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긴급한 50bp 금리 인하와 추가 인하 가능성으로 국내 역시 이 영향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FOMC는 3일 긴급 회의를 열고 바이러스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1.00~1.25%로 50bp 내린다고 밝혔다.
FOMC는 "미 경제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다"면서도 "바이러스가 경제활동 위험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전망에 미치는 위험이 현저히 변했다"며 "바이러스는 경제에 새로운 도전이자 위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적 여파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코로나19가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아직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닫기

그는 연준 금리인하 발표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연준이 금리를 내렸지만 그 이상의 완화조치가 필요하다"며 "다른 나라들, 경쟁국들과 보조를 맞추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적었다.
미국의 전격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뉴욕 주가는 급락을 면치 못했고 채권가격은 폭등하면서 가지 않은 길을 테스트하고 있다.
■ 미국채 10년물 금리 사상 처음 0%대로..주가는 금리인하 불구 3% 가까이 폭락
코스콤 CHECK(3931)를 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6.91bp 폭락한 0.9957%를 기록했다. 미국 10년 금리가 전인미답의 0%대로 들어선 것이다.
금리 인하와 추가 인하 기대 속에 일드 커브가 스티프닝된 것이다. 연준의 깜짝 금리인하는 경기 우려를 증폭시켜 주가를 폭락시켰다.
금리 50bp 인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지만, 주식시장은 유동성 장세보다 경기 둔화에 무게를 뒀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785.91포인트(2.94%) 낮아진 2만5,917.41을 기록했다. FOMC금리인하 소식에 300포인트 이상 뛰었다가 곧 하락세로 돌아섰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86.86포인트(2.81%) 내린 3,003.37을 나타냈다. 두 지수는 이틀 만에 반락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268.07포인트(2.99%) 하락한 8,684.09에 거래됐다. 사흘 만에 내렸다.
달러화 가치는 4일 연속으로 떨어졌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23% 내린 97.14에 거래됐다. FOMC 금리인하 직후 97.00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최근 급락했던 유가는 이틀째 반등했다. OPEC 플러스의 추가감산 기대감 때문이다. 다만 초반 3% 넘는 급등분을 대거 반납한 것이다. 연준의 경기 우려 등에 영향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일대비 43센트(0.9%) 높아진 배럴당 47.18달러에 장을 마쳤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4센트(0.08%) 내린 배럴당 51.86달러에 거래됐다.
■ '팬데믹'으로 발전하는 코로나19
전날 호주와 말레이시아 등이 금리를 25bp 인하한 뒤 미국 연준이 50bp나 기준금리를 내린 가운데 주요국 통화완화와 경기 부양조치들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4일 오전 8시 20분부터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개최해 미국 연준의 정책금리 50bp 인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연준의 전격 금리인하에 따라 주요국 통화정책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채권, 스왑 등 각종 이자율들은 하락룸을 테스트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 사망자가 계속 추가되는 등 중국 우한발 전염병이 팬데믹으로 발전하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선호는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바이러스가 한 풀 꺾이는 듯 했지만 결국 한국, 이란, 이탈리아, 일본 등으로 확산되고 아메리카와 유럽 대륙까지 긴장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우려가 한층 커진 가운데 국내는 일단 추경 등 재정 부양으로 대응하고 있다. 홍남기닫기

코로나 관련 1단계 대책에 4조원, 2단계에 16조원을 쓰는 가운데 추경을 10조원 넘게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채발행을 통한 조달도 10조원 정도는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1분기 뿐만 아니라 올해 전체 성장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한국은행의 발걸음도 빨라질 것이란 인식들도 엿보인다.
연준의 50bp 인하는 대략 12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떠올리게 만들고 있다. 다만 전염병 상황의 전개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