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4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5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0.40원 내린 1,195.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원 급락은 미국의 실물 경제 지표 악화에 따른 금리 인하 가능성에 글로벌 달러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 영향이 크다.
이에 역내외 시장참가자들이 전 거래일 쌓았던 롱포지션을 쏟아낸 탓에 달러/원 하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서울환시는 달러 약세 재료에만 초점을 맞추는 형국이다.
미국이 유럽연합과 무역갈등을 겪음에 따라 중국과의 무역협상은 최소한 스몰딜이라도 추진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밤 뉴욕 환시에서 달러/위안은 달러/원 1,190원대였던 레벨인 7.13위안선까지 내려섰다.
■ 美 금리인하 가능성 90% 육박
미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모두 최악의 지표를 내놓으면서 이달 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어느 때 보다 커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오는 29~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5bp(1bp=0.01%p) 인하가 이뤄질 확률을 전일 73%에서 89% 이상으로 높여 가격에 반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 금리 결정이 월말에 있기 때문에 금리 인하 이슈가 한 달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다음주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재료까지 대기하고 있어 달러/원은 지속해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미중 무역협상은 달러/원 상승 재료로도 언제든 돌변할 수 있어서 시장참가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 "당국 개입 가능성 열어둬야"
글로벌 달러 약세에 따라 이날 서울환시 분위기는 달러 '팔자'로 무게추가 완전히 기울고 있다.
이러한 시장 기류에 당국 공급까지 더해지면 달러/원은 추가 하락을 시도할 수도 있다.
당국이 이날 시장 개입에 나서면 달러/원 1,200원선을 쉽사리 내주지 않겠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전달할 수 있기에 실효성이나 효율성 측면에서도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내외 롱스탑으로 달러/원이 하락세를 보이는 과정에서 당국이 등장할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역내외 롱스탑 물량이 어느 정도 소진되고 시장에서 롱마인드가 다시 살아나려 할 때 당국이 개입 타이밍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장 막판에 달러화가 낙폭을 줄이려는 시점으로 예상된다.
그는 "달러/원이 낙폭을 줄이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면 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