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3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1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8.20원 폭등한 1,224.7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원 폭등은 미 주식시장 대폭락과 달러 강세 등 여러 요인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전일 미 행정부의 유럽 국민 입국 제한 등의 조치 등이 촉발한 글로벌 금융 시장 경색은 통화 정책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서울환시 역내외 시장참가자들의 달러 매수세도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이틀째 100명대를 유지하며 안정세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지만, 시장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는 실패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3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일 같은 시간보다 110명 증가한 7,979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달러/위안 환율도 상승 흐름을 유지하며 달러/원 급등을 부추기는 형국이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0297위안을 나타내고 있다.
■ 바닥을 모르는 추락에 공포만 가득
코스피 지수가 장중 9%에 가까운 하락세를 보이면서 환시뿐 아니라 국내 금융시장 전반이 공포 분위기에 휩싸이고 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일본도 9%, 중국 주식시장도 4%대 폭락을 보이면서 시장 패닉이 아시아 주식시장 전체에서 확인되고 있다"며 "주식시장은 폭락은 더욱 안전자산을 찾게 하는 요인이고, 서울환시에서 달러 매수를 자극하는 가장 강력한 재료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이 유럽과 미국에서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가 사실상 예견된 상황에서 달러 강세는 시장 참가자들이 얼마나 향후 금융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지를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 오후 전망…역외 vs 당국
오후 달러/원 환율은 역외 참가자들의 달러 매수와 외환 당국의 달러 매도가 충돌하면서 요동을 칠 수도 있어 보인다.
특히 당국이 종가 관리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큰 만큼 달러/원의 변동성은 장 막판 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외국인 주식 순매도 관련 달러 수요가 워낙 밀물처럼 밀려 들어오고 있는 데다, 역외의 롱포지션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달러/원의 낙폭 축소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당국의 스무딩이 있더라도 속도 조절 차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원화에 대한 매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당국 스무딩만으로 달러/원의 폭등을 막아내기는 역부족이다"며 "우리 나라의 재정·통화 정책은 선제적 대응을 떠나 세계 각국과도 공조하지 못하고 있어 외인들에게 셀 코리아의 명분만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