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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수 신용정보협회 회장] 데이터경제 육성, 언제까지 신발 끈만 맬건가

편집국

기사입력 : 2019-09-30 00:00

미국 등 선진국 데이터경제 활성화 진행
마이데이터 관련 정책 법률 재정비 절실

▲사진: 김근수 신용정보협회 회장

▲사진: 김근수 신용정보협회 회장

[김근수닫기김근수기사 모아보기 신용정보협회 회장] 지금 세계는 새로운 먹을거리 창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4차 산업혁명의 범주에 속하는 공유경제,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블록체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영역에서 선두를 달리는 기업들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의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및 페이스북은 전통적 사업에서 4차 산업혁명 영역으로 사업 목적을 바꾸어가면서 다른 기업들이 따라올 수 없는 독점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연계된 핀테크 사업영역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는 국가도 단연 미국이다. 페이팔(지급 및 결제), 피코(개인전문신용평가), 크레딧카르마(개인신용정보관리) 등의 민간기업이 핀테크 영역에서 선두에 나서고 있다.

그 외에도 미국에서는 데이터중개산업(Data Broker Industry)이 어떤 국가보다도 활성화되어 있다. 이 산업에 속하는 기업들은 상업적으로 개인정보 데이터를 비교적 자유롭게 수집하고 보유, 분석 및 가공하여 제3자에게 판매할 수도 있다.

그러면 왜 미국은 4차 산업혁명, 또한 이와 연결된 핀테크 기업이 다른 나라보다 앞서 나갈 수 있었을까? 다른 나라보다 시장경제의 효율성이 작동했을 수도 있지만, 중요한 이유는 다른 데 있다고 본다. 개인정보 이용이 자유롭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옵트아웃(opt-out) 제도가 본질이기 때문에 개인정보의 수집 및 분석 과정에서 정보 주체의 사전 동의가 엄격히 규제되지 않으나 사후에 정보 주체가 거부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업이 개인정보 처리를 즉각 중지하고 삭제해야 하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즉, 개인정보 이용의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핀테크 사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나라로는 중국을 손에 꼽을 수 있다.

중국은 금융 인프라가 매우 낙후되어 있지만 모바일 페이 및 간편결제로 유명한 알리페이와 위쳇페이는 오히려 미국의 페이팔보다도 더 잘나가는 핀테크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이러한 엄청난 성공은 중국 정부의 주도면밀한 통제하에 민간기업들에 자본과 기술이 집중적으로 투입되고, 개인정보 이용 및 금융 관련 규제가 이들 내국기업에는 우호적으로 열려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통제경제가 가지는 장점에 의해 커진 중국 핀테크 기업이기 때문에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우리나라가 따라야 할 모형은 분명 아니다.

그러면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유럽이나 일본 및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처럼 전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핀테크 업체가 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 국가의 기업들은 개인정보, 신용정보, 거래정보, SNS정보 등 다양한 정보(데이터)의 수집, 보관, 처리, 분석, 이동, 제공 등의 활동에 있어 미국이나 중국보다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들 국가에는 아직도 옵트인제도(opt-in)에 의해 사전에 동의를 받아야만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수집, 보관, 분석, 제공 단계로 가면 갈수록 정보이용에 대한 동의 및 보안 의무는 더욱 강화되기 때문에 기업의 역량이 미국처럼 충분히 발휘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들 국가는 최근에서야 개인정보에 대해, 이용보다는 보호가 우선인 규제환경에서 빨리 탈피할수록 데이터 경제(빅데이터 및 인공지능)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기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2017년에 「유럽 데이터 경제 육성」 정책을 발표하였고, 일본은 2016년에 「신산업구조 비전」을 설정하였다. 이를 통해 자유로운 데이터의 유통을 보장하고 개인정보 활용을 촉진하려는 정책으로 전환했다.

이미 미국이나 중국에 선점 당했지만, 유럽이나 일본은 뒤늦게나마 데이터 이용에 대한 정책 전환이 시작되고 있어 이들 국가의 핀테크 생태계에서는 그나마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어떤 상황에 놓여 있나? 우리나라 금융당국이 유럽이나 일본보다는 다소 늦었지만, 핀테크 산업 육성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데이터 활용 관련 법안들이 아직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여 핀테크 산업 활동이 엉거주춤한 상황에 놓여 있다.

다시 말해서 옵트인제도는 그대로인 상황에서 신용정보법 등 데이터의 이용을 촉진 시킬 수 있는 법률 개정이 진행되지 못해, 데이터 경제와 관련된 핀테크 업체가 사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결과적으로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에 있어 미국이나 중국은 이미 반환점을 돌고 있고, 유럽이나 일본은 저 멀리 달아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출발선에 있는 상황이 답답하기 그지없다.

특히 신용정보법 개정안에는 데이터 경제 육성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사업기회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신규로 도입될 마이데이터사업은 데이터 분석 및 컨설팅 서비스의 제3자 제공업무를 명시적으로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비금융정보전문CB사나 개인사업자CB사는 빅데이터 분석 및 인공지능 활용 없이는 개인이나 사업자 신용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어 사업이 진행되면 엄청난 투자가 예상된다.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통과되어 신용정보업이나 신용정보 관련 산업에 대한 신규 투자가 본격화되면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영역에서의 핀테크 사업 경쟁력은 크게 확대될 것이다.

언제까지 신발 끈만 매고 있어야 하는가. 이제는 해외 선두주자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퀀텀 도약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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