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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이란의 미군기지 미사일 공격 후 트럼프 발언 대기하는 시장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1-0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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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이란의 미군기지 미사일 공격 후 트럼프 발언 대기하는 시장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8일 금융시장 개장 전 이란의 이라크 미군 기지 공격 소식이 들려오면서 주가 하락, 채권가격 상등 등 안전자산선호가 재강화됐다. 하지만 주가가 낙폭을 줄이고 채권가격이 상승분을 반납하면서 분위기는 진정됐다.

이날 아침 이란의 이라크 미군기지에 대한 미사일 발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과 이란간의 전쟁 우려가 커졌으나 장중 시장은 분위기를 추스리고 트럼프의 발언을 대기하는 모드로 전환했다.
현실적으로 이란이 미국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하기는 어려워 보였지만, 전쟁 영웅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죽음에 대해 어떤 식이는 보복 공격도 필요했던 상황이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에서 엄청난 인파가 몰려 50명이 넘는 인원이 압사하는 불행한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으며, 아야톨아 알리 하에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솔레이마니의 관 앞에서 눈물을 떨궈야 했다.

■ 좀더 짙어진 戰雲..최악의 가능성까지 고려해 본 금융시장

국내 금융시장 개장전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들에 미사일을 최소 10여발 발사했다는 소식이 들려온 뒤 미국 백악관이 국가안보팀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다시 이란이 미군 기지에 대한 2차 공격을 개시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됐다.
이란 언론들은 '탄도 미사일'을 이라크의 알 아사드 공군기지 등에 발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울러 미국이 이란의 영토를 공격할 경우 두바이(UAE)와 하이파(이스라엘)를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미-이란 사태 악화 시 이란이 이스라엘 최대 도시인 텔아비브나 제3의 도시 하이파를 타겟으로 삼을 수 있다는 예상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슬람의 성지이기도 한 예루살렘을 타격하긴 쉽지 않지만, 이스라엘 주요 도시들이 공격을 받는다면 중동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선이 확대될 경우 이란은 엄청난 출혈을 각오할 수 밖에 없어 아직 현실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려운 시나리오라는 분석이 많다.

미국 매체 CNN은 "미국이 이번 미사일 공격에 대항한다면 이란이 미국 내부를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군 사상자들이 발생했는지를 놓고도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 피해 상황에 따라 미국의 대응 강도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 매체에선 미군이 수십명에 달하는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신빙성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미-이란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당장 카메라 앞에 서지는 않기로 했다.

■ 일단 보복 공격은 당연한 수순...현실적 가능성 고려하는 시각

이런 가운데 여전히 미국-이란의 갈등을 '가능성' 차원에서 현실적으로 봐야 한다는 인식들도 적지 않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오늘 아침 이란의 반격이 상당히 매서워 보였지만, 이란은 자국민의 상처를 달래기 위해서도 보복은 필요했다"면서 "이라크 미군기지에 대한 미사일 공격은 보여주기 위한 액션 성격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현실적으로 볼 때 말 그대로의 전면전을 벌이기는 쉽지 않지만, 어떤 형태든 이란의 보복은 계속 필요할 수 있다고 봤다.

이날 일부 외신을 통해 이란 외무장관 모하메드 자리프가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발언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우려가 누그러지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이란 외무부가 미군기지 공격에 대해 '자기방어' 차원에서 비례적으로 나선 것이며, 전쟁에 대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보복 공격 이후 당장 기자회견을 하지는 않기로 했지만, 미국 현지시간 8일 입장 표명에 앞서 트윗을 통해 과도한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윗에 'All is well!'(괜찮다, 잘 될 거다)로 시작하는 코멘트로 전쟁을 우려하던 사람들의 취침 시간을 배려했다.

우리 시간으로 12시가 되기 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에 남겨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미사일은 이란으로부터 이라크에 주둔한 우리 군사기지 2곳으로 발사됐다. 사상자와 피해를 살펴보고 있다. 현재까지는 모두 좋다. 우리는 세계 어디에서나 최강의 군사전력을 갖추고 있다. 내일 아침에 성명을 발표하겠다."

전쟁을 우려하던 사람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메시지는 안도감을 줬다.

■ 국내 정부, 미국 요구 잘 대처해야..산업계 등도 상황 예의주시

전날 주한 미국 대사 해리 해리스는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군 파병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과 이란의 관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해 관계 등을 감안해서 섬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들도 엿보인다. 유럽, 일본 등 미국 우방국들과 보조를 맞추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란 국영통신 IRNA는 미국 테러리스트(미군)의 이란 공격을 위해 자국 영토를 제공하는 미국 '동맹국들'도 공격의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정부의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국내 정부나 산업계도 이란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향후 유가가 얼마나 더 오를지에 따라 각 산업별 희비가 엇갈릴 수 있으며, 중동과 관계가 깊은 산업들은 보다 예민하게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예컨대 주식시장에선 최근 건설업종 지수가 분양가상한제 시행 예고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빠지는 등 경계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 등에 따라 중동 건설공사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란 사태에 대한 불안심리를 누그러뜨리면서 상황 변화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홍남기닫기홍남기기사 모아보기 부총리는 "우리의 견고한 대외건전성 등에 비춰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으나 엄중한 경계를 갖고 냉철하게 상황을 직시하며 적기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향후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 등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 철저히 대비하고, 유사시 필요한 조치들을 신속하게 취해 나감으로써 국민들께서 안심하고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범부처 차원에서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중심으로 금융・외환시장 뿐만 아니라 수출, 유가, 해외건설, 해운물류 분야까지 관계부처 합동 또는 해당부처별대책반 등 대응체계를 구성해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주가, 환율, 유가 등 우리 경제와 밀접히 관련된 부문들을 24시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중동정세 불안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컨틴전시 플랜을 지속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3P 전략'(선제적이고(Preemptive) 신속하며(Prompt) 정확하게(Precise))을 거론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자신했다.

■ 이란, 솔레이마니 위한 弔砲 발사 완료...트럼프 성명 대기

안전자산선호를 반영해 국내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30포인트 넘게 빠지다가 낙폭을 줄이면서 2,160선 근처로 올라왔다. 지수 낙폭이 1% 안 쪽으로 줄어든 것이다.

아시아 다른 시장도 비슷한 패턴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개장 직후 2.5% 넘게 급락했던 니케이225는 낙폭을 1.5% 수준으로 축소했다.

채권가격은 장 초반 전일의 가격 낙폭을 만회하는 속등세를 보이면서 장기 구간 위주의 강세를 나타냈다. 다만 장중 가격 급등세는 누그러진 모양새이며, 단중기 구간은 약세~보합 수준으로 전환됐다.

호주 국채10년물 금리는 이날 장 초반 9bp 가까이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현재 금리 하락폭은 3bp 남짓한 수준으로 축소됐다.

달러/원 환율은 장 초반 1180원선에 바짝 붙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금은 상승폭을 크게 줄인 1170선 근처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시장은 오전의 과도했던 반응을 추스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카드'를 대기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금융시장이 일단 이번주까지는 미-이란 사태에 대한 눈치를 많이 볼 수 밖에 없을 듯하다"면서 "중동 뉴스가 얼마나 확산될지에 따라 시장의 변동이 계속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주가지수 상승폭이 커진다는 전망이 많지만, 일단 이란사태와 옵션만기 물량 소화 과정을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이란이 일단 오늘 보복에 나서면서 시장이 안전자산선호가 강화됐다. 양국이 얼마나 강하게 대응하지는지에 따라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란이 강하게 나왔지만, 이란 외무장관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양국이 무턱되고 확전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트럼프가 입은 거칠어도 자신의 이익에 충실하고 협상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란 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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