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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영원한 비둘기파 KDI의 금리인하 그 이상의 요구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5-20 14:34

자료: KDI

자료: KDI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금리 인하 그 이상을 주문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가 저금리 정책을 펼치면서 경기 부양에 힘을 쓰고 있는 만큼 KDI는 당연하게도 금리는 최대한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KDI는 더 나아가 양적완화와 같은 비전통적인 정책까지 과감하게 쓸 것을 요구했다.

다만 KDI의 통화정책에 대한 조언은 언제나 통화 완화 쪽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색다른 주문은 아니다.

■ KDI 말 대로라면..금리 0% 근처로 내리고 내년 이후까지 금리 올리지 말아야

KDI는 이날 '경제전망'을 통해 "통화정책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와 물가 하방압력에 대응해 가급적 이른 시기에 기준금리를 최대한 인하한 후 비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뒤 앞으로 물가가 오르더라도 제로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KDI는 "저물가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통화정책의 정상화는 인플레이션이 물가안정목표 수준(2%)까지 안정적으로 상승한 이후에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KDI는 "향후 경기회복이나 농산물, 국제유가의 상승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일부 반등하더라도 통화정책 정상화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충분히 안착할 때까지 인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리 경제는 2020년에 민간소비와 수출이 큰 폭으로 위축되며 0.2% 성장한 후 2021년에는 양호한 회복세를 나타내며 3.9%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대인플레이션의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 위축과 유가 하락 등이 겹치면서 2020년에 0%대 중반을 기록하고, 2021년에도 0%대 중후반의 낮은 상승률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국책연구기관의 물가에 대한 전망과 통화정책적 조언을 감안하면 한은은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빨리 내리고 내년 이후까지 금리를 올리면 안 되는 것이다.

■ 한결 같은 KDI..이미 적극적인 통화 완화로 대응 중인 한은

다만 KDI가 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주문해왔다는 점에서 시장에 색다른 울림을 주지는 못했다도 평가가 보인다.

동시에 KDI의 '예견된' 정책 주문을 우호적으로 해석하는 모습도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중개인은 "KDI는 언제나 금리를 내리라고 하는 곳"이라며 "시장도 그러려니 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증권사 중개인은 "KDI의 금리인하 주문으로 사람들이 다음주 금리 인하에 대해 더 자신감을 갖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KDI의 조언이 아니더라로 한은은 지난 3월 임시 금통위를 통해 금리를 사상 최저인 0.75%까지 내린 상태이며, 추가적인 완화 가능성도 시사한 상태다.

더 나아가 비전통적인 방법도 이미 쓰고 있다. 한은은 한국판 양적완화로 불리기도 한 무제한 3개월 RP 매입을 실시하고 있다. 또 비우량 채권을 매입하는 SPV에 80%(8조원)의 대출 자금을 대기로 하는 등 상당히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중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한은의 행보는 상당히 적극적이다. 향후 채권 발행이 늘어나 시장에 부담이 되면 국채와 정부보증채를 적극 매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한 직원은 "이번 비우량 채권/CP 매입용 SPV에 한은이 80%를 대출한다"면서 "물론 20%가 후순위로 깔려 있어 한은이 손해볼 일은 없다"고 말했다.

한은이 통화당국으로 지켜야 할 룰을 지키면서도 상당히 적극적으로 경기회복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한은의 매파성이 누그러지면서 정책에 대한 두 기관의 각극은 많이 좁혀졌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KDI의 조언이 아니더라고 한은은 최대한 완화적인 정책을 펴겠다는 입장"이라며 "이미 한은의 KDI화가 이뤄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금통위원 직에서 퇴임한 조동철 전 금통위원은 KDI 이코노미스트 출신이었다. 그는 4년 임기 내내 단 한 차례도 금리 인상을 주장한 적이 없으며, 여차하면 통화정책 완화 의견을 냈다. KDI 출신들의 비둘기적 성향은 이미 세간에선 유명했다.

한편 KDI는 재정정책에 있어서는 건전성 문제에 신경을 쓸 것을 주문했다.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되, 추가적 재정지출의 규모와 구성은 향후 경제 상황의 변화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KDI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임을 고려해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재정지출을 적극 고려하되, 장기적으로 고착화될 수 있는 성격의 지출 증가는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최근의 급격한 재정적자 증가는 향후 재정건전성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대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세출 증가 속도를 최대한 통제하는 한편 재정수입을 보완하기 위한 정책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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