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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 상징 삼청동, 블루보틀 효과 받을까

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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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7-10 18:47

임대료 급등에 공실률 심각...'블세권' 효과 주목
"뚝섬과 성격 달라...젠트리피케이션 심화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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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9시 블루보틀 삼청점 오픈을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 /사진=구혜린 기자

9일 오전 9시 블루보틀 삼청점 오픈을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 /사진=구혜린 기자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젠트리피케이션(둥지내몰림)의 상징이 된 삼청동 상권이 블루보틀 입점으로 반사이익을 얻을지 주목된다. 최근 '블세권'(블루보틀+역세권)이란 신조어까지 탄생했으나 이를 두고 부정적인 의견도 적잖게 나온다.

블루보틀커피코리아는 지난 5일 한국 2호점인 삼청점을 개장했다. 삼청점은 정독도서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사잇길, 삼청로로 진입하기 위한 초입에 위치한다. 본래 프랜차이즈 카페가 있던 건물인데 매출 악화로 장사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닫기김승연기사 모아보기 한화그룹 회장의 부인인 서영민씨 소유 건물로 토지를 포함한 당시 매입가는 94억3400만원이었다.

블루보틀이 진출한 3개국(미국・일본) 중 가장 반응이 뜨거운 건 한국이다. 지난 5월 뚝섬역 1번 출구 앞 성수점에서 첫 영업을 시작했을 당시 새벽부터 300여명의 인파가 대기 행렬을 이뤘다. 평일 오전에는 비교적 한산한 삼청점 또한 기본 30분을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하다. 커피 맛 때문이냐, 브랜드가 지닌 상징성 때문이냐는 등 인기 원인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지만, 한국에서 블루보틀이 독특한 현상인 것은 분명하다.

이에 블루보틀의 인기가 삼청동 상권에까지 영향을 줄지 기대하는 시선이 많다. 블루보틀커피코리아는 약 2년 전부터 삼청동 입점을 준비했다. 삼청동 오픈이 공식화된 이후로 주변 카페들은 매출에 영향을 받을까 우려했다. 반대로 업종이 다른 자영업자들은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중이다. 블루보틀은 주변 상인들과의 상생을 지향한다는 뜻에서 인근 맛집과 카페, 갤러리 등의 위치를 기록한 '커뮤니티 맵'을 제작해 고객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삼청로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공실 상가들. /사진=구혜린 기자

삼청로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공실 상가들. /사진=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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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은 강북 인기 상권 중 상가 변동이 많은 지역이다. 메인 통로 내부를 확인한 결과 공실 상태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청파출소에서 국무총리공관까지의 삼청로를 걸으면서 발견한 공실상가는 총 8곳이다. 눈에 띄는 공실상가만 8곳이니 삼청동 전체 공실률은 훨씬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실 상가는 잡화·의류 판매, 카페·식당 등 영업을 하던 곳으로 업종도 다양했다.

대표적인 원인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지목된다. 강북의 대표 상권으로 북촌 일대가 떠오르게 되면서 임대료가 폭등하자 기존의 세입자들이 월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쫓기듯 상가를 내놓은 것이다. 그나마 임대료를 부담하고 있던 자영업자들도 최근 2~3년 사이 중국인 관광객이 과거처럼 유입되지 않자 영업을 포기하게 됐다.

블루보틀 입점으로 유동인구가 확보되는 효과는 분명해 보인다. 이는 1호점이 위치한 뚝섬역 인근에서 확인되고 있다. 블루보틀 성수점은 평일 30분, 주말 1시간 안팎을 대기해야 할 만큼 인기가 높다. 랜드마크 격의 상가가 들어서자 주변 상권도 활기를 띠고 있다고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은 전했다. 블루보틀 성수점은 고정 임대료 0원에 매출 비례로 임대료를 내는 방식으로 상가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청동은 뚝섬과는 성격이 달라 반사이익을 얻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중공업 지역인 뚝섬과 한옥 마을인 삼청동은 성격이 다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블루보틀 1호점이 있는 곳은 원래 성수동에 비해 상권이 열악한 곳이라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블루보틀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면서 "삼청동은 공간이 작은 상가들이 많아 유입되는 업종에 제한이 있다. 오른 임대료 대비 작은 규모에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업종이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심화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권 팀장은 "키테넌트(핵심상가)가 들어와 상권이 살아나면 임대료가 오르게 된다"며 "블루보틀 때문에 호기심이든 맛이든 관심 있는 사람이 늘어나면 상권은 어느 정도 살아날 순 있지만, 비싼 임대료를 감당 못하는 상점은 빠져 나간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또한 "이런 랜드마크가 생긴다고 도시 하나가 완전히 살아나는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예전에 쇼핑몰이 생기면 '분수효과'(고층 영화관 등에서 내려온 인구가 아래층에서 소비도 하는 효과)가 있는 것과 비슷하지만 실질적인 고객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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