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료 = 손해보험협회
18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누적 국내 32개 손보사 누적 장기 해약환급금은 10조763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 기간(9조7483억원) 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12월까지 집계되면 작년 연간 장기 해약환급금인 11조8702억원를 넘어 역대 최대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해약환급금은 가입자가 보험계약을 중도에 해약했을 경우에 돌려받는 돈을 말한다. 계약의 책임준비금에서 일정한 해약공제를 하고 난 잔액이 가입자에게 환급되기 때문에 가입자는 금전적인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기준 업계 1위 삼성화재의 누적 해약 환급금은 329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047억원) 대비 15% 늘어났다. 삼성화재를 비롯한 '빅5' 손보사들은 10% 수준 해약환급금 규모가 증가했다. 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는 각각 12%, 9%, 11%, 11% 증가했다.
상황은 생명보험업계도 마찬가지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4개 생명보험사들이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해지환급금은 24조4698억원으로 전년 동기(23조6767억원) 대비 3.3% 늘어났다. 같은 기간 해약환급 건수도 462만6774건에서 514만3280건으로 11.2%(51만6506건) 늘었다.
이같은 보험해약 증가는 경기 불황 등으로 인한 생계형 해지로 풀이된다. 지난해 3월 기준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가계부채는 3.2% 상승한 7910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가구당 평균 소득은 5828만원으로 전년보다 2.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제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6년 6월부터 3년간 생명보험을 해약한 경험이 있는 30∼60대 소비자 500명 가운데 44%인 220명이 경제적 어려움이나 목돈 필요, 보험료 납입의 어려움 등 ‘경제적 사정’으로 보험을 해약했다고 답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을 중도 해약하면 고객들은 원금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다"며며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서민층을 중심으로 불가피하게 보험을 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