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우 연구원은 "도이치은행이 코로나 국면에도 불구하고 4분기만에 흑자전환을 이뤘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도이치은행은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불안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2016년에는 코코본드 이자재원 부족 우려가 제기되며 금융시스템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유 연구원은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대손비용과 구조조정 비용 등으로 수익성은 당분간 저조할 것으로 보이지만 자본확충, 구조조정으로 대차대조표 측면에서의 건전성은 개선되고 있고 과징금도 상당 부분 해결돼 우발채무 부담이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우려 요인으로 지적됐던 코코본드 배당가능이익도 ECB의 규제완화를 통해 2018년 9억유로에서 2019년 299억유로로 큰 폭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도이치은행은 지난 1분기 코로나19로 인해 충당금적립액이 큰 폭 증가했으나 2억유로의 세전이익을 기록하여 4분기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유 연구원은 "투자은행 중심으로 영업수익이 증가하고, 구조조정 등을 통해 비용절감 효과가 지속된 것에 기인했다"면서 "1분기 투자은행 부문의 세전이익은 6.2억유로로 전분기 -0.7억유로와 전년 동기 2.5억유로에서 큰 폭 개선된 성과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반면 대손충당금 적립액의 증가로 기업금융과 소매금융 부문은 전분기로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이익 규모는 축소됐다.
그는 "이번 분기 충당금적립액은 5.1억유로, 대출채권 대비 44bp 수준으로 전년 동기 1.4억유로 대비 큰 폭 증가했다"면서 "가계와 기업들의 부도가 본격화되지 않았기에 손상채권(Stage3 채권)비율은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코로나 여파로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에 처해있으나 독일은 다른 유럽국가 대비 정부의 정책 여력이 크고 가계와 기업부채 수준이 높지 않아 대출채권 부실화 위험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유 연구원은 "보통주자본비율은 12.8%로 2019년말 13.6%에서 0.8%p 하락했다"면서 "자본비율 산정방식 변경과 대출채권 등 자산증가에 따라 감소했으나 자본규제 완화로 규제자본비율 대비 버퍼는 19년말 2.0%에서 2.4%로 오히려 개선됐다"고 밝혔다.
한편 ECB는 올해 10월 1일까지 주주환원을 금지할 것을 요청했으며, 도이치은행은 내년까지 배당과 자사주매입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