이를 회피하기 위해 타사펀드를 활용하는 행위 ▲ 펀드 자금 투자를 조건으로 투자상대방에게 펀드 가입을 강요하는 행위(꺾기) ▲ 1인 펀드 금지 규제를 회피하는 행위 등도 제한된다.

이번 개정안은 금융위가 지난 4월 발표한 ‘사모펀드 제도개선 방안’의 후속 대책이다. 금융위는 “최근 사모펀드 시장에서 불완전판매, 유동성 관리 실패 및 운용상 위법·부당행위 등 투자자 보호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개선 사항을 반영하고자 한다”고 개정 이유를 밝혔다.

사모펀드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금융당국이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규제를 풀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비공개로 운용하는 펀드다. 금융기관이 관리하는 일반 공모펀드와는 달리 사인 간 계약의 형태를 띠고 비공개로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현행법상 사모펀드는 전문투자자 등을 제외한 투자자의 수가 49인 이하로 제한된다.

사모펀드 시장은 정부의 규제 완화와 장기간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 10월부터 사모펀드 활성화 대책을 펼쳐왔다. 사모펀드 운용사의 자기자본 요건을 낮추고 설립요건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는 등 진입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운용사가 난립했다. 사모펀드 시장 규모는 2014년 말 173조에서 2019년 말 412조로 급증해 6월 말 현재 420조원에 달한다.

시장이 불어나는 동시에 규제 완화에 따른 제도적 허점을 틈탄 부실운용도 잇따랐다. 라임자산운용 사태를 시작으로 알펜루트자산운용, 디스커버리자산운용에 이어 옵티머스자산운용까지 환매중단이 이어졌다. 금융당국은 뒤늦게 사모펀드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예탁결제원과 예금보험공사 등 유관기관들과 합동 회의를 열어 금융 피해 분야 점검계획을 확정했다.

금융당국은 판매사 등을 통해 전체 사모펀드(5월 기준 1만304개)에 대한 자체 전수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자체 점검은 판매사·운용사·수탁사·사무관리회사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가 자료를 상호 대사하는 방식으로 이달 중순부터 오는 9월까지 진행된다.

전체 사모운용사 233곳에 대한 현장검사도 이뤄진다. 금감원·예금보험공사·예탁결제원·한국증권금융 등의 인력 30명 내외로 구성된 사모펀드 전담 검사반이 모든 운용사에 대한 검사를 2023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사모펀드 관련 감시체계 및 사후규제 강화를 통해 시장을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금융위는 지난 4월 펀드 판매사와 수탁기관 등의 펀드 운용에 대한 감시·견제 기능을 명확화하는 대책도 발표했지만 이는 법 개정이 필요해 시행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전규제는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는 여지가 큰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한 판매자의 실사 책임 등을 정하고 정확한 상품 판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도 다른 사모펀드 사고들과 동일 선상에 놓여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지난 4월 내놓은 사모펀드 규제방안을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사전규제에 의한 예방보다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민·형사상 책임을 강화하는 등의 사후규제방식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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