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31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70원 내린 1,163.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장에 리스크 온 분위기는 도비시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결정과 함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과하지 않다면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겠다고 발언하면서 촉발됐다.
여기에 코스피 지수가 큰 폭은 아니지만, 외국인 매수세 유입과 함께 오름세를 타면서 서울환시 달러/원에 하락 압력을 더했다.
역내외 참가자들은 서울환시 주변에 달러/원 하락 재료가 넘쳐나자 롱포지션 처분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오후에는 무역합의 낙관론까지 등장했다.
지난밤 사이 전해진 미국과 중국이 예정대로 무역합의에 서명할 것이라는 백악관발 소식과 함께 이날 중국 상무부도 미중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연준 효과에 이어 미중 무역합의 낙관론까지 더해지며 달러/위안은 7.05위안에서 7.03위안선까지 내려섰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 시장에서 달러/위안은 7.0379위안을 나타냈다.
■ 가격 메리트 부각+코스피 상승폭 축소
달러/원은 장중 내내 1,160원대 초반 레벨에서 머물다 장 막판 낙폭을 줄였다.
단기 급락에 따른 저가성 반발 매수세와 숏커버 물량이 유입된 데다, 1% 안팎의 오름세를 이어가던 코스피 지수도 마감 무렵 상승세가 꺾였기 때문이다.
외국인 주식 순매수 기조는 확인됐지만, 3분기 기업실적 부진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1,160원선 주변에서 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수세 등장하며 달러/원 추가 하락을 막아섰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연준 이벤트가 마무리됐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리스크 온 분위기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중 무역합의 이슈가 리스크 온 분위기를 이어갈 핵심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원의 경우 단기 급락에 따른 가격 부담은 있지만, 국내 주식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 매매패턴이 이어진다면 달러/원은 재차 1,150원대 진입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1일 전망…미중 무역협상 고위급 통화 결과 주목
내달 1일 서울환시 달러/원 향방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고위급 관계자들의 통화 내용 확인과 이에 따른 금융시장 반응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미중 협상 고위관계자들이 오는 11월 1일 유선 통화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국 무역협상 고위관계자들 간 통화 내용이 확인되면 시장은 또다시 리스크 온 분위기를 이어갈지, 아니면 리스크 오프로 전환할지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체로 시장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 재료는 큰 틀에서 금융시장에 리스크 온 분위기를 가져다줄 것으로 내다봤다.
B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중국이 무역협상 관련 통화 계획까지 사전에 알렸다는 것은 이미 무역합의에 있어 상당 부분 진척이 있었다는 의미다"며 "연준 이벤트에서 이제 본격적으로 무역합의 이슈로 시장에 관심이 옮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