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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 일상에 주목받는 보험의 역할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5-04 00:00

▲사진: 유정화 기자

▲사진: 유정화 기자

[한국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집 밖은 위험해”라는 말이 어느 때보다 실감이 되는 요즘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어느새 3달이 넘도록 일상을 괴롭히고 있다.

이 기간 동안 교회, PC방, 술집, 헬스장 등 일상의 공간 뿐 아니라 시험장, 콜센터 등 사람이 모인다는 곳은 모두 코로나19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마스크를 안하고 잔기침 하는 사람을 보면 혹여나 확진자가 아닐까 하는 걱정에 자리를 피하곤 한다.

최근 다행히도 국내 확진자 수가 안정세에 접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한 달 전만 해도 빈번하게 울리는 재난문자에 온 신경이 곤두설 수 밖에 없었다.

코로나19가 일상에 침투한 지 3달이 지난 요즘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이 위험사회라는 것을 실감했다. 위험사회란 위험이 사회의 중심 현상이 되는 사회로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 저서를 통해 전제한 개념이다.

벡은 현대 사회가 성찰 없는 근대화로 위험을 증폭시켜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을 안겨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굳이 울리히 벡의 말을 빌지 않아도 위험은 도처에 널려 있다. 산업화가 빚은 생태계 파괴, 러시아의 체르노빌과 일본의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대형 원전사고 등이다.

멀리 눈을 돌리지 않더라도 미세먼지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건강을 위협해 왔다. 과거 중세 유럽에서 발생한 페스트와 같은 전염병은 이제 세계화 물결을 타고 더욱 더 넓은 영역에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게 됐다.

최근 20년 사이 사스, 에볼라, 메르스 등 감염병은 전 세계에서 유행했고, 앞으로도 또다른 새로운 신종 바이러스가 언제 또 생겨날지 모르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대형재해가 주기적으로 반복될 수 있으며 그 위험이 언제든지 우리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교훈을 알려줬다.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하면서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업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국민 건강보험 체계는 코로나19 방역 수준을 끌어올린 숨은 공로자로 꼽힌다.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코로나19 검사비를 정부가 부담하는데, 정부가 검사비를 환자에게 부담시켰다면 확진자를 적극적으로 찾아내기는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체계는 해외 선진국에 비해 보장률이 낮으며 의료쇼핑 등의 문제가 있지만, 의료기관 접근성은 세계적인 수준인 듯 하다.

그럼에도 코로나19로 인한 2차 적인 피해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경제의 뿌리 역할을 하는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들이 무너지고, 여행ㆍ항공 등 취약업종을 신속히 지원해 산업 생태계가 일시적으로 크게 악화됐다.

공적 보험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최근 업계에서는 감염병 보험에 대한 논의가 오가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안철경 보험연구원 원장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기후변화, 코로나바이러스 등 환경변화에 따른 신종위험에 대응한 민간보험 및 상품·채널 구조 개선과 관련한 디지털 혁신과 모럴해저드에 대해 연구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파라메트릭 보험을 활용한 감염 보험상품 연구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파라메트릭보험은 코로나19 등처럼 예기치 못한 전염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에 대응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코로나 바이러스같은 신종 전염병의 리스크를 어떻게 측정하고 평가할 것인가가 과제다. 발생 가능성이 낮은 감염병은 사고발생 시 손실규모, 피해액을 산출하기 어려워 민영 보험사에서 담보를 꺼려한다. 불안심리 확산에 따른 소비문화와 기업의 수익감소, 간접적인 파급효과까지 계량화 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한 생명보험사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인 2월 초 코로나19 보험을 출시를 계획했으나 상품 설계 과정에서 무산된 바 있다.

아마 확산하는 코로나19의 리스크를 측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저성장·저출산 등으로 힘든 업황을 보내고 있는 보험사들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변화에 적극적이다. 보험의 영업 방식도 바뀌고 있다.

대면 접촉이 대부분이었던 보험 가입 과정뿐 아니라 영업 전반에서 언택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민영보험사들이 훗날 다가올 위험사회의 사각지대를 메워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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