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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Essay] 꽃과 바다, 알록달록한 숲이 펼쳐진 당신을 닮은 달콤한 도시, 창원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기사입력 : 2019-11-07 22:28

[Travel Essay] 꽃과 바다, 알록달록한 숲이 펼쳐진 당신을 닮은 달콤한 도시, 창원이미지 확대보기
[WM국 김민정 기자] 가을이 절정을 다해가는 아름다운 도시 창원으로 여행을 떠났다.

저마다의 독특한 멋과 향기를 가진 마산과 진해, 창원 세 도시가 통합된 지도 벌써 9년. 항구도시 마산의 활기찬 분주함과 고즈넉한 꽃의 도시 진해, 자연과 환경을 새로운 가치로 여기는 창원은 하나로 잘 어우러져 더욱 유쾌하게 동거 중이다.

형형색색 고운 빛깔로 물들어가는 이 도시의 풍경 속으로 들어가본다.

파노라마 사진처럼 빛으로 그린 듯한 풍경 속으로

창원해양공원 내 250m 길이의 다리를 건너 음지도에 들어서면 진해만을 내려다보고 선 높이 136m 솔라타워의 위용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 2013년 문을 연 이 타워 전망대에서는 아름다운 진해 앞바다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게다가 단순한 전망대 기능을 넘어 태양광을 이용해 200가구가 하루에 쓸 수 있는 분량의 전기를 생산한다니 참신하고 기특한 창원의 랜드마크가 아닐 수 없다.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한 공원을 둘러보다 솔라타워 아래쪽으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파노라마 사진처럼 멋지게 펼쳐질 진해만의 일몰이 기대됐던 탓이다. 홍시처럼 붉고 붉은 해는 오후 6시가 조금 넘자 바다와 섬들을 온통 제 빛으로 물들여버렸다.

진해만 위에 둥둥 뜬 우도와 초리도, 웅도와 지리도 그리고 소쿠리섬까지 모두 저녁노을 속에 갇혔다. 오렌지빛 석양의 꼬리가 멀리 마산의 남포만 너머로 사라지자 잠시 뒤 하늘은 밤을 앞서 온 파란색 공기로 뒤덮였다.

찬란했던 일몰 뒤 사람이 만들어낸 빛의 향연을 즐기기 위해 마창대교 아래로 향했다. 진해와 마산 사이 합포만 위에 가로 놓인 마창대교의 밤은 화려한 조명과 함께 시작된다.

지난 2008년 현대건설 시공으로 개통된 마창대교는 멀리서 보면 요트의 돛처럼 보이는 주탑과 케이블의 조화가 참으로 멋스럽다.

잉크빛 푸른 밤과 잘 어울리는 조명에 말간 달까지 더해지니 마치 사진엽서에서 튀어나온 풍경 같다.

마창대교 아래에는 구불구불한 해안을 따라 늘어선 횟집들의 희미한 불빛, 밤의 시간을 낚는 강태공들, 데이트하는 청춘들이 자연스럽게 풍경 속으로 들고 난다.

낭만이 일상이 된 듯 보이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잊지 못할 풍경을 눈 속에 꼭꼭 담아낸다.

[Travel Essay] 꽃과 바다, 알록달록한 숲이 펼쳐진 당신을 닮은 달콤한 도시, 창원
낯선 도시의 익숙한 사람 내음, 진해 & 마산어시장

결혼식을 한 달 앞두고 갑자기 사라져버린 여자 그리고 약혼녀를 찾아 나선 남자와 전직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화차>. 2012년 개봉해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이 영화 속에는 창원 곳곳의 풍경들이 담겨 있다. 흑백다방, 여좌성당, 마산남부시외버스터미널과 가포등대 장어구이집까지. 낯선 도시에서 발견한 익숙함 때문인지 여행의 잔상은 훨씬 더 오래 남는 듯했다.

영화에 등장하진 않았지만, 진해 시내의 진해역과 우체국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분주함이 매력적인 마산이나 서울 못지않게 번화한 창원에 비해 한결 고요하고 아늑한 느낌의 진해를 만날 수 있다.

1926년 문을 연 진해역은 붉은색 박공지붕(책을 엎어놓은 모양의 지붕 형식)을 얹은 아담하고 예쁜 역사를 가졌다.

진해역에서 남쪽 길로 600m쯤 내려오면, 국가문화재인 진해우체국을 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였던 1912년에 준공된 러시아풍의 단층 건물인 진해우체국은 동판으로 덮은 지붕과 볕이 잘 드는 반원형의 창문이 어우러져 독특한 멋을 풍긴다.

포근하고 편안한 진해를 뒤로 하고 마산에서 가장 떠들썩한 마산어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풍요로운 남해 바다가 베푸는 넉넉한 인심 덕에 어시장은 늘 싱싱한 바닷것들로 가득하다.

살진 아귀들이 좌판을 가득 메우고 있고, 가자미에 멍게, 꼴뚜기 그리고 갑오징어 따위가 바구니마다 그득하다.

마산어시장을 중심으로 인근에는 복국거리, 아귀찜거리, 통술거리 등이 사방으로 뻗어 있다. 그래도 마산에 왔는데 70여년 전 이곳에서 최초로 시작된 아귀찜을 빼놓을 순 없다.

말린 아귀에 미나리, 콩나물 등을 듬뿍 넣고 매콤하게 양념을 해 내는 마산 스타일의 아귀찜은 별미 중에 별미다.

[Travel Essay] 꽃과 바다, 알록달록한 숲이 펼쳐진 당신을 닮은 달콤한 도시, 창원
그림 같은 풍경의 완성, 주남저수지

경상남도 대표 생태관광지 중 하나로 지정된 주남저수지는 철새들의 낙원이다. 축구장의 1,200배가 넘는 989ha에 이르는 곳에 큰기러기, 쇠기러기, 재두루미 등 매년 120여종, 8만여마리의 새들이 찾아온다.

비록 아직 철새들의 군무를 보기엔 이른 시기라 그 장관을 구경하기는 어렵지만, 적막하고 신비로운 저수지가 내보이는 또 다른 찰나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주남저수지는 본 저수지인 주남과 북쪽의 신남, 남쪽의 동판저수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저수지는 겨울에도 얼지 않을 정도로 따뜻하다. 가을이면 따사로운 볕에, 시원한 바람까지 더해지니 자박자박 걷기 좋은 공간이다.

특히 람사르문화관에서 출발하는 둘레길은 약 7.5㎞로 2시간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데, 이맘때면 제방을 따라 물억새와 코스모스가 한가득 어우러져 더 없이 아름답다.

주동읍 판신 부락과 대산면 주산마을 사이의 경계를 이루는 주천강 위에 놓인 돌다리도 그냥 지나치기엔 아깝다. 약 800년 전 양쪽 마을 사람들이 인근의 정병산 봉우리에서 길이 4m가 넘는 돌을 옮겨와 다리를 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완만한 곡선의 오래된 돌다리를 건너면 꼭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기분이다.

게다가 돌다리 주변의 물풀 휘날리는 주천강의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투명하고 순수하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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