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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美호텔 인수 삐그덕…‘7조’ 딜 무산 위기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4-29 06:49

안방보험 “계약 이행하라” 美 법원에 소송 제기
미래에셋 “소송 관련 소명 부족, 계약 해지사유”
“내달 2일까지 안방보험 소송 해결 기다리는 중”

미래에셋 美호텔 인수 삐그덕…‘7조’ 딜 무산 위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미래에셋그룹의 미국 호텔 인수가 무산될 상황에 부닥쳤다. 미래에셋에 15개 호텔을 매각하기로 한 안방보험은 계약 의무를 이행하라며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미래에셋은 계약 조건 등을 두고 협상하던 중 소송을 당했다며 맞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9월 매매계약(SPA) 체결 당시 설정했던 인수대금 납부 기한이 지나버린 가운데 양측의 협상에 차질이 생기면서 소송전으로까지 비화될 전망이라 최종 인수가 불투명해졌다.

중국 안방보험 측은 27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상대로 계약 이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 안방보험이 소유한 미국 주요 거점에 위치한 15개 호텔을 58억달러(약 7조1000억원)에 인수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미래에셋 측이 인수하기로 한 호텔은 안방보험이 2016년 사모펀드 블랙스톤으로부터 매입한 부동산으로 뉴욕 센트럴파크 인근의 JW메리어트 에식스 하우스 호텔, 와이오밍 잭슨홀의 포시즌스 호텔, 샌프란시스코의 웨스틴 호텔, 실리콘밸리의 포시즌스 호텔 등이다.

당초 미래에셋은 미국 경제 성장세에 주목했다. 또 인수할 호텔들의 분산투자 효과가 크고 높은 희소성으로 인해 장기 투자 시 향후 매각차익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박현주닫기박현주기사 모아보기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직접 챙기고 최현만닫기최현만기사 모아보기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도 현지 실사를 다녀오는 등 그룹 내 핵심 경영진이 나서 해당 딜에 공을 들였다.

당시 미래에셋은 계약금액의 약 10%에 해당하는 7000억원을 보증금으로 예치하고 거래 종료 시 잔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래에셋이 이달 17일까지였던 인수대금 지급 기일을 넘기면서 안방보험이 계약 의무를 이행하라며 소장을 제출했다.

이번 소송의 원고는 안방보험으로부터 15개 호텔 매각 프로세스를 인수한 중국 다이자보험그룹이다. 다이자보험은 소장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에 58억달러 지불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해당 인수 건은 지난해 말 딜 클로징(인수계약 완료)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차적으로 안방보험의 호텔 소유권에 문제가 생겼다. 안방보험은 호텔 매각을 앞두고 실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15개 호텔 중 캘리포니아주 소재 6개 호텔의 소유권이 현지 SHR그룹이라는 유령기업에 불법 이전된 사실을 발견했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은 소유권을 원상복구 하겠다는 확약을 받고 인수 계약을 체결했고 안방보험은 소유권 이전계약 무효소송을 진행해왔다.

안방보험이 올해 초 법원 판결을 통해 호텔 소유권을 되찾으면서 해당 리스크는 일단락됐으나 안방보험이 호텔과 관련해 또 다른 제3자와 진행 중인 거래 소송을 해결하지 못한 게 새로운 갈등이 됐다.

미래에셋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안방보험 측에서 미래에셋이 요구하는 거래종결을 위한 선행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매매계약서상 매도인의 위반 사항이 발생했다”며 “미래에셋은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이후 실사 과정에서 거래와 관련된 특정 소송이 매도인과 제3자 간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매도인에게 지속적으로 자료를 요청했으나 매도인은 소명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에셋은 지난 17일 안방보험 측에 계약상 위반사항을 15일 내 해소하지 않을 경우 매매계약서를 해지할 권리가 발생한다고 통지하고 현재 해당 기간이 종료되는 오는 5월 2일까지 매도인의 문제 해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블룸버그는 미래에셋 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자금조달에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안방보험에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당장 불가능해 계약을 마무리할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로 현지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미래에셋의 자금조달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은 인수 자금 중 2조6000억원 가량은 미래에셋대우(1조8000억원), 미래에셋생명보험(490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1900억원), 미래에셋캐피탈(1000억원) 등 계열사들이 수익권자로 투자하고 나머지는 현지 투자은행(IB)을 통해 담보대출로 조달할 계획이었다.

미래에셋은 안방보험에 요구한 선결 조건 이행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거래가 미뤄졌다는 입장이다. 인수대금 납입 기한인 4월 17일까지 계약일정과 조건 등을 놓고 협의를 마치지 못하고 있던 중 안방보험 측에서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안방보험 측으로부터 소송이 들어온 것은 맞으나 자금조달 때문에 딜이 지연된 것은 아니다”라며 “안방보험의 소송 문제는 해결이 됐고 이와 별개로 요구했던 선행 요건들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계약이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대해 향후 법적 대응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안방보험에 계약금 반환 등의 맞소송으로 대응할 전망이다. 다만 인수무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딜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은 맞다”며 “그러나 중간에 합의가 이뤄져 딜이 재개되는 긍정적인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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