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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실적 부진 타개 위해 부동산신탁 시장 ‘눈독’

서효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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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3-30 00:00

롯데쇼핑, 27일 정기 주총 통해 주택 건설 사업 영위
롯데리츠 시너지 기대 “리테일 캡티브 신탁 시장 형성”

[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부진했던 실적 타개를 위해 부동산 신탁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커머스로 대표되는 온라인 소비시장의 성장으로 인해 전통 유통채널인 오프라인 채널의 부진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신 회장은 지난해 말 상장한 롯데리츠를 시작으로 최근 롯데쇼핑도 주택 시장 사업 영위를 발표, 부동산 신탁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 롯데쇼핑 주택 시장 진출

롯데쇼핑은 지난 27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택 건설과 전자금융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주택선설사업 추가는 마트·슈퍼·백화점 등 점포 700여개 중 200여개를 정리하기로 결정한 데 따라 폐점 부지 개발을 위한 차원이다.

전자금융업은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ON)’ 사업의 일환으로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달 발표한 ‘2020 운영 전략’에 기인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롯데쇼핑의 구조조정이 골자인 해당 전략을 발표했다.

2020년 운영 전략의 핵심은 강도 높은 다운사이징(Downsizing)을 통해 운영의 효율성 향상과 수익성 개선이다.

이를 위해 롯데쇼핑 내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총 700여 개 점포 중 약 30%에 달하는 200여개 비효율 점포를 정리할 예정이다. 자산을 효율적으로 경량화하고 영업손실 규모를 축소, 재무건전성과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또 총 100만 평의 오프라인 공간을 리셋(Reset)하고 업태의 경계를 넘나드는 매장 개편으로 사업부 간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경쟁력이 낮은 중소형 백화점의 식품 매장은 신선식품 경쟁력을 갖춘 슈퍼로 대체하고, 마트의 패션 존(Fashion Zone)은 다양한 브랜드에 대한 바잉 파워(Buying Power)를 갖고 있는 백화점 패션 바이어가 기획 진행하는 등 기존 매장 운영 개념에서 벗어나 융합의 공간을 구현할 예정이다.

증권업계도 신 회장의 이런 행보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오린아 e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구조조정이 발표된 이후 “그동안 백화점 일부만 구조조정이 이뤄졌던 것이 슈퍼, 대형마트, 롭스 등의 채널까지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도 “롯데쇼핑의 이번 발표는 오프라인 점포의 구조조정으로 수익성 개선이 최우선”이라며 “세일즈 앤 리스백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의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기대감도 형성됐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단일 CEO 체제로 컨트롤타워를 확립했다”며 “다음 달부터 온라인 중심 통합 작업도 진행, 이번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현재 롯데쇼핑의 최우선 과제”라며 “고객, 직원, 주주들의 공감을 얻는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쇼핑 지난해 약 30% 실적이 줄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매출 17조6328원, 영업이익 427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대비 28.3% 급감했다.

사업별로는 백화점의 경우 연간 매출 3조1304억원, 영업이익 5194억원을 기록했다. 국내백화점은 해외패션 상품군 중심으로 매출이 상승하였으나 겨울 아웃터 등 의류 판매 부진으로 전체매출은 소폭 감소했다.

해외백화점은 영업종료(텐진 문화중심, 웨이하이점 ’19.3월) 영향으로 영업적자가 대폭 개선됐다. 향후 30대 밀레니얼 고객 확보를 위한 해외패션, 新컨텐츠 중심의 체험형 MD를 강화할 계획이다.

할인점은 연간 매출 6조3306억, 영업적자 24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전자제품전문점(하이마트)의 경우 연간 매출 4조265억원, 영업이익 1099억원을 기록했다. 슈퍼는 연간 매출 1조8612억원, 영업적자 1038억원을 나타냈다.

롯데쇼핑 IR 관계자는 “지난해는 전반적인 국내 소비경기 악화와 온-오프라인 시장간의 경쟁이 심화되며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였지만, 백화점은 국내외 비효율 점포를 선제적인 구조조정으로 인하여 영업이익은 22.3% 신장하는 등 비교적 선방했다”며 “올해는 백화점, 마트, 슈퍼 등 점포의 수익성 기준으로 추가적인 효율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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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롯데리츠 상장

롯데쇼핑이 주택 건설 사업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이는 지난해 말부터 진행된 신 회장의 부동산 신탁 시장 진출에 큰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리츠와 함께 시너지를 구성, 일명 ‘리테일 캡티브 부동산 신탁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신탁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지난달 상장한 롯데리츠를 통해 ‘리테일·유통 인프라’ 부문 캡티브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해왔다.

차입형, 책임준공 등 신탁 구분과 상관 없이 거대 유통 채널을 등에 업고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 신탁사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있는 대기업 또는 금융지주 부동산 신탁사들이 가장 부족한 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리테일 신탁”이라며 “마트, 백화점 등 유통채널 신탁에서 얼마나 성과를 보이느냐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롯데리츠의 경우 대기업 유통채널을 다수 가지고 있어 이를 통해 캡티브 시장 형성과 성장이 가능하다”며 “기존 부동산 신탁사들은 이를 수용할 수 밖에 없고 또 다른 시장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쇼핑의 구조조정 발표는 롯데리츠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게 한다.

지난해 말 구조조정을 통해 이마트의 ‘세일즈앤리스백’을 발표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가 지난해 8월 창사 이래 첫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세일즈 앤 리스백’이다.

이는 실적 부진을 겪은 이마트가 선보인 자구책으로 10개의 부실 점포 부동산을 매각한 후 재 임차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마트는 KB증권과 함께 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실상 리츠 또는 신탁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룹 내 유통채널들을 활용한 신탁 업무가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 유통채널을 확보한 신세계그룹의 경우 리츠 또는 부동산 신탁사가 없음에도 해당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있다”며 “롯데마트와 이마트를 중심으로 양 그룹이 ‘리테일 캡티브 부동산 신탁’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쇼핑의 구조조정은 지난해 12월 진행된 인사를 통해 사실상 확인됐다.

신동빈 회장은 당시 인사에서 계열사 수장 19명을 교체하며 강력한 변화 의지를 드러냈다.

당시 인사를 통해 롯데지주는 황각규, 송용덕 부회장 투톱(two top) 체제로 전환했다. 또 유통 BU장에 강희태 부회장, 호텔&서비스BU장에는 이봉철 대표가 선임됐다.

그밖에 기존 4개 계열사로 운영되던 롯데쇼핑이 단일 대표이사 체제, 4개 사업부로 전환했다. 롯데쇼핑 대표이사 자리는 강희태 신임 유통BU장이 선임됐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첨단소재와의 합병으로 대표이사 2인 체제로 개편됐다. 인사 외에도 올해 첫 사장단 회의에서도 신 회장은 ‘게임 체인저’를 강조하며 변화를 외쳤다.

지난 1월 16일 열린 첫 사장단 회의에서 신 회장은 계열사 임직원들을 향해 “현재의 경제상황은 과거 우리가 극복했던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완전히 다르다”며 “저성장이 뉴 노멀이 된 지금,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지속 성장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경제 둔화, 국가간 패권 다툼, 지정학적 리스크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고령화, 저출산, 양극화, 환경문제의 심각화 등 전 사업부문에서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가 일어나고 있다”며 “살아 남기 위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스스로 기존의 틀을 깨고 시장의 룰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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