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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 실손보험금 청구 서비스 느는데 법안은 국회서 ‘공전’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3-16 00:00

보험사, 핀테크·대형병원 손잡고 간편 청구 서비스 봇물
의료계 반발로 청구 간소화 법안 10년째 국회서 표류

▲ 보험사들이 실손보험금 간편 청구 서비스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관련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돼 있다. 사진 = KT

▲ 보험사들이 실손보험금 간편 청구 서비스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관련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돼 있다. 사진 = KT

[한국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보험사들이 앞다퉈 핀테크 기업, 병원과 손을 잡고 실손보험금 간편 청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으나 실손보험 보험금 청구 간소화 방안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20대 국회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개정안은 또다시 자동 폐기 수순을 밟을 운명에 놓였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삼성화재·DB손해보험·삼성생명·미래에셋생명 등 대형보험사를 비롯한 다수의 보험사들이 잇따라 실손보험금 간편 청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기존 보험 가입자가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려면 증빙서류를 요양기관에서 서면으로 받아 보험사에 제출해야 했으나 모바일 앱이나 웹을 통해 간편 청구가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KB손보는 지난 2018년 레몬헬스케어와 세브란스병원 간 3자 업무협약(MOU)를 맺으며 보험금 간편 청구 서비스를 손보업계에서 가장 먼저 선보였다.

청구는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진료비 영수증과 진료비 세부내역서 등 병원에 저장된 정보를 레몬헬스케어가 전자데이터(EDI) 형태로 보험사에 전송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도 각각 레몬헬스케어, 지앤넷 등과 손을 잡고 보험금 간편 청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 보험사들도 레몬헬스케어, 지앤넷, KT, 삼성SDS, 메디블록과 같은 대행업체의 전산망을 통해 청구 간소화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대행업체와 손을 맞잡고 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은 현행 제도상의 이유다. 현재 병원이 보험사로 증빙서류를 직접 보내게 되면 보험 가입자가 동의하더라도 의료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고용진 의원의 법안은 의료기관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중개기관) 간에 구축된 전산망을 통해 보험사에 관련 자료를 전송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고객은 병원에서 결제만 하고 이후 절차는 보험사와 중개기관, 병원이 처리하게 된다. 또 현재 일부 대학병원으로 한정되고 있는 청구 간소화가 전국 병의원으로 확대된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은 지난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의 소비자 권익을 위한 청구 간소화 개선 권고 이후에 10년 넘게 논의돼왔다.

보험업계는 보험 가입자의 불편과 보험금 미청구 사례가 줄고 요양기관의 행정력, 보험사의 지급행정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이유로 법안 통과를 외치고 있으나, 의료계가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보험업계가 질병정보를 의료 상업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과 환자 본인의 민감한 개인정보까지 보험사에 넘어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법이 정비되지 않은 상태로 보험사들이 일일이 대행업체, 병원과 연계해 청구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니 소비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행규칙 등을 통한 소비자 보호 규정이 정립되지 않아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대행업체의 약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술 발전이 이뤄져 협업을 통해서라도 청구 간소화가 가능해진 부분은 긍정적이지만 더 많은 소비자들의 편익을 위해서라도 법안 통과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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