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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코스피 2천, 코스닥 7백 뚫어낸 유동성의 힘과 Price to Money Ratio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5-2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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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주식시장의 코스피지수가 21일 장중 2천선을 돌파했다.

코스피지수는 2달 남짓 전인 3월 9일 2천선을 내주고 1,954.77로 고꾸라진 뒤 이날 장중 2천선을 돌파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코스닥 지수는 작년 6월 26일 700선을 내준 뒤 올해 3월 19일엔 428.35선까지 급락하기도 했으나 최근 700선 위로 올라왔다. 코스닥지수는 전날 708.76을 기록하면서 거의 11개월만에 700선을 회복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주가 폭락도 거칠었지만, 이후 반등세 역시 가팔랐다.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는 주가가 크게 오른 원인으로는 풍부한 유동성이 꼽힌다.

■ 코스피 2천, 코스닥 7백 뚫어내는 유동성의 힘

코스피 2천선 회복, 코스닥 700선 회복을 유동성의 힘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다.

과거 일본의 증권사 지점장이자 애널리스트였던 우라가미 구니오가 주장해서 유명해지기도 한 주식시장 4계절 이론을 떠올리기도 한다.

금융장세(봄) → 실적장세(여름) → 역금융장세(가을) → 역실적장세 중 회복의 첫 단계인 금융장세가 유동성 장세를 표현하는 나타내는 말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인해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각국은 돈을 쏟아 붓고 있다"면서 "한국을 포함한 각국이 금리를 내렸고 유동성이 늘어나 돈이 주식시장으로 많이 몰렸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 2차 웨이브 얘기도 나오고 경기가 향후 어떻게 될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미 2분기 경기침체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고 돈의 힘으로 더 가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의 주가도 많이 올라왔다. 전반적으로 세계 주식시장이 유동성의 힘을 바탕으로 더 달려나가려는 중이다.

지난 3월 16일 미국의 S&P500지수는 2,386.13포인트까지 급락한 바 있다. 당시 주가는 11.98%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을 그로기 상태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코로나에 대한 우려와 유가 폭락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도 지수는 빠른 회복세를 나타냈다. S&P500지수는 전날(20일) 2,971.61까지 반등하면서 다시금 3천선을 코앞에 두게 됐다.

코로나 사태로 주가가 폭락하자 각국에선 주식투자 붐이 일었다.

우선 한국에선 주가 폭락 이후 시쳇말로 '동학개미운동'이 뜨거운 화제였다. 고객예탁금이 50조원에 육박하는 등 여태 보지 못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다. 하지만 돈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든 현상은 한국만의 특이 현상은 아니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3~4월 찰스슈왑, E트레이드,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등 3개 증권사에 78만개의 새로운 증권계좌가 생겨 월간으로 역대 최다 증권계좌가 생겼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 유동성의 힘으로 주식시장의 힘을 측정해볼 필요성

자료: 메리츠종금증권

자료: 메리츠종금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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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의 힘이 거세다 보니 이를 통해 주가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모습도 보인다.

통상 주가가 실적에 비해 과대평가된 것인지, 과소평가된 것인지를 따질 때 가장 많이 쓰는 지표가 PER(Price to Earnings Ratio)다. 또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을 국내총생산(GDP)로 나눠서 주가의 적정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적이 불확실해도 주가는 더 갈 수 있는 법이다 보니 유동성 대비 주가를 따져볼 필요성도 거론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이진우 연구원은 "시중에 풀린 유동성(부동자금) 대비 주식시장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면서 PMR(Price to Money Ratio) 아이디어를 냈다.

PMR은 PER의 분모에 해당하는 어닝을 유동성으로 치환한 것이다.

그는 "미국의 부동자금에 해당되는 MZM(Money with Zero Maturity) 규모에 비해 미국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요지의 뉴스가 있었다"면서 우리도 그런 관점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자료를 냈다.

이 연구원의 분석에 의하면 5월초 기준 미국 부동자금(MZM, M1+savings deposits+all money market accounts)은 20.5조달러, S&P500 시가총액은 23.5조 달러로 ‘부동자금 대비 주식시장'의 배율은 1.15배 수준이었다.

1990년 이후 평균이 1.49배임을 본다면 지금은 역사적 하단 레벨에 있다. 과거 IT버블 때 3.0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1.7배 수준과 비교해 본다면 지금의 주가 레벨은 시중에 풀린 유동성의 크기에 비해서는 과도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기업의 미래 실적을 무시하고 오로지 유동성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이런 해석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주가는 급락 후 V자 반등에 나서고 있지만, 부동자금은 오히려 더 크게 증가한 결과"라며 "이는 역사상 가장 가파른 증가세이며, 정책효과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 시중 유동성 감안하면 오히려 주식시장 저평가?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코스피 2천, 코스닥 7백 뚫어낸 유동성의 힘과  Price to Money Ratio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의 유동성 상황 역시 대단하다.

이 연구원은 "유동성(MZM Proxy 기준) 대비 KOSPI 시가총액을 보면 1.04배 수준이고, 1996년 이후 평균인 1.44배를 밑돌고 있다"면서 "배경은 미국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현재 KOSPI 시가총액(보통주 기준) 1,288조원, 유동성(MZM)은 1,239조원 수준이어서 유동성에 비례한 KOSPI의 위치를 보면 과열 국면과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

IT버블 당시 약 2배, 금융위기 이전에는 2.5배까지 상승했다. 유동성의 척도로 본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의 흐름은 두 가지 상반된 해석도 가능하게 만든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하나는 시중 유동성에 비해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돈은 많이 풀렸지만 선호도에 있어 주식자산이 예전 만큼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했다.

지금은 어느 쪽에 가까울지 자못 흥미로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는 "만약 주식시장 유동성 유입이 빨라진다면 지난 수년과는 다른 반전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그렇다면 우리는 유동성의 역사를 떠올려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주도주의 가속화는 유동성의 팽창기와 동선을 같이 하기도 했다. 1970년대 Nifty Fifty, 2000년 나스닥, 2007년 유가 급등 배경에는 유동성 팽창이 자리 잡고 있으며, 지금의 유동성 환경은 역사상 가장 확장적인 상황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기업이익이 안 좋게 나오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 여기에 코로나 재확산 가능성, 미중 추가 갈등 가능성도 있다"면서 "다만 최근까지 주가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회복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가 폭락 후 급등하는 기간에 엄청난 유동성의 힘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자료: 메리츠종금증권

자료: 메리츠종금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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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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