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파생결합사채(DLB)를 포함한 파생결합증권(DLS) 발행금액은 1조3695억원으로 8월(2조192억원)보다 32.2% 감소했다. 이는 올해 최대치를 기록한 6월(3조1465억원)의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DLS 발행액은 지난 8월에도 전월 대비 35.1% 급감했다.
DLS는 금리나 환율, 원자재, 신용 등 다양한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에 따라 원금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만기가 있는 상품으로 중도 상환이나 조기상환도 가능하다.
DLS 발행금액은 지난 2012년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해 2014년 23조6691억원을 기록한 후 2017년 30조5472억원까지 늘었다. 작년에는 29조2569억원으로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기도 했으나 올해 상반기 15조702억원 규모로 발행돼 직전 반기 대비 21.0%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 8월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올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주도로 판매된 해외금리 연계 DLF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파생결합상품을 회피하려는 현상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주식이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지만 DLS와 수익구조는 같은 주가연계증권(ELS) 역시 발행량이 부진한 상황이다. ELS 발행금액은 9월 5조1796억원으로 8월(5조275억원)보다 3.0% 늘었지만 4월 홍콩시위 사태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반토막 수준이다.
ELS 발행금액은 4월 10조1119억원으로 올해 최대치를 찍은 뒤 감소세를 보이더니 8월에는 전월 대비 35.3% 줄었다. ELS 시장은 홍콩시위 장기화로 홍콩H지수(HSCEI,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가 하락세를 보이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다만 지난달 상환액(조기·만기·중도상환 합계)의 경우 DLS와 ELS 모두 늘었다. DLS 상환액은 2조6791억원으로 전월(2조1748억원)보다 23.2% 증가했고 ELS 상환액은 7조3474억원으로 전월(5조1261억원)보다 43.3% 불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9월 파생결합상품 상환금액이 다시 반등했음에도 불구 발행금액은 급락한 것은 파생결합상품 전체에 대해 회피 경향이 확대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증권사가 발행한 파생결합상품은 주로 은행 창구를 통해 판매되고 은행 고객들의 위험성향이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러한 파생상품 회피 현상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은행에서 판매된 DLF 분쟁(대규모 손실)이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회피 현상을 만들고 있으며 증권사 채널 역시 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흐름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단 ELS 발행 감소의 경우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HSCEI지수 및 DLS 여파로 나타난 ELS 발행 감소가 짧게는 1~2개월에서 길어봐야 1분기 이내의 이슈로 종결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까지 실제적으로 HSCEI지수 ELS에서 녹인(Knock-In) 손실이 발생한 사실이 없고 예상대로 9월 발행이 소폭 증가하는 것으로 벌써 확인이 되고 있으며 ELS 상환 자금 추이가 재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